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충남 태안 화력발전소에서 사고로 숨진 청년 김용균 씨, 기억하시죠.

이후 산업현장의 안전규제를 대폭 강화하는 일명 '김용균 법'이 국회를 통과했는데요,

한 달도 돼 20대 근로자가 작업 중 또다시 목숨을 잃었습니다.

이은후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그제 오후 3시쯤, 경기도 화성의 한 공장에서 회사 직원 27살 남모 씨가 숨졌습니다.

자동문을 설치하던 중 3m 높이에 있었던 고소 작업대가 갑자기 위로 올라가면서 5m 높이의 철제 발판과 작업대 사이에 몸이 낀 겁니다.

2인 1조로 함께 일하던 동료가 곧바로 경찰에 신고했지만, 남 씨를 구조한 것은 신고 후 30분 가까이 지나서였습니다.

[경찰 관계자]
"소방관을 불러서 (고소 작업대) 해체를 했죠. 그래서 (남 씨를) 꺼내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린 거야."

고소 작업대를 조종할 수 있는 무선 장치가 남 씨의 작업복 안주머니에 있어 작업대를 해체하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었습니다.

산업안전보건법 상 고소 작업대 관련 안전 규정은 "2인 1조로 작업을 해야 한다"는 게 전부.

[산업안전보건공단 관계자]
"규정이 세부적으로 돼 있진 않고요. 작업마다 내용을 다 정해둘 순 없잖아요."

관련 규정이 미비한 사이, 20대 청년의 목숨이 또다시 희생된 겁니다.

[김찬오 / 서울과기대 안전공학과 교수]
"어떤 행동 안전수칙을 지켜야 될 것이냐를 명확하게 정의해야 합니다. 고소 작업에 대한 위험을 현재로선 방치한다고 밖에 볼 수 없죠."

지난 2016년과 2017년, 산업재해로 목숨을 잃은 10대와 20대 젊은 근로자는 110여 명.

더이상의 비극을 막기 위해선 보다 세밀한 안전 규정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입니다.

채널A 뉴스 이은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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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 정기섭
영상편집 : 민병석
그래픽 : 윤승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