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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콕콕카메라]‘도로 위의 시한폭탄’ 졸음운전
2016-07-25 00:00 사회

졸음운전을 하던 버스 운전기사가 앞차를 잇따라 들이받아 4명이 숨지고 30여 명이 다치는
참사가 있었죠.

이처럼 졸음운전은 언제 터질지 모를 도로위 폭탄이나 다를 바 없는데요. 그 위험성을 김지환 기자가 집중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밤을 새고 운전하는 것은 소주 5잔을 마시고 주행하는 것과 같습니다. 면허취소 기준인 혈중알코올농도 0.1% 이상의 상태로 운전하는 셈인데요. 졸음운전이 얼마나 위험한지 제가 직접 가상실험장비로 실험해보겠습니다."

시속 100km 속도에서 3초 동안 졸음운전을 하는 상황을 가정해보니 70m 앞에 있던 차량을 들이받고 맙니다.

시속 100km로 달릴 때 초당 주행거리는 28m. 3초만 졸아도 84m나 눈을 감고 운전하게 됩니다.

지난 17일 고속도로에서 20대 여성 4명의 목숨을 앗아간 버스운전사 방모 씨도 잠을 못 자 멍한 상태에서 사고를 냈습니다.

"추돌사고가 일어났던 봉평터널 입구입니다. 버스기사가 속도를 줄이지 않고 앞서 가던 차량을 그대로 들이받았는데요. 보시는 것처럼 차량이 급하게 브레이크를 밟았을 때 도로면에 생기는 타이어자국인 스키드마크조차 없습니다."

사고 당시 방씨의 버스는 시속 91km였습니다.

[평창경찰서 관계자]
"(진술에 따르면)술 먹고 떠드는데 그 사람들(버스승객)이랑 있을 수가 없어서 버스에 가만히 앉아서 잠들어 버렸어. 뒤에서. 몸이 피곤한 상태라고 봐야겠지."

무게 15톤짜리 버스가 시속 100km로 부딪히면 버스 100대 무게인 1500톤이 부딪히는 충격이 가해집니다.

전문기관의 실험에서도 24시간 동안 잠을 못 잔 운전자의 인지능력은 평소보다 크게 떨어집니다.

곡선주행 시험에서 정상 운전자가 32초만에 통과한 구간을 잠을 못 잔 운전자는 장애물과 부딪치며 45초만에 통과합니다.

매끄럽게 장애물을 피해가는 정상 운전자와 달리 잠을 못 잔 운전자는 차선을 벗어나기 일쑤입니다.

곡선주행로를 빠져나가는 45초 동안 부딪힌 장애물만 4개.

밤을 새가며 장거리 운행을 하는 화물차 운전기사들에게 졸음운전은 남의 일이 아닙니다.

[이봉준 / 전북 완주]
"새벽에 2~3시에 출발해서 장시간 운전하다 보면 졸다가 앞차를 못 보는 수도 있고 무의식중에 눈은 떠 있는데 뇌는 졸고 있죠."

정해진 시간에 짐을 운반해야하는 화물차의 특성도 졸음운전을 부추깁니다.

[박현수 / 대구 달성군]
"농수산물 같은 것을 실으면 온도를 맞춰줘야하기 때문에 중간에 쉴 틈 없이 바로 목적지까지 운행을 해야… "

졸음운전을 유발하는 또 하나의 요인은 바로 이산화탄소.

출발 전 이산화탄소 농도는 285ppm이었지만 1시간 만에 4200ppm까지 급증합니다.

이산화탄소 농도가 2000ppm을 넘기면 졸음과 두통을 유발하므로 자주 환기를 해야 합니다.

졸음운전을 막기 위한 안전규정도 필요합니다.

미국의 경우 대형 화물차 운전자는 하루에 9시간 이상 운전할 수 없습니다.

전문가들은 차량 자체의 안전시스템 개발도 시급하다고 지적합니다.

[이영미 / 도로교통공단 안전교육부]
"선진국들은...일정 거리 이내에 장애물이 있으면 경보음이 울린다거나 그거보다 더 근접한 거리에 장애물이 있다 그러면 제동장치가 자동으로… "

고속도로 화물차 졸음운전 사고 치사율은 교통사고 평균 치사율보다 10배가량 높습니다.

지난해 1년 동안에만 고속도로 졸음운전 사고로 108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채널A뉴스 김지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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