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가 바로 앞 제방이 무너져내렸는데 1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모래주머니를 방수포로 덮어뒀습니다.
임시제방만으로 올 여름 버틸 수 있을지 주민들은 불안해 하고 있는데요, 현장으로 가보겠습니다.
무너진 담장 너머로는 아슬아슬 낭떠러지가 나오고, 대문은 혹여나 무너질까 쇠 기둥으로 받쳐놨습니다.
마을로 이어지는 진입로는, 방수포로 덮여 위태로워 보입니다.
지난해 8월, 집중호우로 하천 제방이 1.38km에 걸쳐 유실됐습니다.
그때 임시로 제방에 모래주머니를 쌓아 올렸는데 그대로 올 여름을 맞게 됐습니다.
[방익환 / 경기 여주시]
"이런 것(임시제방)만 해놓고… 잠을 잘 수가 없지. 내 혼을 다 실어놨는데 이 집이 이렇게 돼버렸으니까 우울증 걸려서."
터진 모래주머니 위에 덮어둔 방수포마저 구멍 나, 주민들이 나서서 보수를 하기도 합니다.
[수해 피해 주민]
"이번 비가 오면서 다 터지고 있어요. 엄청 불안하죠. 계속 떨어져나가서 저는 제 사비를 들여서 장비를 대서 다시 쌓았죠. 올해는 잘 넘긴다고 생각하고… 운에 맡기는 거죠."
이미 임시제방 일부는 이번 장마에 무너져 내리기도 했습니다.
지금 보시면 지반이 무너져내려있고 모래주머니도 물에 빠져있는데요.
작년 수해로 임시제방을 쌓아놨는데 그것마저 올해 비 때문에 무너진 겁니다.
하천 한 가운데 중장비가 부지런히 바위를 쌓습니다.
지난 여름 바위가 다 떠내려가 새로 제방을 만드는 겁니다.
[공사 인부]
"(여기 공사는 언제 끝나요?) 이거 내년까지 해도 다 못 할 것 같아. 비가 이게 와서 10월까지 되겠어요?"
지난해 폭우로 범람했던 경기 광주 모개미천.
하천 바로 옆 버스정류장이 무너져 30대 여성이 숨졌던 곳입니다.
주민들은 하루하루, 당시의 악몽이 되풀이될까 불안한 날들을 보내고 있지만, 하천은 임시제방을 쌓아둔 모습 그대로입니다.
[김경덕 / 경기 광주시]
"돌멩이 같은 게 치니까 물살에 (모래주머니가) 다 터져버린 거야. 그러니까 흙이 다 내려 가니까 그래서 또 다시 한 거야. 내가 민원 30번도 더 넣었어요."
지난해 수해를 입은 하천 가운데 임시 제방을 포함해 여전히 복구 중인 하천은 98곳에 이릅니다.
[이동열 / 대전보건대 건설안전과 교수]
"이쪽에도 지금 약간 터져 있는 상태고…. 물에 의해서 이쪽으로 쓸려나갈 수 있다는 얘기죠. 임시 제방은 수해 예방에 도움은 되지 않아요. 임시 방편이고 정말 위험한 상황이기도 해요."
임시는 임시일 뿐, 악몽을 되풀이 하지 않기 위해 조속한 대처가 필요해 보입니다.
현장카메라 전민영입니다.
PD : 장동하 윤순용
AD : 석동은
작가 : 전다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