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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맨]화성 8차 범인 잡은 ‘수사 기법’…믿을 수 있나?
2019-10-07 20:00 뉴스A

[영화 '살인의 추억' 중]
"야 인마! 너 아니잖아! 너 안 죽였잖아!"

"네가 안 죽였잖아! 내 아들 죄 없다!!"

"나 안 죽였다! 내가 안 죽였다!"

"솔직히 그거 미리 대사 연습 시킨 거 아냐?"

"뭐?"


지난 1988년 8차 화성연쇄살인사건 당시 경찰은 '최첨단 과학 수사'를 거쳤다며 윤모 씨를 진범으로 지목했는데요.

당시 수사 기법, 정말 믿을만 한 건지 따져보겠습니다.

경찰은 사건 발생 직후 현장에 남겨진 8가닥의 체모에 주목했습니다.

체모를 원자로에 넣어 성분을 분석하는 '방사성 동위원소 감별법'을 사용했는데요.

보통 사람들에게는 검출되지 않는 티타늄 성분이 나오자, 인근 공업사에 근무하는 50명의 체모를 검출했고, 윤 씨를 범인으로 지목했습니다.

현장에서 나온 체모와 윤 씨의 체모가 40% 편차 내에서 일치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 감별법, 지금도 범인을 특정하는 단서로 활용될까요?

[임시근 /성균관대 대학원 과학수사학과 교수]
"동위원소만 해서 어떤 누구다 이렇게는 전혀 알 수가 없어요. 개인 식별은 DNA로 다 정리가 된 거고요."

99.99% 이상의 일치율을 보이는 DNA와 달리 방사성 동위원소는 거주지나 환경이 일치하는 사람들끼리 비슷해질 수 있습니다.

어떤 직업군인지, 어디 살고 있는지, 용의자의 범위를 좁힐 수 있는 '단서'에 불과하다는 건데요.

8차 사건 당시엔 재판에서 '증거'로 쓰였지만,

지금은 동위원소만으로 동일인이란 걸 입증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8차 사건 당시 쓰인 수사 기법,

용의자 1명을 특정하는 데 활용하기엔 신뢰도가 '낮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상 팩트맨이었습니다.

성혜란 기자 sai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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