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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오토바이 ‘기웃’…종로 자전거 도로 ‘아찔’
2018-04-09 19:31 뉴스A

서울시가 도심 한복판 종로에 길이 2.6km의 자전거 전용차로를 만들었습니다.

어제는 대대적인 개통식까지 했는데요. 시민들은 위험하고 불편한 반쪽짜리 도로라며 이용을 망설이고 있습니다.

이서현 기자가 직접 이용해보았습니다.

[리포트]
인도 옆으로 바닥을 붉게 칠한 길이 보입니다. 서울시가 어제 종로에 개통한 자전거 전용차로입니다.

[이서현 / 기자]
"제가 직접 서울시 공용자전거를 타고 종로 자전거 전용도로를 달려보겠습니다."

출발한 지 4백 미터 만에 정차 중인 택시가 앞을 가로막습니다.

[현장음]
"택시가 막혀 있어서 도로로 들어가 야합니다."

교통체증을 피해 자전거 전용차로로 파고드는 오토바이 때문에 곡예하듯 자전거를 몰아야 합니다.

[유영윤 / 오토바이 운전자]
"100퍼센트 이리 다니죠 오토바이는 왜 이렇게 만들었는지 도대체 이해가 안되네…"

전용차로를 침범하면 과태료를 물리겠다는 안내 문구가 무색합니다.

자전거와 차량이 차선 하나만 사이에 두고 가깝게 운행하는 것도 전용차로 이용을 망설이는 이유입니다.

[신비성 / 자전거 이용자]
"사실 인도로만 다녀요, 무서워서. 딱 봐도 (찻길과) 되게 가깝더라고요."

고무줄처럼 늘었다 줄어드는 차로 폭도 문제입니다. 가장 넓은 곳은 1m 50cm, 가장 좁은 곳은 90cm로 최대 40%나 폭이 좁아집니다.

전용차선을 달려 본 자전거 동호인들도 우려를 나타냅니다.

[김오정 / 자전거 동호회 회원]
"길이 협소하다 생각들고요. 주차 정차 돼있는 차들도 있고, 라이딩하는 입장에서는 사고 위험이…"

차로 부족이나 버스 정차공간 확보를 이유로 전용차선이 수시로 끊기기도 합니다.

[이영희 / 자전거 동호회 회원]
(전용차선이) 이리로 돌아갔다가 끊겼다가 돌아갔다가 그렇게 해놨더라고. 솔직히 그렇게 타는 사람 없어요.

세종로사거리에서 흥인지문 방향만 전용차로가 있고 반대 방향은 없어 반쪽짜리 도로라는 지적도 나옵니다.

[서울시 관계자]
"차로 폭을 줄여가지고는 (왕복 차선 만들) 공간이 안 나와서 그런 걸로 알고 있어요."

서울시는 시범운영을 해 보고 인근 청계천로에 추가로 전용 차로를 만든단 계획이지만 준비가 부족한 채 개통을 서둘렀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채널A 뉴스 이서현입니다.

newstart@donga.com
영상취재 : 김기열 홍승택
영상편집 : 오훤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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