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채널A가 10대 마약 범죄 실태를 고발하는 집중 연속보도를 시작했는데요, 고등학생 3명이 성인까지 고용하며 수억원 대 마약을 판매하고 또 직접 투약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공부방을 마약방으로 쓰기도 했다는데 이 사건 취재한 사회1부 구자준 기자와 자세히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Q1. 구 기자, 일단 사건 설명을 간략히 해주시죠
A1. 네. 우선 지난해 4월 텔레그램에 올라온 광고글을 보시겠습니다.
마약을 뜻하는 은어를 사용하면서 "장사도 하고 나도 투약하려고 도매를 떼왔다"고 홍보하는데요, 경찰이 해당 판매자를 잡고 보니, 고등학교 3학년 학생 세 명이었습니다.
이들은 고등학교 2학년 때부터 약 8개월간 마약을 팔다 경찰에 붙잡혔는데요.
판매뿐 아니라 투약 혐의도 받고 있습니다.
경찰은 학생들과 운반책, 구매자 등 23명을 검거했는데요, 검거당시 마약 판매 대금 약 1억 원과 함께 필로폰, 케타민, 엑스터시 등 다양한 종류의 마약을 압수했습니다.
이게 자그마치 4억 9천만 원 상당이구요, 1만 2천 명이 동시에 투약 가능한 양입니다.
Q2. 어떻게 고등학생들이 마약을 팔 생각을 하게 된 거죠?
A2. 처음부터 마약 판매를 결심했던 건 아니었던 걸로 전해집니다.
3명 중 1명이 가상화폐에 관심이 많았다고 하는데요.
처음엔 코인방을 찾아보고 있었는데 마약방을 찾게 된 거죠.
그런데 여기서 퀴즈를 맞히면 소량의 마약을 증정하는 이벤트를 하고 있었던 겁니다.
이걸 보고 '마약 판매가 이렇게 쉽구나' '큰돈을 벌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고, 학원에서 만난 다른 친구 2명에게 함께 마약을 팔자고 제안하면서 범행이 시작된 겁니다.
이들은 마약 판매대금으로 명품시계를 사거나 주변 친구들에게 이런 범행을 자랑하기도 한 걸로 전해집니다.
Q3. 근데 이 학생들이 평소에는 모범적인 생활을 했다구요?
A3. 평소에 학업을 소홀히 하지도 않아서 부모들은 범행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던 걸로 알려졌습니다.
이 학생들은 마약 거래량이 늘어나자 본격적으로 판매하려고 오피스텔을 빌려 일종의 마약 유통 사무실로 쓰기도 했는데요.
이 오피스텔, 부모에게는 공부방 용도로 구해달라고 요청한 걸로 전해집니다.
이 학생들은 수능을 6개월 앞둔 지난해 5월 검거됐는데요, 불구속 수사를 받으면서 수능을 준비했고, 3명 모두 대학에 합격했습니다.
Q4. 학생들 어디서 마약이 나서 판매를 했던건가요?
A4. 학생들 역시 텔레그램 등을 통해 마약을 구매한 뒤 되팔았는데요, 학생들에게 마약을 공급한 공급책은 아직 검거되지 않았습니다.
경찰은 이 사건을 검찰에 넘겼고, 현재 검찰이 수사 중인데요, 공급책에 대한 검찰의 추가 수사가 필요해 보입니다.
Q5. 근데, 취재해보니까 정말 그렇게 마약에 대한 접근이 쉽던가요?
A5. 네. 저희도 취재 과정에서 깜짝 놀랄 정도로 온라인 검색과 SNS를 통해 어렵지 않게 마약 광고 글을 발견할 수 있었는데요.
주로 해외에 서버가 있어 추적이 어려운 SNS를 활용하다 보니, 상당히 대범하게 광고도 하고 판매도 하고 있었습니다.
인터넷에 익숙한 10대들이 마약에 노출되기가 쉬운 환경이다 보니, 10대 마약 사범이 계속 급증하고 있죠, 윤석열 대통령도 "어느 순간부터 정부 당국이 방치했다"면서 마약 범죄를 뿌리 뽑겠다고 말했는데요.
지금부터라도 빠르게 대책 마련을 해야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