궂은일을 해도 탈이없다는 윤달이 3년 만에 돌아왔습니다.
흔히 부모님 수의를 맞추던 풍습을 떠올리지만, 반려인이 늘어난 최근엔 반려동물의 수의를 준비하기도 합니다.
정윤철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새하얀 옷감에 레이스와 리본이 곱게 장식돼 있습니다.
그 옆으로 놓인 자그마한 모자와 발싸개까지.
[현장음]
"(대형견 전용) 일체형이고요. 아이들(강아지)의 머리를 이쪽으로 눕히고 끈을 겉에서 몸에 맞게 묶으셔도 되고요."
강아지와 고양이 등 반려동물의 수의입니다.
실로 엮어 만든 손바닥 만한 침대형 바구니.
햄스터와 거북이, 도마뱀 등 작은 동물의 몸을 이불처럼 덮은 뒤 담는 독특한 수의도 있습니다.
액운이 없다는 윤달을 맞아 반려동물의 수의를 미리 준비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2년 전부터 고양이를 키우고 있는 윤선희 씨.
고양이는 건강하지만 속설을 믿어보기로 했습니다.
[윤선희 / 전남 목포시]
"윤달이어서 귀신을 속여서 아이(고양이)를 먼저 데려가지 않도록 해서 오랫동안 함께 살 수 있도록 하는 마음으로 구매를 했어요."
음력은 매년 양력과 11일 차이가 나 갈수록 날짜와 계절이 어긋나게 됩니다.
이런 차이를 막기 위해 통상 3년 마다 끼워넣는 달이 윤달로 올해는 이번달 19일까지입니다.
'귀신이 없는 달' 윤달에 부모님의 장수를 바라며 수의를 맞추던 풍습이 반려동물까지 이어진 겁니다.
실제로 수의 구매량도 늘었습니다.
[최정빈 / 반려동물 수의 제작자]
"윤달이 확실히 비율로 봤을 때는 한 30~40% 정도는 확실히 매출이 상승이 되는 것 같아요."
반려동물의 수의를 직접 만드는 공방 수업도 부쩍 늘었습니다.
수의를 입은 반려동물의 장례는 입관 뒤 추모행사를 거쳐 화장이 진행됩니다.
'장수'를 상징하는 윤달의 오랜 풍습이 또 하나의 가족, 반려동물까지 확대되고 있습니다.
채널A 뉴스 정윤철입니다.
영상취재 박연수
영상편집 김지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