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서울 관악구에서 일가족 3명이 숨지는 등, 반지하 주택들의 피해가 특히 컸죠.
아직 복구도 끝나지 않은 반지하 주민들은 태풍 북상 소식에 불안한 마음을 감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백승연 기자가 만나고 왔습니다.
[기자]
지난달 집중호우로 침수 피해를 본 서울 신림동의 반지하 주택.
한 달 가까이 지났지만 아직 도배도 하지 못했고, 집안 곳곳에 폭우의 흔적이 남아있습니다.
주민들은 태풍 북상 소식에 불안감을 감추지 못합니다.
물이 차오를까봐 옷가지와 이불은 공중에 매달아놨고, 소지품은 물에 뜰 수 있도록 양동이에 담아놨습니다.
현관 앞에는 물막이판도 설치했습니다.
[침수 피해 주민]
"지금 태풍 오고 이런다니까 뭘 할 수가 없어요. (벽을) 한 달은 말려야지. 가을이나 추석 지나서 (벽지를) 바르든가 겨울에 바르든가."
구청이 신청을 받아 물막이판을 설치해주기도 했지만, 불안을 달래기에는 역부족입니다.
[침수 피해 주민]
"설치해도 좀 낫긴 낫겠지만 이게 막 역류해서 올라오는데."
폭우로 옹벽이 무너졌던 동작구의 아파트.
빗물에 토사가 흘러 내리는 걸 막기 위해 방수포가 설치됐고, 주민 통행을 위한 콘크리트 터널까지 만들어졌습니다.
태풍 힌남노의 북상 소식에 관할 구청에서는 옹벽의 추가 붕괴를 막기 위해 모래주머니를 이렇게 성인 키보다 높이 쌓아놨습니다.
하지만 주민들은 옹벽이 또 무너질까 걱정합니다.
[오형진 / 피해 아파트 주민]
"모래가 조금만 흘러내려도 이게 제대로 된 조치인지 모르니까 아무래도 걱정이 배가 될 수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이민섭 / 피해 아파트 주민]
"그냥 좀 안전하게 마음 놓고 살 수 있는 그런 공간을 만들어주셨으면 좋겠어요."
동작구에는 집으로 돌아가지 못한 이재민이 100명이 넘습니다.
복구는 엄두도 내지 못한 채 이재민 숙소에서 태풍의 밤을 맞게 됐습니다.
채널A 뉴스 백승연입니다.
영상취재: 권재우
영상편집: 이혜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