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먼저 이 기자, 김웅 의원이 방 안에서 압수수색에 반발하며 영장에 적시된 혐의를 낭독했다면서요?
네 의원실 문은 닫혀 있는 상태였고 내부에서 고성이 오가면서 김웅 의원이 영장을 읽는 소리가 문 너머로 들린 건데요
김웅 의원은 기자들 질문에 피의자가 윤석열 전 검찰총장, 손준성 검사로 적시돼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이들이 받는 혐의는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공무상기밀누설, 개인정보보호법·공직선거법 위반 등 모두 4가지로 알려져있습니다.
Q. 이은후 기자, 김웅 의원이 참고인 신분이던데, 참고인 신분도 이렇게 압수수색을 하나요?
공수처가 영장에 기재한 피의자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 그리고 손준성 검사 2명입니다.
김 의원이 읽은 것도 손 검사를 피의자로 한 압수수색 영장인데요.
공수처는 해당 영장의 압수수색 장소에 김 의원의 자택과 의원실 등을 포함시켰습니다.
현행법상 수사 대상인 손 검사의 혐의 증명을 위해, 제3자인 김웅 의원과 관련된 장소를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하는 건 가능하다는 게 법조계 설명입니다.
Q. 국민의힘은 왜 오늘 압수수색이 불법이라고 하는 겁니까?
김웅 의원은 3가지 이유를 들었는데요
우선 압수수색을 시작하면서 영장을 제시하지 않았다는 겁니다.
또 압수수색 대상이 손준성 검사나 김웅 의원이 사용했거나 관리 중인 PC 등인데 보좌관의 PC까지 손을 댔다는 점, 마지막으로 자신은 압수수색을 허락한 적이 없는데 담당검사가 허락했다고 거짓말했다는 걸 문제 삼았습니다.
여야는 서로 영화같은 일이 벌어졌다고 성토했습니다.
[김웅 / 국민의힘 의원]
"과거 영화에서나 나올법한. 모두 휴대폰을 손에서 내려놓고 다 일어나서 나가라는 식으로 과거 권위주의 정권 때나 가능했던 그런 형태로"
[백혜련 / 더불어민주당 의원]
"국민들은 영화 '내부자들'을 생각했을 것입니다. 내부고발을 한 이병헌에 대해 강간, 살인을 뒤집어씌워 제보의 신빙성을 떨어뜨린 것과 뭐가 다릅니까."
반면 공수처는 김 의원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입니다.
자택에 있는 김 의원에게 국회 의원회관 압수수색이 포함된 영장을 제시했고, 보좌관 PC도 영장의 압수수색 범위에 정확히 기재돼 있다는 겁니다.
또 공수처 검사가 김 의원이 압수수색을 허락했다고 거짓말을 한 것이 아니라, 보좌관이 먼저 "김 의원이 협조해주라고 했다"고 말했다는 게 공수처 설명입니다.
양측의 상반된 주장에 대한 사실관계가 정리되면 압수수색이 합법인지, 불법인지 명확히 판가름날 것으로 보입니다.
Q. 야당은 공수처의 국회 진입이 이례적으로 빨랐다, 이런 의심도 하고 있다고요?
네 수사기관이 국회 의원회관을 압수수색하려면 국회의장이과 사무총장에게 보고하도록 돼있는데요,
저희가 국회 경호기획관 상황 보고서를 확인해봤더니, 공수처 수사팀이 국회 안내실에 도착한게 9시 29분이었고 사무총장에게 보고된 시간은 30분 뒤인 10시, 압수수색이 이뤄진 건 10시 10분이었습니다.
도착부터 압수수색 시작하기까지 딱 41분이 걸린 건데요.
국민의힘에서는 국회 사무총장이 사실상 10분만에 통과시킨거다, 자기 당 일이면 그렇게 금방 통과를 시켰겠냐는 말이 나오고 있습니다.
국회 사무처는 절차에 따라 처리한 것일 뿐이라며 국민의힘 주장을 일축했습니다.
Q. 결국 핵심은 손준성 검사가 김웅 의원에게 고발장까지 써주며 사주를 했느냐인데, 이제 밝혀질 수 있을까요?
공수처는 오늘 김 의원과 손 검사의 PC 저장기록과 휴대전화 등을 확보했는데요.
손 검사가 김 의원에게 고발장을 전달했다고 의심되는 지난해 4월 당시 휴대전화 저장기록을 공수처가 확보했는지가 수사의 성패를 가를 것 같습니다.
Q. 공수처와 별도로 검찰도 또 수사를 할 수 있는 건가요?
네, 대검 감찰부도 인력 충원 계획을 짜는 등 진상조사에 속도를 내고 있는데요.
범죄 혐의가 발견되면 정식 감찰 조사나 수사로 전환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되면 같은 사건을 놓고 중복수사를 한다는 논란도 예상되는 만큼 공수처와 검찰 간의 협의가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Q. 그런데 오늘 압수수색 두고 여당은 비판 일성인데 야당 반응이 좀 미묘하게 다르다면서요?
일단 더불어민주당은 "의혹이 사실이라면 국민의힘은 '정치검찰'의 국회출장소에 불과한 검찰 하청정당"이라고 맹비난 했습니다.
하지만 국민의힘 대선 후보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연루된만큼 경선에서 겨뤄야할 국민의힘 캠프 반응은 조금씩 달랐는데요
김웅 의원이 대변인으로 있었던 유승민 캠프는 "노골적인 야당 탄압을 멈추라"고 강하게 비판한 반면 원희룡 전 제주지사는 내부 비판도 서슴지 않았습니다.
김웅 의원에게는 "알고 있는 것 당당하게 밝혀라" 당을 향해서는 "강제 직권 조사를 실시해라" 또 윤석열 후보에게는 "당내 진상조사에 협조하라"고 요구했습니다.
정권교체를 바라는 국민의힘 지지층을 의식한 걸로 보입니다.
Q. 윤석열 전 총장 피의자 신분이던데, 윤 전 총장도 공수처나 검찰 조사 받을 수도 있는 건가요?
물론입니다.
다만 공수처가 윤 전 총장을 소환하는 시점은 손 검사 혐의에 대한 증거를 찾고난 뒤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데요.
손 검사가 김 의원에게 고발장을 넘겼는지 사실관계가 먼저 정리돼야, 윤 전 총장이 손 검사에게 고발을 지시했다는 의혹의 실체도 밝혀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