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부지방이 말라가고 있습니다.
50년만에 최악의 가뭄이 찾아왔습니다.
푸른 물줄기 대신 쩍쩍 갈라진 흙바닥이 모습을 드러냈고, 물고기가 떼죽음을 당했습니다.
공국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잉어 떼가 수면 위에 고개를 내밀고 있습니다.
괴로운 듯 연신 입을 뻐금거립니다.
포대 안엔 이미 죽은 물고기가 한가득입니다.
이 곳에서 폐사한 물고기가 처음 발견된 건 지난 16일, 지금껏 수거한 물고기 사체는 50마리가 넘습니다.
[주민]
"저 아래도 지금 시큼시큼 보이는 놈들이 있어"
구청 공무원들이 물고기들을 살리기 위해 비교적 수심이 깊은 곳으로 옮기고 있지만 역부족입니다.
광산구는 길어진 가뭄에 강 수위가 낮아졌고, 수량이 줄어 물 속에 있는 산소가 부족해지면서 물고기가 폐사했거나 탈진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실제 하천의 용존산소량을 측정해 보니 생존 기준치보다 크게 낮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정태관 / 광주 광산구청 좋은물관리팀장]
"물고기 생존은 보통 5ppm 이상으로 유지되면 어느 정도 살 수 있는데요. 저희들이 계속해서 측정해 보니까요. 1~3ppm 정도."
이곳 수위는 평상시 2미터 가까이 유지됐는데요.
가뭄이 길어지면서 강바닥이 드러날 정도로 메말랐습니다.
[인근 주민]
"여기 산 지가 27년 됐는데 (강바닥은) 처음 봤어요."
지난해 남부지방은 가뭄 발생 일수가 227일을 기록하며 기상 관측 이후 가장 긴 가뭄에 시달렸습니다.
올해도 광주지역 누적 강수량은 50mm를 겨우 넘기는 등 평년 대비 40% 수준에 그칩니다.
광주전남 주요 식수원인 동복댐과 주암댐 저수율은 10%대까지 떨어졌습니다.
갈수록 심각해지는 가뭄에 사람뿐만 아니라 물고기도 수난을 겪고 있습니다.
채널A 뉴스 공국진입니다.
영상취재 : 이기현
영상편집 : 차태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