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가 없이 우왕좌왕하는 국민의힘이 새 리더를 정해서 수습하기 위해 전당대회를 최대한 빨리 당겼습니다. 8월 22일에 새로운 당대표를 선출하기로 했는데요. 리더가 없다는 건 국민의힘의 고질적인 문제죠. 당의 제대로 된 리더가 없었던 게 국민의힘이 이 지경에 이른 큰 원인 중 하나입니다. 당이 제대로 설 수가 없는 거죠.
2020년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이후 이준석 당대표 됐는데, 아웃됐죠. 친윤들이 몰아냈습니다. 그리고 주호영‧정진석 비대위원장 이어지다가 친윤 김기현 대표 체제가 세워졌는데, 역시나 임기 채우지 못했죠. 한동훈 비대위원장을 투입해서 선거 치르고, 황우여 비대위원장으로 갔다가, 전당대회에서 한동훈 대표가 선출됐죠. 하지만 계엄 사태 이후 사퇴했습니다. 그다음에 권영세 비대위원장, 김용태 비대위원장, 현재 송언석 비대위원장까지, 국민의힘 간판으로 여덟 번째 비대위 체제입니다. 이제 새로운 당대표를 뽑으려고 하는 상황입니다.

새로운 당대표 선출을 앞두고, 한동훈 전 대표가 불출마를 선언했죠. 김문수, 안철수, 양향자, 장동혁, 장성민, 조경태, 주진우 ‘7파전’이 될 것으로 보이는데요. 과연 이들 중 누가 위기의 국민의힘 대표가 될까요? 누가 당대표가 되느냐에 따라 국민의힘은 어떻게 바뀔까요? 새 당대표 앞에 놓인 4가지 숙제는 무엇이고, 당 위기를 어떻게 수습할지 짚어보겠습니다.
▶ 대선 패배 후 당권 도전… 김문수의 강점과 약점

국민의힘 새로운 당대표로 가장 당선 가능성이 높은 사람, 정치권에서는 이 사람을 꼽고 있습니다. 바로 김문수 후보입니다. 직전 대선후보였다는 강점을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김문수 후보는 불과 두 달 전 국민의힘 대선후보로 선출됐죠. 결선투표에서 김문수 후보 56.53%, 한동훈 전 대표는 43.47%를 득표했는데요. 당원 투표에서는 61.25%로 더 압도적으로 이겼습니다. 일반 여론조사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일반 여론조사에 역선택 방지 조항이 들어가 있어서 기본적으로 국민의힘 지지층 당원과 큰 차이가 나지는 않습니다. 대선후보 선출 당시엔 당원 투표와 일반 여론조사 비율이 50:50이었죠. 이번 전당대회에선 당원 투표가 80%라서 가장 유리하다고 보는 겁니다.
정치권 이야기를 들어보면, 표심이라는 게 묘해서 내가 뽑은 후보에게는 아무래도 애정을 갖게 된다고 합니다. 내가 대선후보로 김문수 후보를 찍었고, 두 달 후에 김문수 후보가 당대표 선거에 또 나왔다면, 자연스럽게 또 그쪽으로 마음이 간다는 겁니다. 직전 대선후보였다는 것은 김문수 후보에게는 엄청난 강점이 되는 건데요.
하지만, 이게 또 약점이 되기도 하죠. 대선에서 패배한 장수라는 점. 역대 대선주자들을 보면, 보통 대선에서 지면 한동안 자숙을 했습니다. 그런데, 김문수 후보 입장에서는 이 ‘대선 패배’ 약점을 보완해 줄 사례가 생겼습니다. 바로 이재명 대통령이죠. 이 대통령은 20대 대선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패배한 후 얼마 안 돼 민주당 대표가 됐죠. 심지어 당대표를 두 번 했습니다. 지금도 대선 패배 책임이 있는 사람이 무슨 당권 도전을 하느냐는 비판이 없는 건 아니지만, 이재명 대통령도 그랬다는 할 말이 생긴 거죠.
김문수 후보의 또 하나의 강점을 꼽는다면, 대선을 거치면서 자산으로 쌓인 ‘청렴한 이미지’입니다. 그럼에도 김문수 후보 쪽으로 힘이 완전히 쏠리지 못하는 이유들도 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게 ‘극우 이미지’인데요. 김문수 후보는 대선후보 되기 전 전광훈 목사랑 같이 당을 만들어 활동했었습니다. 조원진 우리공화당 쪽과도 함께 했죠. 자유통일당과 우리공화당 색채가 여전히 남아 있고, 최근 전한길 씨 입당 문제에 대해 반대하지 않았습니다. 여기에 ‘부정선거’와 ‘윤어게인’ 논란도 따라붙는 상황. 그래서 국민의힘이 쇄신해서 미래로 가야 하는데 오히려 과거로 퇴행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습니다.
