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가 윤석열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을 시도한 오늘(3일) 아침,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이 서울 한남동 관저 앞에 나타났습니다. 지난달 31일 윤 대통령 체포영장이 발부된 이후 나흘 내내 이곳을 찾은 겁니다.
오늘은 대통령 관저 입구 안까지 들어가 상황 중재를 자처하고 나섰습니다. 매일 현장에서 만났던 윤 의원은 기자에게 현장을 긴박하게 알려왔습니다.
"관저 앞쪽에서 서로 두 기관(공수처와 경호처)이 충돌하는데 충돌을 막아야 될 거 아녜요. 중재하려다가 일단은 안 됐고 일단 대치 상황이에요. 대통령의 안위를 넘어 국격을 지켜야지."
'친윤' 빼달라던 윤상현 "대통령 지켜야"
윤상현 의원은 3주 전만 하더라도 자신의 이름 앞에 '친윤'을 붙이면 빼달라고 해외에서 연락을 해올 정도였습니다. 그러던 윤 의원이 최근 윤 대통령 호위무사를 자처하고 있습니다.
어제는 관저 앞에서 열린 윤 대통령 강성 지지층 집회에 무대에 올라 "윤 대통령을 지키는 건 대한민국 체제를 지키는 것"이라고 호소했습니다. 지난해 12월 28일 윤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에 현역 의원으로는 처음 참석해 사죄한다며 큰 절까지 올렸죠.
대부분의 친윤계 의원들도 윤 대통령 강성 지지층과는 거리를 두고 있습니다. 그런데 '친윤'이 아니라던 윤 의원이 나홀로 매일 관저 앞을 찾는 까닭은 뭘까요.
윤 의원은 최근 며칠간 기자와 현장에서 만나거나 통화할 때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에서 배운 교훈"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윤 의원은 과거 박 전 대통령을 누나로 부른다고 해서 화제가 됐었죠.
"박 전 대통령 탄핵 당시 개인 한 사람의 탄핵으로 끝날 거라 착각했죠. 하지만 결국 보수진영, 또 체제에 대한 탄핵이 됐잖아요. 주호영, 권성동 의원 등 박 전 대통령 탄핵에 앞장섰던 분들이 이번엔 탄핵을 반대하는 이유도 그 때문이고. 윤 대통령이 탄핵된다는 건 곧 체제 붕괴의 서막이 된다는 겁니다."
윤상현 "대통령에 대한 최소한의 의리 지켜야"
윤 의원에겐 "계엄을 옹호하나" "강성 지지층을 선동하냐"는 비판이 쏟아집니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윤 대통령 강성 지지층으로부터 "탄핵 반대 집회, 윤 대통령 체포 저지 집회에 나오라"는 문자를 많이 받지만 거리를 두는 이유입니다.
하지만 윤 의원은 집회 참여에 대한 비판을 개의치 않았습니다. 오히려 "윤 대통령에 대한 기본적인 최소한의 의리를 지켜야 한다"고 했습니다.
윤 의원은 국민의힘에서 보기 드문 수도권 5선 의원입니다. 윤 의원의 행보에 대해 중도층이 등 돌리는 것이 두렵진 않을까요.
"그런 우려는 없습니다. 광장, 광야로 나가 대한민국 체제 수호의 제1의 전사가 되어 중도층 국민들에게 알려야 합니다. '중도'와 '보수' 모두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 체제가 유지될 때 가능한 일이니까요."
대통령과의 의리가 중요하다고 강조한 윤상현 의원, 훗날 어떤 평가를 받게 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