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요르단과 이집트를 비롯한 아랍국가로 가자지구에 거주 중인 팔레스타인인들을 대거 보냈으면 한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이에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요르단은 강력히 반발했습니다.
미국 CNN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현지시각 25일 대통령 전용기인 에어포스원 기내에서 기자들에게 "가자지구는 엉망진창"이라며 이를 "깨끗이 청소해서 완전히 새롭게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트럼프는 요르단의 압둘라 2세 국왕에게 전화해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더 많이 받아들일 것을 요청했고, 곧 이집트의 엘시시 대통령에게도 같은 취지의 전화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거의 모든 게 무너졌고 사람들이 죽어가고 있다"며 "차라리 아랍 국가들과 협력해 그들이 평화롭게 살 수 있는 다른 지역에 주택을 짓는게 낫다"고 덧붙였습니다.
팔레스타인 측은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은 성명을 통해 "가자지구에서 우리 주민을 이주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는 그 어떤 계획도 강력히 거부하고 규탄한다"고 밝혔습니다.
하마스 정치국 관리 바셈 나임 역시 AFP 통신에 "우리를 가자지구에서 이주시키고 또 다른 고향을 만들어주겠다는 그들의 계획은 수십년 간 좌초됐다"며 "우리는 이번에도 이를 좌초시킬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한편 이스라엘의 극우 성향 베잘렐 스모트리히 재무장관은 성명에서 "(가자지구 사람들이) 새롭고 더 나은 삶을 시작할 수 있는 다른 터전을 찾도록 돕자는 것은 훌륭한 견해"라며 환영의 입장을 밝혔습니다.
이타마르 벤그비르 '유대의힘' 당 대표 역시 X에 "가자 주민을 요르단과 이집트로 이주시키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상을 높이 평가한다"며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당장 자발적 이민을 장려하라"고 촉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