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여 넘게 이어졌던 의정 갈등.
그 사이 환자를 상급 병원에 보내지 못해 고군분투했던 한 어린이 병원이 20억 원을 들여 소아 중환자실을 직접 마련했습니다.
홍란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27개월 쌍둥이를 둔 엄마는 병원을 찾아 2시간 넘게 달려왔습니다.
[한지윤 / 강원 철원군]
"가까운 대학 병원에 가려고 해도 너무 어려서 안 된다고, 소아과 의사 선생님이 안 계시니까…”
호흡곤란을 겪던 생후 4개월 아이는 대학병원 응급실에서 퇴짜를 맞았습니다.
[생후 4개월 소아환자 보호자]
"숨을 잘 못 쉬었어요. 헉헉거렸거든요…119에 전화해서 물어봤어요. (대학병원은) 진료가 안 된다고 해 가지고…"
24시간 소아 진료가 가능한 응급의료기관은 35곳,
전체 응급의료기관의 8.5%에 불과합니다.
필수과 기피현상에 의정갈등까지 더해져 상황은 악화되고 있습니다.
경기도의 한 소아청소년 병원.
55개 병상에 산소공급라인을 설치하는 작업을 마쳤습니다.
중환자들을 24시간 집중 치료할 수 있는 병상도 마련했습니다.
소아청소년 병원에 마련된 준중환자실입니다.
인공호흡기와 산소치료기가 설치돼 급성폐렴이나 모세기관지염 등 소아 환자도 치료가 가능합니다.
대학병원이 아닌 어린이 병원이 중환자실을 만든 건 처음입니다.
들어간 돈은 20억 원,
적자가 뻔하지만 아픈데도 치료 못 받는 아이들을 더 이상 볼 수 없었습니다.
[최용재 / 어린이병원 원장]
"3시간씩 4시간씩 전화를 붙들고 전원할 병원을 찾는 일들이 1년 내내 반복됐어요.잠시라도 돌볼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되겠다.”
소아 의료체계 붕괴를 막기 위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채널A 뉴스 홍란입니다.
영상취재 : 박연수
영상편집 : 차태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