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사망자 2명이 나온 아파트 화재 원인이 담뱃불일 가능성 있다는 소식 앞서 전해드렸는데요, 아파트 흡연은 평소 주민 갈등을 일으키기도 합니다.
서울엔 단지 내부에서 흡연이 금지된 금연 아파트가 500곳 있는데요, 실상은 담뱃불이 꺼지지 않는 흡연 아파트라고 합니다.
다시간다, 이준성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2016년, 금연아파트로 지정됐지만 흡연 갈등이 여전했던 서울의 아파트.
7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아파트 곳곳에 담배꽁초가 버려져 있습니다.
[아파트 주민]
"(혹시 금연 아파트 지정된 뒤에 좀 단속하러 나오거나 그런 거 보신 적 없으세요?) 네 본 건 없어요."
바로 옆 아파트 단지.
주차장 기둥엔 금연 호소 글이 붙어있지만 잠시 후 흡연자가 나타납니다.
[아파트 주민]
"(주차장에서 흡연하시는 이유가 따로 있으실까요?) 예열하는 중이라 좀 잠시 저기"
금연아파트로 지정된 천 세대 넘는 대단지 아파트도 마찬가지입니다.
이곳 아파트 지하주차장을 돌아봤는데요.
5분 만에 이렇게 한 손 가득 담배꽁초를 주웠습니다.
금연아파트는 입주민 절반 이상이 동의하면 지정되는데, 지하주차장, 계단, 복도 등 실내 공동공간에서 담배를 피우면 지자체에서 과태료 부과가 가능합니다.
하지만 현장 적발은 쉽지 않습니다.
[아파트 경비원]
"피우지 말라고 그래도 피워요. 말 안 들어요. 제 입장에선 과태료를 내라고 할 수가 없죠. 그 사람들이 저희 봉급 주는데"
지난 7년간 서울 시내 금연 아파트는 500곳으로 늘었지만, 과태료 부과는 단 한 건도 없었습니다.
[구청 관계자]
"현장에서 피우고 있는 상황을 단속해야 하기 때문에 (단속) 실적은 없다…상징적인 제도인 것 같고요."
게다가 금연 구역이 실내로 한정돼 있어 어린이 놀이터나 정원에서의 흡연은 막을 방법이 없습니다.
[현장음]
"놀이터 바로 앞인데 담배(꽁초)가 있네요"
[아파트 주민]
"(금연 아파트랑 아닌 곳이랑 차이가 있는지 궁금해서) 한 번도 그런 차이를 느껴본 적이 없어요. 애들 앞에서도 진짜 많이 피우고…."
실내라도 자기 집안에선 피우는 건 제재할 수 없습니다.
[피해 주민]
"내려가서 좋게 말씀드렸죠. 안 파웠으면 좋겠다. 대답은 알겠다 하고 바뀌는 건 없었어요. 층간 소음을 데시벨로 (측정)하듯이 (층간) 흡연도 측정해서 제재할 수 있는 법안이 있으면…."
금연아파트 제도 도입 후 간접흡연 민원은 오히려 가파르게 늘고 있습니다.
눈 가리고 아웅에 그치지 않으려면 실효성 있는 방향으로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입니다.
다시 간다 이준성입니다.
PD : 윤순용
AD : 김승규
작가 : 김예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