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15일 남아프리카공화국 당국이 불법 채굴을 막기 위해 물과 식량 반입을 금지하고 단속령을 내린 당시 폐금광의 모습. (출처=AP)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한 폐금광에 불법으로 금을 캐려고 들어간 채굴꾼 수백 명이 갇혀 최소 100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현지시각 13일 AP와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남아공 사우스웨스트 지역의 스틸폰테인 폐금광에서 수개월째 갇혀 있던 수백 명 중 이날까지 최소 100명이 기아와 탈수로 목숨을 잃었습니다.

현지 광부 지원 단체 MACUA는 아직 금광에 500명 이상이 매몰돼 있다고 전했습니다.

참상은 지난 10일 금광에서 구조된 일부 채굴꾼 휴대전화 속 시신 영상이 나오면서 알려졌습니다. 영상에는 컴컴한 갱도 위에 시체 수십구가 놓여있고 "사람들이 굶어 죽고 있다. 제발 도와달라. 식량을 넣어주고 우리를 꺼내달라"는 남성의 목소리가 담겼습니다.

불법 채굴꾼들은 지하 2.5km 깊이에 있는 폐쇄된 금광에 무단으로 들어갔는데 지난해 11월 당국이 이들을 지상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물과 식량 반입을 중단하는 초강수를 둔 겁니다. 금이 풍부한 남아공에서는 폐쇄된 광산에 주민들이 들어가 남은 광물을 캐는 불법 채굴이 오랜 세월 문제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한편, 남아공 당국은 스틸폰테인 폐금광에 장비를 배치하고 이번 주 구조 작업을 본격화할 계획입니다. 현재까지 26명이 구조되고 시신 18구가 수습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