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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또다른 시작]선물받은 새 삶…“값지게 살겠습니다”

2025-06-19 19:23 사회

[앵커]
삶의 끝에서 건넨 또 다른 삶의 시작.

장기기증 연속보도, 그 세 번째 이야기는 기증자의 숭고한 선택으로 새로운 내일을 살아가게 된 이들의 이야기입니다.

정성원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수술실로 향하는 남편에게서 눈을 떼지 못하는 강민주 씨.

애타게 기다려온 이식이 확정된 순간입니다.

[강민주 / 폐섬유화 환자 배우자]
"폐 섬유화로 약간 단단하게 굳어가는 건데 한 30% 정도밖에 안 남아 있어가지고… 너무너무 감사하다는 말, 그 말 밖에는 드릴 게 없네요."

폐 이식 대기자가 이식 1순위가 되는 기간은 단 3주.

이식했을 때 생존 가능성이 큰 기간이 3주 정도이기 때문입니다.

[강민주 / 폐섬유화 환자 배우자]
"3주가 끝나면 응급도 1로 떨어지게 되니까. (이식에 대한) 희망이 적어지니까…"

강 씨 남편은 3주째가 되는 날 기증 소식을 전해들었습니다. 

[이진구 / 세브란스병원 흉부외과 교수]
"거의 마지막 날에 다행히 매칭됐죠. 사실은 폐 이식이 필요하신 환자분들은 이식받지 못하면 돌아가시는 수 밖에 없고요."

또 다른 병원에서는 신장 이식을 앞두고 있습니다.

[조광순 / 신장 이식 수혜자]
"투석을 4년 반 정도 받고 있습니다. (이식 소식을) 어제 들었고요. 그냥 감사할 따름이죠."

이식 수술 8일 후 5%에 불과하던 신장기능이 90%까지 회복됐습니다. 

[박형섭 / 분당서울대병원 외과 교수]
"좀 어떠세요. <좋습니다.> 워낙 수술이 잘 되고 경과가 좋아서 예정대로 퇴원을 하시고요."

[현장음]
"간호사님 수고하셨습니다. <고맙습니다. 수고하세요.>" "그동안 못했던 거, 여행도 좀 다니고. 새로운 걸 시작해야겠죠."

또다른 시작을 맞이한 건 기증자 가족도 마찬가지입니다.

김보정 씨는 2년 전 27살 딸이 생명을 나누고 떠난 후 장기기증의 중요성을 알리는 강사가 됐습니다.

[김보정 / 기증자 어머니]
"(장기기증) 반대를 많이 했었는데, 불현듯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많은 사람들이 분명 나 같은 생각을 하고 있을 거다, 그 인식을 내가 바꿔보는 건 낫지 않을까."

누군지는 알 수 없지만 장기조직기증원을 통해 딸의 장기를 받은 수혜자와 편지를 주고받으며 마음의 위안을 얻습니다.

[수혜자에게 보내는 편지 中]
"이제서야 우리 아이가 어디에선가 건강하게 잘 살아있구나 하고 느껴집니다."

기증자 가족과 수혜자들이 화음을 맞춘 지 어느덧 10년.

생명의소리합창단입니다.

[강옥예 / 간 이식 수혜자]
"맨 처음에는 유가족을 보면 죄인같이 느껴지고 그랬었거든요. 그런데 여기 오면 너무 즐겁고 좋아요."

딸을 향한 노랫말을 직접 쓰기도 했습니다.

[송종빈 / 기증자 아버지]
"너를 사랑했다고 말을 해줘야 되는데… 제가 노래를 써서 부르면 듣지 않을까, 사과하는 겁니다. 미안하다고."

채널A 뉴스 정성원입니다.

영상취재 : 윤재영 이기상 박희현 김근목
영상편집 : 형새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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