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황이 심상치 않습니다.
남부지방 뿐 아니라 수도권에서도 벌들이 죽고 있는데, 이러다가 꿀은 물론이고 각종 과일값도 폭등할 거란 우려가 나옵니 .
서주희 기자입니다.
[리포트]
경기 광주시의 딸기 농장.
수확이 한창인 비닐하우스에 대형 송풍기가 등장했습니다.
꿀벌이 사라져 수정이 이뤄지지 않자, 꽃가루를 직접 날려보는 겁니다.
[진남환 / 딸기 재배 농민]
"벌이 일을 잘 못하니까 (딸기와 꽃에) 기형도 생기고 그러다보니까 바람을 불어보는데 꽃이 넓어서 망가질 수가 있어요."
이 딸기 농장에서 꿀벌이 사라진 건 지난해 11월.
수정이 제대로 안 돼 꽃의 수술은 까맣게 변하고, 딸기의 모양도 울퉁불퉁합니다.
지난 겨울 딸기 소매가격은 100g 당 1359원으로, 평년보다 40% 넘게 급등했습니다.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내림세를 보이고 있지만, 당시 급등세 원인 중 하나로 꿀벌 폐사가 꼽힙니다.
[정철의 / 안동대 식물의학과 교수]
"화분매개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생산물의 품질이 떨어지게 됩니다. 상품 가격은 매우 높게 형성될 가능성이 있고요."
양봉 농가를 찾아가봤습니다.
벌통이 텅 비었고, 일부는 꿀벌 사체로 가득합니다.
벌통 230개 중 벌이 들어있는 건 10개 뿐입니다.
[전종록 / 양봉 농민]
"(원래) 이 주위가 시꺼매요 벌들이. 벌떼들이. 그런데 조용하지 않습니까 지금 현재."
지난 겨울 이상 고온 현상으로 남부 지방의 꿀벌 폐사가 잇따른 가운데, 수도권에서도 이례적인 폐사가 속출하는 겁니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봄 잦은 비로 꿀벌들이 꿀을 먹지 못해 면역력이 약해진 걸로 보고 있습니다.
[김선희 / 한국양봉협회 경기지회장]
"설마 수도권은 그렇지 않을 것이라고 우리가 생각했는데… 수도권에 이렇게 폐사가 된 거는 처음이거든요."
꿀벌 실종은 최근 수정이 시작된 수박이나 메론 농사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채널A 뉴스 서주희입니다.
영상취재 : 강승희
영상편집 : 구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