인파 사고를 우려하는 내용이 담긴 용산경찰서 정보과 보고서가 어떻게 삭제됐는지도 구체적으로 드러나고 있는데요.
용산서 정보과장이 인파 사고를 우려하는 보고서를 올린 직원에게 “안 쓴 걸로 하자”고 회유까지 한 걸로 전해졌습니다.
맞다면 참 부끄러운 상사입니다.
조민기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 용산경찰서 정보과에서 핼러윈 데이 인파 사고를 우려하는 내용의 정보보고서를 작성한 건 지난달 26일.
참사 발생 사흘 전이었습니다.
그런데 참사 이후 보고서가 경찰 내부망에서 사라진 데다, 원본 파일도 삭제된 정황이 경찰청 특별수사본부에 포착됐습니다.
참고인 조사 중 보고서 작성자의 컴퓨터에서 원본 한글 파일이 삭제된 사실이 드러난 겁니다.
용산서 정보과장과 계장이 직원을 회유한 정황도 드러났습니다.
파일이 삭제된 이후 "파일이 없으니까 작업을 안 한 걸로 하자"고 설득한 겁니다.
특수본은 용산서 정보과장과 계장을 직권남용, 증거인멸,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입건했습니다.
또 삭제, 회유 지시가 어느 선에서 내려온 건지도 수사하고 있습니다.
특수본은 보고서가 경찰청 첩보관리시스템에 등록된 뒤 72시간이 지나 자동 삭제된 사실도 확인했습니다.
보고서에서 인파 사고 우려 부분이 빠진 채로 등록됐다는 의혹도 제기됐지만, 특수본은 최초 작성 내용 그대로 등록됐다고 밝혔습니다.
특수본은 이 보고서 이전에 작성된 핼러윈 데이 관련 보고서에 대해서도 삭제나 은폐 정황이 있는지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채널A 뉴스 조민기입니다.
영상편집 : 오영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