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가 쏟아지는 늦은 밤에 80대 노인이 차도를 역방향으로 걸어갑니다.
길을 잃은 치매 환자 였는데, 가족들은 얼마나 애타게 찾았을까요.
다행히 경찰이 발견해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권경문 기자입니다.
[기자]
비가 쏟아지는 늦은 밤.
순찰차가 수색을 시작합니다.
쉴새 없이 와이퍼로 빗물을 닦아도 앞이 잘 보이지 않습니다.
천둥이 치고 번개도 번쩍 거립니다.
잠시 뒤, 차도를 역방향으로 걷는 남성과 맞닥뜨립니다.
검은색 정장 차림에 망가진 우산을 들고 있습니다.
지난달 22일 밤 10시 50분쯤 경기 연천군에서 치매 증상이 있는 남편이 외출 후 연락이 되지 않는다는 신고가 접수됐습니다.
실종자의 휴대폰 위치를 추적한 경찰은 신고 25분 뒤 차도를 배회하는 노인을 발견했습니다.
[전승준 / 경기 연천경찰서 연천파출소 경사]
"도로상 중앙을 이렇게 이동하는 물체 같은 것이 보였어요. 폭우에 우산이 모두 다 망가졌는데 그걸 그대로 들고 쓰고 계시더라고요."
당시 노인은 제사를 지내기 위해 아침 9시에 집을 나섰는데, 밤까지 연락이 닿지 않자 가족이 신고한 겁니다.
이날은 연천군에 하루 동안 115mm의 비가 내린 날이었습니다.
[전승준 / 경기 연천경찰서 연천파출소 경사]
"앞이 거의 보이지 않았습니다. 도로상을 그런 식으로 배회하시면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무척 안도했죠."
경찰은 비에 젖은 노인을 순찰차에 태운 뒤 가족에게 인계했습니다.
채널A 뉴스 권경문입니다.
영상편집: 구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