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를 보다, 시작합니다.
하루아침에 병원이 문 닫고 나 몰라라 하면서 애꿎은 환자들만 피해 보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사회1부 백승우 기자와 알아봅니다.
Q1. 백 기자, 환자 진료비 50억 원을 가지고서 돌연 문 닫은 한방 병원이 있다는데 어떤 내용이죠?
[기자]
네, 문제가 된 병원은 서울 강남에 있는 한방 병원입니다.
주로 말기 암 환자 분들을 치료한다는 입소문으로 유명해진 건데요.
그런데 해당 병원이 지난달 19일 폐쇄 조치되면서 돌연 문을 닫게 됐습니다.
문제는, 문을 닫기 전 한 달 넘는 기간 동안 특별 할인을 한다며 환자들에게 거액의 선결제를 종용했다는 겁니다.
지금 화면을 보시면 해당 병원의 4월 특별 할인 내용인데요.
1천만 원부터 1억 5천만 원까지 금액대별로 혜택이 자세히 나와 있는 걸 보실 수 있습니다.
이러한 선결제 종용은 폐쇄된 당일까지 계속됐고 현재까지 확인된 피해액만 50억 원에 달합니다.
[장성환 / 피해 환자 측 변호인]
"폐쇄된 당일 날 8천만 원 결제하신 분도 계십니다. (피해자는) 총 100분 정도 계시고요. (피해액은) 40억 원에서 50억 원 정도는 되는 것 같습니다."
Q2. 그런데 왜 갑자기 문 닫은 건가요?
먼저 이 병원이 말기 암 환자도 고칠 수 있다며 광고를 한 산삼 약침이 문제였습니다.
산삼 약침이란 산삼 추출 성분을 정맥에 주사하는 걸 말하는데 이게 알고 보니 산삼 추출 성분 자체가 없었는데도 사기를 쳤다는 겁니다.
[당시 병원 관계자(지난 2013년)]
"약침 치료가 기본이에요. 저희 병원은. '진세노사이드', 산삼에서 나오는 약물을 쓰고. 천연물을 쓰기 때문에 부작용 부분들은 전혀 없으시고."
또 해당 병원이 비의료인이 의사를 바지사장으로 앉혀두는 이른바 사무장 병원인 점도 수사 결과 밝혀졌습니다.
결국, 병원장과 대표가 징역 1년 6개월로 지난 4월, 대법원 확정판결을 받았고 병원 개설 허가도 취소됐습니다.
Q3. 그런데 병원은 문 닫을 걸 알면서도 환자들에게 숨긴 건가요?
네, 병원 관계자와 환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그렇습니다.
핵심은 강남구 보건소가 무려 폐쇄되기 한 달 전부터 미리 사전 통보를 했다는 건데요.
사실 저희가 지난 4월부터 취재하면서 어렵게 접촉한 내부 병원 관계자를 통해 그 내용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병원 관계자]
"보건소 측에서 4월에 병원에 고지를 했다고 하더라고요. '5월 19일에 영업 정지가 들어갈 예정이다'. 저희 직원들이나 환자들 모두한테 사실을 숨기고."
결국, 환자들뿐만 아니라 일반 직원들에게까지 은폐했다는 건데 그 사이에 환자들에게 선결제 독촉은 계속됐다고도 얘기합니다.
[병원 관계자]
"독촉을 많이 했습니다. 이거를 너희가 니가 팔아야지 니 월급이 나오고 이거를 못 팔면 너는 이 회사에 있을 자격이 없다."
[난소암 입원 환자]
"병원장이 소송 중인 걸로 알고 있는데 불안하다고 하니 (직원이) 계속 허가를 받아서 하니 아무런 이상이 없다."
Q4. 악질적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는데 병원 측 해명은 무엇인가요?
네 병원 측은 저희가 처음 취재했던 지난 4월에는 병원장이 바뀌었기 때문에 괜찮다고 해명했다가 문제가 커지면서 태도를 바꾼 상황입니다.
현재 병원 측은 "병원 자체를 매각해 환자들의 환불금과 직원들의 밀린 임금, 퇴직금을 먼저 마련하겠다" 입장을 밝혔는데요.
그런데 저희 취재 결과 폐쇄 결정이 부당하다며 오는 7월 행정소송을 할거란 얘기도 있어 허울뿐인 해명인지는 지켜봐야 하겠습니다.
Q5. 피해자분들의 구제 방법은 어떤 게 있습니까?
현재 경찰은 병원장 등을 사기 혐의로 입건하고, 구체적인 피해 규모를 확인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병원이 만약 해명대로 환불을 해주지 않는다면 경찰 수사와는 별도로 민사소송 절차를 거쳐야 합니다.
병원 측이 선결제를 종용할 때 내세웠던 환불 규정들도 제각각이었다는 주장도 있어 자세히 따져봐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