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마지막 독재자'로 불리는 알렉산드르 루카셴코(70) 벨라루스 대통령이 현지시각 26일 실시된 대선에서 사실상 승리를 확정하며 7연임에 성공했습니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이날 출구조사 결과에서 87.6%의 득표율로 승리를 확정지었습니다. 이로써 집권 기간이 5년 추가돼 36년으로 늘었습니다.
야권 후보 4명도 투표용지에 이름을 올렸지만, 이들은 모두 루카셴코에게 충성하는 인물들입니다. 한 후보는 투표를 앞두고 BBC에 "우리나라의 지도자로서 알렉산드르 루카셴코를 대체할 인물은 없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옛 소련 붕괴 후 벨라루스가 독립한 지 약 2년 반 만인 1994년에 초대 대통령으로 당선됐습니다. 이후 대통령직을 두 번 이상 수행할 수 없도록 한 헌법 조항을 2004년 국민투표로 폐지해 종신집권의 길을 열어놓았습니다.
유럽연합(EU), 영국, 미국 등 서방국가들은 모두 루카셴코 정부를 합법적인 정부로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유럽의회는 이번 벨라루스 대선을 두고 '사기극'이라고 비난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루카셴코는 대선 공정성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서방에 대해서는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며 "벨라루스는 EU와 대화할 용의가 있지만 당신들 앞에 굴복하거나 무릎을 꿇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