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정류소에서 광고판에 기대려던 시민이 뒤로 넘어져서 숨졌습니다.
유리 재질의 광고판이 있는 줄 알았는데, 뻥 뚫린 채 비닐 테이프만 붙어있던 겁니다.
사고 발생 22일이 지나서야 안전조치가 이뤄졌습니다.
김민환 기자입니다.
[기자]
홍대입구역 버스정류소, 지난달 6일 이곳에서 50대 남성이 숨졌습니다.
[김민환 / 기자]
"지금은 이렇게 플라스틱 패널로 막아놨는데요. 사고 당시 뻥 뚫려있던 이곳에 광고판이 있다고 생각한 남성은 몸을 기대려다 이 턱에 걸려 넘어졌습니다."
머리를 크게 다친 남성은 사고가 난 지 13일 만에 세상을 떠났습니다.
[유소희 / 서울 서대문구]
"너무 황당할 것 같아요. 여기서 사고 날 거라고 생각도 못 했는데…"
[김민규 / 서울 마포구]
"(플라스틱 패널도) 솔직히 별로 효과가 없는 것 같아서 안전하다고 생각은 안 드는 것 같아요."
숨진 남성의 유족은 버스정류소 관리를 맡고 있는 서울시 공무원 2명을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습니다.
철거된 광고판에 대한 안전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겁니다.
버스정류소 광고판은 계약 기간이 끝난 위탁 업체에 의해 지난해 11월 26일 철거됐습니다.
빈 자리에는 대신 비닐 테이프가 엑스자로 붙여졌습니다.
그러다가 12월 6일 사고가 난 겁니다.
의식을 잃은 남성이 숨진 19일에도 테이프만 붙어 있다가 12월 28일에야 지금처럼 플라스틱 패널이 설치됐습니다.
광고판이 철거된 지 한 달, 사고가 난 지 22일 만입니다.
서울시는 "기존 광고판 업체가 철거를 하며 원상복구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다"는 입장입니다.
반면 해당 업체 측은 "계약 기간이 끝난 이후 사고는 서울시에 책임이 있다"며 서로 책임을 미뤘습니다.
채널A 뉴스 김민환입니다.
영상취재 : 조승현
영상편집 : 이태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