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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군마현, 강제징용 추도비 결국 철거…산산조각 나
2024-02-01 19:42 국제

 일본 아사히신문이 헬기를 이용해 촬영한 일제강점기 조선인 노동자 추도비 현장.

일본 군마현 내 일제강점기 조선인 노동자 추도비가 결국 철거됐습니다. 일본 시민 단체와 양심 세력들은 “일본 정부의 잘못된 역사 수정주의로 인한 것”이라며 비판했습니다.

1일 아사히신문은 지난 달 31일 군마현 다카사키시 현립 공원 '군마의 숲'에 있던 추도비 철거 현장을 상공에서 촬영해 보도했습니다. 굴착기가 추도비와 주변 설치물을 부수는 장면과 산산조각 난 콘크리트 조각, 추도비 자리가 텅 빈 모습 등이 신문에 보도 됐습니다. 온라인에는 철거 장면을 촬영한 영상을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군마현 측은 최근 2주 간 공원을 폐쇄하고 일반인들의 출입을 막았습니다.

2004년 설치된 조선인 추도비에는 한국어, 일본어, 영어로 ‘기억 반성 그리고 우호’라고 적힌 금속판과 건립 취지가 쓰인 안내문 등 팻말 3장이 붙어 있었습니다. 이 금속판은 추도비 철거 전 소유주인 시민단체 ‘추도비를 지키는 모임’ 측에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시민단체 회원 및 일본 내 양심 세력들은 매년 이 앞에서 추도제를 개최했으나 2012년 행사 참가자가 ‘강제연행’을 언급했다며 군마현 측이 이를 문제 삼아 2014년 설치 허가 갱신을 거부 했습니다. 시민단체 측은 불복해 소송을 제기했으나 일본 최고재판소는 2022년 지자체 처분이 적법하다고 판결했습니다. 시민단체 측은 철거 요청을 거부했으나 군마현 측은 철거 집행을 강행해 결국 사라지게 된 겁니다.

단체 회원 중 한 명인 후지이 씨는 1일 채널A에 “공원 안이 폐쇄돼 직접 보지 못했지만 사진으로 본 철거 장면은 가슴 아프다”며 “지방자치단체가 물리적으로 (추도비를) 없앴지만 이 상황을 역사에 새기고자 한다. 일본의 잘못된 역사 수정 인식과 계속 싸워 갈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시민단체 측은 조선인 추도비를 다른 곳으로 옮길 지 등 구체적 방침은 정하지 않았지만 12일 공원이 개방되면 현장을 방문한 뒤 활동 방향을 정할 것으로 보입니다.

가미카와 요코(上川陽子) 일본 외상은 이번 철거에 대해 “지자체의 결정 사항이자 최고재판소에서 판결이 확정된 사안으로 일본 정부의 입장을 밝히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도쿄=김민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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