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비뼈가 다 보일 정도로 앙상해 '동물학대' 논란이 일었던 사자입니다.
사람 나이로 치면 100살 정도되는 이 사자를 구해달라는 민원이 끊이지 않았는데, 따뜻한 새 보금자리를 찾았습니다.
김태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동물의 왕이라는 별명이 무색할 정도로 바짝 마른 사자 한 마리.
생닭 한마리 먹는데도 안간힘을 쓰는데 살집 없는 몸통에 앙상한 갈비 뼈가 툭 튀어나올 정도입니다.
'갈비 사자'라는 별칭까지 얻은 이 18살 수컷 사자는 지난 2004년 서울어린이대공원에서 태어나 2016년 김해 부경동물원으로 왔습니다.
7년 가량 가로 14m, 세로 6m, 25평 남짓의 시멘트 바닥 우리에서 지내왔습니다.
경영난을 겪던 동물원에 펜데믹 동안 관람객 마저 끊기며더 소홀해진 관리 실태를 상징하는 대표 동물이 돼버렸습니다.
동물학대 논란까지 제기된 가운데 결국 다른 동물원으로 보내기로 했습니다.
[부경동물원 관계자]
"오랜시간 고생도 했고 여기서 사는 공간이 협소하다 보니까 지금부터라도 넓은 공간에 가서 마지막 여생을 잘 살았으면 좋겠다."
갈비사자의 새 보금자리는 청주동물원, 이곳 방사장은 지내던 우리의 20배 이상 넓고 바닥도 흙입니다.
19살 수컷, 12살 암컷 사자도 함께 생활합니다.
[권혁범 / 청주동물원 동물복지사]
"영양적인 측면하고 기존 개체들과 마주보기를 통해서 합사를 진행해 보고."
오늘 김해 동물원을 떠나는 갈비 사자는 긴장했는지 철제 우리에 들어가는데만 2시간 가량 걸렸습니다.
사람 나이로 100살 가까운 고령이어서 마취를 하지 않기로 했고 무진동 차량에 태웠습니다.
270km 떨어진 청주 동물원까지 5시간 넘게 달려 무사히 도착한 갈비 사자는 건강엔 크게 이상이 없는 걸로 알려졌습니다.
채널A뉴스 김태영입니다.
영상취재:박영래 김덕룡
영상편집:차태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