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보이스피싱 수법이 점점 더 교묘해지고 있습니다.

심리적으로 지배당한 20대 여성은 스스로 모텔에 들어가 스무시간 넘게 보이스피싱 조직과 연락을 주고받았는데요.

현장에 출동한 경찰조차 쉽게 믿지 못할 정도였습니다.

김대욱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경찰이 모텔 안으로 들어갑니다.

여자친구가 금융감독원에서 전화를 받은 뒤 방에서 나오지 않는다는 신고를 접수한 겁니다.

[현장음]
"경찰관인데, 보이스피싱 피해 의심된다고 해서" <아니에요. 아니에요.>"

좀처럼 휴대전화를 놓지 못하는 여성, 보이스피싱이 의심되니 확인이 필요하다는 요청을 거부합니다.

신분을 밝혀도 소용 없습니다.

[현장음]
"제복 입은 경찰 공무원 말 안 믿으면 누구 말 믿을 꺼에요. <아니…>"

마지못해 내놓은 휴대전화는 이미 해지한 공기계입니다.

새로 개통한 휴대전화에 악성앱이 깔려있는 걸 보여줘도, 여성은 금융감독원 사람을 만나기로 했다며 의심을 거두지 않습니다.

[현장음]
"이거 가스라이팅 당하신 거예요 본인, (통화) 몇 시간씩 했죠? 본인이 세뇌된 거예요."

이 20대 여성은 검사를 사칭한 보이스피싱 조직원의 연락을 받고 20시간 넘게 모텔방에 머물고 있었습니다.

가짜 수사서류를 받고 겁에 질린 상태로 지시를 따르고 있었는데, 경찰이 40분 이상 설득한 끝에 더 큰 피해를 막을 수 있었습니다.

[박영권 / 대전 동부경찰서 경위 ]
"피해자 확인 절차라고 얘기를 하면서 제3자와 차단된 상태에서 생각을 할 수 없게끔 모텔이나 숙박업소로 유인하게 되는 겁니다"

경찰은 최근 숙박업소에 고립시킨 뒤 피해자를 가스라이팅하는 보이스피싱이 성행하고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습니다.

채널A뉴스 김대욱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