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를 보다, 시작합니다.
지난 주말 일본에서 기시다 총리를 겨냥한 테러가 발생했습니다.
아베 전 총리 피격 사건 이후 1년도 안 된 데다가 이번에는 현직 총리를 노린 사건이라 일본 사회가 충격에 빠졌는데요, 오늘도 자세한 이야기, 외교안보국제부 정다은 기자와 풀어봅니다.
Q1. 정 기자, 우선 폭발물 테러 당시 상황을 좀 다시 짚어볼까요?
네, 사건은 이틀 전인 15일 오전 11시 30분쯤 오사카 남부 와카야마현에서 일어났습니다.
다음 주에 있을 지방 선거 지원 유세를 위해 기시다 총리가 이 지역을 찾았는데요, 기시다 총리는 지역 해산물을 시식한 뒤 관계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었고, 기시다 총리가 있는 곳으로 은색 쇠파이프 모양의 물체, 폭탄이 날아들었습니다.
깜짝 놀란 경호원이 이 물체를 발로 쳐내고, 가방 모양의 방패를 활짝 펼쳐서 총리를 감쌌는데요, 이 폭탄을 던진 사람은 모여 있던 청중과 경호원들에 의해 제압 됐고, 폭탄은 투척된 지 52초 만에 폭발했습니다.
Q2. 현재 수사가 진행 중이죠. 범행 동기가 무엇인가요?
용의자로 지목된 24살 남성 기무라 류지는 오늘 오전 와카야마 지방검찰청으로 송치됐습니다.
기무라는 온라인에서 사제 폭탄 제조법을 보고 폭탄을 만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특히 경찰 조사 결과, 소지하고 있던 가방에서 라이터와 13cm 길이의 흉기도 발견돼, 폭발물 불발까지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는 해석도 나옵니다.
경찰은 용의자 자택을 수색해 화약으로 보이는 물질 등 단서를 찾았는데요, 다만 체포된 뒤 계속 묵비권을 행사하면서, 범행 동기 파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시의회 시정보고회에 직접 참석해 시의원 급여를 물어볼 만큼, 정치에 관심 많은 청년이었다는 증언도 나왔습니다.
Q3. 지난해 7월 아베 전 총리가 지원 유세 도중 사제 무기에 피살된 사건이 있었죠. 1년도 채 안 돼 이번에는 현직 총리를 노린 범죄가 일어나 일본 사회가 충격에 빠졌다고 합니다.
두 사건 모두 오사카 근교 간사이 지역에서 일어났고, 선거 유세를 지원하던 중, 오전 11시30분쯤에 발생했는데요. 범행 도구가 사제 무기였던 것도 공통점입니다.
지난해 7월 아베 전 총리 피살 사건 이후, 일본 경찰청은 실제 경호 전 계획서를 일일이 검토하거나 현장 사전 답사를 하는 등 대대적으로 경호 매뉴얼 정비에 나섰습니다.
그런데 이번 사건을 보면, 용의자가 총리 10m 앞까지 접근해서 폭발물을 던졌습니다.
보안 검색대를 통과한 사람만 행사장에 들어갈 수 있게 하는 등 방법을 취할 수 있지만, 야외 선거 유세에선 불특정 다수가 모여 경호에 한계점이 드러난 겁니다.
일본 내에서 "아베 전 총리 사건의 교훈을 전혀 살리지 못했다"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특히 이번 사건에서 경호원보다 더 빨리 용의자를 제압한 50대 어부가 화제입니다.
당시 영상을 보면, 폭발물이 투척된 뒤 이 남성이 곧바로 용의자의 목을 강하게 휘감습니다.
기시다 총리도 사건 발생 후 이 남성에게 전화로 감사 인사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Q4. 비교적 치안이 안정적이라고 알려진 일본에서 이런 일이 반복적으로 일어나면서 불안감도 더 커질 것 같은데요?
네, 전현직 총리를 노린 테러가 잇달아 발생한 것은 일본 뿐 아니라 세계에서도 충격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당장 다음달,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리는 G7 정상회의를 앞두고 있는데요.
회원국과 초청국을 합쳐 15개국 정상이 참석하는 이 행사를, 무사히 잘 치를 수 있겠냐는 회의적인 시각이 일본 안팎에서 나타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