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산업부 박지혜 기자와 얘기 더 나눠보겠습니다.
Q. 아버지와 아들 회장이 동시에 나왔어요. 어떤 의미입니까?
태영의 창업회장과 아들이 이례적으로 공개석상에 함께 나선 건 그만큼 태영건설을 살려야 한다는 절박함을 드러낸 거라 볼 수 있습니다.
워크아웃이 무산될 경우 경영권이 넘어가는 법정관리로 갈 위험이 크기 때문입니다.
약속한 기존 자구안을 지키지 않아 추락했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선택이었습니다.
Q. 필요하면 SBS 지분 담보로 내놓겠다고 했지만 매각엔 선을 그었죠. 이유가 뭔가요?
태영 측이 오늘 공식적으로 밝힌 이유는 "규제를 받는 방송사라 매각하는데 법적 규제가 많다"는 겁니다.
SBS와 방송 계열사 지분가치가 4천억 원 가까이 되는 걸로 추산되는데요.
다른 계열사처럼 매각해서 자금을 확보하면 좋겠지만 방송 기업이라 법적인 규제가 많다는 입장입니다.
반면 담보 제공은 유권해석까지 받아보니 문제가 없다고 하고요.
앞서 태영그룹은 지주사가 보유한 SBS 지분을 딸에게 빌려주고 자금을 마련하기도 했는데 오늘 발표한 SBS 지분은 오너 일가가 아닌 금융기관에 담보로 맡기고 대출을 받겠다고 밝혔습니다.
Q. 속내는 뭘까요. SBS를 끝까지 못 내놓겠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나요?
미디어와 경영 전문가들을 취재해 봤는데요.
현재 태영건설이 어려운 상황에서 지상파 방송국인 SBS를 급하게 내놓으면 제값 받고 팔기 어렵다는 반응이었습니다.
매각한 뒤 다시 사오기는 더 어렵다는 속사정도 있습니다.
현행 방송법상 지상파 방송사를 자산 10조 원 이상 대기업은 지분을 10% 넘게 가질 수 없어 파는 것도 까다롭고요.
매각 후 다시 사오려면 최대 주주 변경 허가 등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합니다.
계속 워크아웃 절차가 이어질 텐데 정관계에 영향력을 갖는 미디어를 쉽게 놓을 수 없다는 점도 고려한 것으로 보입니다.
태영의 계열사 중 SBS가 그나마 수익을 냈는데 추후 우발 채무가 더 생길 경우 SBS 지분을 활용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Q. 채권단은 어떻게 반응했습니까?
일단 긍정적이란 평가가 나옵니다.
태영건설 주 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오늘 입장문에서 "책임이행 의지에 대해서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밝혔습니다.
"전부 담보 제공 발표는 시장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첫 출발점"이라고 했는데요.
다만 "자구계획 중 단 하나라도 지켜지지 않는다면 워크아웃 절차는 중단될 수 있다"며 최선의 노력을 다 해주길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Q. 앞으로는 어떻게 됩니까
일단 이틀 뒤인 목요일 1차 협의회에서 워크아웃 개시가 결정됩니다.
다만 워크아웃 개시와 별개로 성공적으로 완료될지는 미지수인데요.
태영그룹이 약속한 자구계획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거나 실사 중에 추가로 부실이 드러날수도 있어서 채권단과의 줄다리기 양상이 계속해서 이어질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