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떨어진 꽃잎에 봄꽃축제가 울상입니다.
고민하던 한 지자체에선 '중요한 건 꺾였는데도 그냥 하는 축제'라는 아이디어를 내놨습니다.
이런 꽃 없는, 꽃 축제는 어떻습니까?
김태영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 4일부터 시작된 윤중로 봄꽃축제.
정작 나무엔 초록색 이파리가 무성하고, 남은 꽃잎은 바람이 불 때마다 힘없이 떨어집니다.
지난주 이른 꽃망울을 터뜨린 뒤 최근 비바람을 동반한 꽃샘추위까지 더해져 꽃이 져버린 겁니다.
마술쇼에 다양한 공연들이 방문객들의 흥을 돋우지만, 빨리 진 벚꽃은 못내 아쉽습니다.
[이용필 / 서울 구로구]
"만개했으면 좋았을 텐데 또 내년이 있잖아요. 내년 봄을 기다립니다."
26km에 달하는 벚꽃길을 자랑하는 대전 대청호 주변.
4년 만의 벚꽃축제가 오늘 공식 개막했지만 주인공인 벚꽃을 찾아보긴 힘듭니다.
군데군데 남은 꽃송이만 겨우 보입니다.
[허보영 / 서울 서초구]
"가장 긴 벚꽃 터널이라고 되게 유명한 곳이라고 알고 왔는데 조금 아쉬워요."
봄꽃이 없는 봄꽃축제를 고민하던 지자체, 그래도 축제는 해야 한다며 재치 있는 홍보 문구를 내걸었습니다.
SNS에서 유행하는 '중요한 건 꺾이지 않은 마음'에서 아이디어를 냈습니다.
관람객들은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보며 아쉬운 마음을 덜어냅니다.
[이민지 / 경기도 남양주시]
"너무 센스 있어서 솔직히 들어올 때부터 깜짝 놀라긴 했어요."
이번 주 일요일까지 열리는 석촌호수 축제는 축제 명칭에서 '벚꽃'을 아예 뺐습니다.
코로나의 긴 터널을 지나 모처럼 대면 축제를 계획했던 지자체들이 벚꽃 없는 벚꽃 축제 대안들을 짜내고 있습니다.
채널A 뉴스 김태영입니다.
영상취재:박영래 김기열
영상편집:정다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