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내부 소음, 생각보다 심각합니다.
구간에 따라 청력 손상이 우려되는 수준이라는데, 현장카메라 곽민경 기자가 어느 정도인지 돌아봤습니다.
[기자]
서울 지하철은 하루 평균 440만 명이 이용하는데요.
지하철을 타고 가다 보면 생각지 못한 소음을 듣게 될 때가 있습니다.
이 소음, 우리 청력에는 얼마나 영향을 줄까요?
현장으로 가보겠습니다.
서울 지하철 5호선 열차 내 소리를 담아봤습니다.
다양한 소음이 끊임없이 발생합니다.
[최병운 / 서울 동대문구]
"찢어지듯이 날카롭게 나는 소리가 되게 힘들 때가 있어요. 기분도 나쁘고 귀 아프기도 하고."
[임경덕 / 서울 성동구]
"하루에 두 번 타는데. 안내방송도 잘 안 들리고 옆에 사람하고 대화해도 잘 안 들려요."
다른 노선도 상황은 비슷합니다.
6호선 창신역으로 가는 열차 안인데요.
소음 때문에 제 말소리도 잘 들리지 않습니다.
이렇게 소음이 심한 이유는 소리가 지하에 갇혀 잘 빠져나가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7호선 지상 구간인 자양역에서는 60dB 수준이던 소음이 지하 구간에 진입하자마자 80dB 이상으로 치솟습니다.
문제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 청력 손상이 생길 수 있다는 겁니다.
취재진이 5호선 전 구간 소음 수치를 재 봤더니, 전체 구간 중 을지로4가역과 천호역 등 58.3%에서 최고 소음이 80dB을 넘겼습니다.
진공청소기와 비슷한 수준으로 난청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주변 소음 상황에서 이어폰으로 음악까지 들으면 더 위험합니다.
[김병철 / 대한이비인후과의사회 회장]
"배경 소음을 이겨내기 위해서 이어폰을 들을 때는 90~100dB 정도의 소리를 듣거든요. 100dB이면 2시간만 노출이 돼도 소음성 난청이 바로 진행될 수 있는 아주 심각한 수준…"
서울교통공사는 환경부 고시에 따라 지하철 소음을 관리하고 있는데, 고시에는 열차 밖 소음 기준만 있습니다.
열차 안은 승강장이나 레일 주변보다 덜 시끄러워야 하지만 같은 수준의 데시벨 기준을 적용받는 겁니다.
서울교통공사는 채널A에 "이르면 내년 상반기쯤 열차 내 소음 기준을 마련하기 위해 준비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현장카메라 곽민경입니다.
PD: 윤순용
AD: 최승령
작가: 신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