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옆에 보이는 사진, 흔히 볼 수 있는 놀이터 미끄럼틀인데, 있으면 안될 게 붙어 있습니다.
누가 뾰족한 가위를 일부러 꽂아놓은 겁니다.
우리 아이들이 이곳에서 평소처럼 놀았다면, 생각만해도 아찔합니다.
김민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아이들이 타고 노는 미끄럼틀.
가운데가 까맣게 그을려있고 커다란 가위가 꽂혀 있습니다.
뽑아보니 커다란 가위 날이 섬뜩합니다.
어제 정오쯤 아이를 데리고 놀이터에 놀러 온 부모가 발견한 겁니다.
아이가 미끄럼틀을 타고 내려온 직후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아이가 자칫 다칠 뻔 했다고 가슴을 쓸어내립니다.
[A씨 / 신고자]
"5살 정도 되는 애였다면 상상하기도 싫죠. 눈이 찔릴 수도 있고 머리가 찔릴 수도 있고. 이제 이런 놀이터 애들 못 가요."
가위는 제거됐지만 미끄럼틀에는 가위가 꽂혔던 곳곳 불탄 자국들이 그대로 남아있습니다.
경찰은 앞서 새벽 3시쯤 10대 청소년 2명이 가위를 꽂은 걸 확인하고 이중 1명을 체포했습니다.
SNS를 통해 만나 이 같은 짓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는데, 경찰 조사에서 장난삼아 한 짓이라고 진술했습니다.
경찰은 공범 1명도 특정해 내일 조사하기로 했습니다.
[경찰 관계자]
"장난으로 새벽 3시에 만나서 놀다가 라이터로 (열을 가하고) 가위를 아크릴(미끄럼틀)에 꽂고 그냥 왔다."
다친 사람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지만 부모들은 불안감을 감추지 못합니다.
아이들이 안심하고 놀아야 할 놀이터마저 이젠 안전한 곳이 아니라는 겁니다.
[인근 학부모]
"소름도 많이 끼쳤고 무서웠어요. 애를 놀이터에 못 보낼 것 같고."
[인근 학부모]
"어린이 놀이시설이니까 다 안전할 거라고 생각했는데…어디서라도 한 번 좀 확인을 해야 되겠다."
지난달 경북 구미에서도 놀이터 미끄럼틀 안에 누군가 깨진 유리조각을 뿌려놓고 달아나 경찰이 수사를 벌이고 있습니다.
채널A 뉴스 김민환입니다.
영상취재 : 김석현
영상편집 : 박혜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