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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취재]선수들 택배 알바하며 코치에게 상납
2018-03-09 11:07 뉴스A 라이브

한 중학교 레슬링 코치가 제자들의 돈을 받은 혐의로 최근 경찰에 입건됐는데요.

혹독한 훈련을 피하기 위해 돈을 상납했고, 일부 선수들은 돈을 마련하려고 아르바이트까지 했다고 합니다.

학교 스포츠의 검은 사슬을 집중 취재한 보도제작팀 김유림 기자와 함께 이야기 나눠봅니다.

[질문] 운동을 시키는 코치가 아르바이트까지 시키며 돈을 받았다는 게 이해가 가질 않는데요. 무슨 사연인가요?

네 저도 취재하는 내내 정말 믿기지가 않았는데요.

화면에 보시는 18살 고교생, 레슬링부 운동선수 김모 군입니다.

5년 전부터 레슬링을 시작해 저렇게 귀가 문드러질 정도로 열심히 훈련했고, 전국대회에서 동메달도 딴 유망주였습니다.

그런 김 군이 오랜 기간 동안 레슬링코치 A씨에게 현금을 상납해온 사실을 힘겹게 고백한 겁니다.

김 군이 코치에게 보낸 SNS 메시지을 보면요,

"코치님 입금했습니다^^"
"입금했습니다"
"월급 들어오면 연락드릴게요~"

등 정기적으로 돈을 보낸 정황이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5년 간 코치에게 상납한 돈은 수백만 원에 달한다고 김군 측은 주장하고 있습니다.

[김 군/ 전 고교 레슬링 선수]
"택배를 계속 한 달 동안 계속 뛰다가 명품 신발 사주고 가전 제품 이런 거 사주고. 가스비인가 내달라고 해서 내주고"

[질문] 운동만 해도 힘들텐데 택배 아르바이트까지 했다는 거죠. 심지어 이 코치가 돈을 받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알선하기도 했다는데 무슨 이야기인가요?

네, 김 군이 택배상하차 아르바이트를 하다 허리를 다쳐 디스크 파열 진단을 받았는데요.

그런데 이 코치는 김 군에게 고깃집 아르바이트 자리를 소개해 줬고 이후에도 김군에게서 돈을 받아 챙겼습니다.

코치가 김 군에게 보낸 메시지를 보면요

"어찌된 거지?"
"아직도야?"
"얼마나 밀리는데?"

이렇게 김 군 월급날에 맞춰 돈을 요구한 정황도 드러납니다.

결국 허리 디스크가 파열된 김 군은 운동을 그만뒀습니다.

[질문] 김 군이 이렇게까지 돈을 갖다받친 이유는 뭔가요?

레슬링 운동이 힘들고 군기가 심하다 보니 체벌이나 기합도 종종 받는다고 하는데요.

김 군은 코치에게 돈을 주면 훈련도 쉽고 출전 체급도 본인에게 유리하게 해주다 보니 체중 감량도 덜 해도 됐다고 주장합니다.

결국 훈련이나 대회 출전에서 이득을 보기 위해 불가피하게 돈을 상납했다는 주장입니다.

취재 과정에서 코치에게 돈을 상납했다는 다른 학생도 만났는데요.

김군과 같은 주장을 했습니다.

[박 군 / 고교 레슬링부]
"저도 했었어요. 택배 아르바이트를 하고 7만 원을 받으면 저는 2만 원 가지고 5만 원은 코치님에게 갔어요."

[질문 4]코치의 눈치를 보느라 돈을 줬다는 건데, 그렇다면 코치의 입장도 궁금해지는데요.

김군 가족이 이 사실을 알고 추궁하자 코치는 "받은 돈을 돌려주겠다"며 김군에게 사과했지만요

경찰조사에선 "김 군이 자발적으로 돈을 줘서 받았다"고 혐의를 부인하고 있습니다.

코치의 말 들어보시죠.

[A씨 / 레슬링부 코치]
"자전거 선물을 사준다고 해서 그거는 제가 받은 건 설명을 드렸어요. (김 군) 할머니도 찾아뵙고 죄송하다고 사죄를 드렸는데"

여기서 의문을 더하는 건 학교의 태도입니다.

교장이나 행정실장 등 모든 관계자들이 일관된 진술을 하는데 "김 군이 코치와 그동안 쌓은 정 때문에 존경의 의미로 돈을 준 것 뿐"이라는 겁니다.

명백한 김영란법 위반에 강요와 협박, 폭력 혐의도 받고 있는데도 코치만 감싸고 있는 모양새인데요.

(학생이 '존경의 의미'로 돈을 줬다, 어떻게 학교 측이 이런 말을 할 수 있죠?)

추가 피해자가 있는데도 제대로 조사하지 않는 태도는 분명 문제가 있어 보입니다.

[질문] 코치 개인의 일탈 행위라고만 볼 수 없을 것 같은데, 해결방법은 없나요?

네, 운동선수들의 '생사 결정권'을 가진 코치들은 대부분 비정규직으로 1년 단위로 계약하다 보니 학교 관리 감독의 사각지대에 높여 있는데요.

전문가들은 코치의 보수와 신분을 보장해주는 대신 학교 측의 관리 감독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보도제작팀 김유림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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