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여정은 이날 북미에서 개봉한 '결혼 피로연'에서 동성애자인 한국계 남자 주인공의 할머니 역할을 맡았습니다. 이 영화는 대만 출신 리안 감독의 '결혼 피로연'(1993)을 리메이크한 작품으로, 동성애자인 주인공이 집안 문제로 위장 결혼을 하며 벌어지는 일을 담았습니다. 한국계 미국인 감독 앤드루 안이 연출하면서 한국계 미국인 가족의 이야기로 전개됩니다.
윤여정은 인터뷰를 통해 “뉴욕에서 동성 결혼이 합법화됐을 당시, 아들의 결혼식을 열었다”며 “한국에서는 비밀로 하고 있었기 때문에 온 가족이 뉴욕에 모였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한국에 돌아갔을 때 어떤 반응을 있을지 모르겠다. 어쩌면 책을 제게 집어던질지도 모른다”며 “이제는 아들보다 사위를 더 사랑한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윤여정은 영화 속 대사도 자신의 경험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극 중 동성애자인 손자에게 “(네가 누구든) 너는 내 손자야”라고 말하는 장면에 대해 “그건 실제 제 삶에서 나온 말”이라며 “감독과 제 이야기를 나눈 뒤 함께 대사를 만들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 말이 누군가에게 위로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소망도 전했습니다.
윤여정은 1974년 가수 조영남과 결혼해 두 아들을 뒀으며, 1987년 이혼 후 홀로 자녀를 키웠습니다.
윤여정은 2021년 영화 ‘미나리’로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수상할 당시 “나를 일하러 나가게 만든 아이들의 잔소리 덕분에 이 상을 받았다”고 재치 있는 소감을 남기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