강점이자 약점은 계파가 없다는 점입니다. 김문수 후보는 국민의힘을 떠난 지 오래됐다가 조기 대선 국면에서 입당했죠. 그래서 당내 계파가 없습니다. 이게 김문수 후보로서는 약점인데요. 어제 살펴본 것처럼 국민의힘 주류는 친윤인데, 김 후보는 한동안 당을 떠나 있어서 이 친윤 의원들과의 접점이 그렇게 많지가 않습니다. 엄밀히 따지면 윤 전 대통령과도 아주 가까운 사이는 아닙니다. 대선을 같이 뛰지도 않았고, 계엄 이후 갑자기 윤 전 대통령을 옹호하면서 뜬 거죠. 그러니 친윤 입장에서는 굳이 김문수 후보를 찍어야 할 이유가 있느냐 하는 거죠. 민주당에서 우리를 내란 공범으로 몰아세우면서 정당 해산까지 이야기하고 있는데, 김문수 후보가 당대표 되면 극우 이미지 때문에 더 몰아가는 거 아니냐는 불안감이 있는 겁니다.
계파가 없다는 게 강점이 되는 이유는, 김 후보 입장에서 친윤 눈치 볼 필요가 없다는 건데요. 김문수 후보가 대선후보 된 데에 친윤들의 지분이 거의 없습니다. 오히려 친윤들은 한덕수 후보로 바꾸려고 했죠. 김 후보 입장에서는 당대표가 되면 본인의 소신대로 할 수 있다는 강점이 되기도 하는 겁니다.
친윤 일각에서는 이런 말도 나옵니다. “오히려 이번엔 김문수 후보가 하는 게 낫겠다”고요. 친윤의 가장 큰 관심은 3년 뒤 공천인데, 당대표 임기는 2년밖에 안 되죠. 그러니까 이번엔 지지율 가장 높은 김문수 후보가 당대표 하고, 어차피 내년 지방선거에서 이기기도 힘들 것 같으니 이 선거 지면 당대표에서 물러나지 않겠느냐 하는 거죠. 이렇게 시간을 좀 벌고, 우리 쪽에 맞는 다음 당대표 후보를 세우자는 생각입니다.
또 하나, 강점이자 약점은 ‘차기 대선주자’ 부분인데요. 이제 여야의 권력은 차기 대선주자로 향하게 될 겁니다. 누가 차기 대선주자가 될 거냐 하는 문제도 다음 총선 공천권과 연결이 돼 있죠. 차기 대선주자가 3년 뒤 공천권을 주도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김문수 후보가 차기 주자가 될까요? 지금 73세인데 5년 뒤면 70대 후반입니다. 고령인데, 차기 대선에 나오기 힘든 것 아니냐는 고민이 있죠. 지금 제일 힘센 사람이 당대표가 돼서 이재명 대통령하고 싸워보는 게 괜찮지 않겠냐는 고민도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강점이자 약점이 되는 거죠. 결국은 이게 다 공천권하고 연결이 되는 거예요.
그렇다면, 김문수 후보가 국민의힘 당대표가 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김문수 후보의 당대표 출마 선언문을 보면 지향점이 명확합니다. “반미, 극좌, 범죄 세력들이 이재명 정부와 민주당을 접수했습니다. 유례없는 이재명 총통 독재는 국회를 장악해 야당을 무시하고 입법 폭주를 일삼고 있습니다. 행정부는 지금 이재명 총통 독재의 하수인으로 전락하고 말았습니다. 사법부마저 부패하고 정치화되어 이재명 정권의 눈치 보기에 급급하고 있습니다. 국민께서는 묻고 계십니다. 국민의힘은 왜 싸우지 않는가? 저 김문수는 국민을 위해 싸워서 이기는 정당으로 국민의힘을 혁신하겠습니다. 내부 총질과 분열을 극복하겠습니다.”
이재명 정부가 너무 문제이기 때문에 닥치고 싸워야 된다는 거죠. 그러면서 싸울 지향점으로 반미, 극좌, 범죄를 들었습니다. 이념적인 기반을 갖고 있는 거죠. 자유민주주의와 정통 보수의 가치를 기반으로 싸워야 한다는 겁니다. 그리고 이 대통령의 사법리스크 문제를 계속 들고 나와야 한다는 겁니다. 싸움의 지점이 대선 때와 크게 다른 것 같지 않은데요. 그리고 마지막에는 “내부 총질과 분열 극복”을 들었습니다. 지금 돌아가고 있는 당 쇄신과 윤석열 정부와의 절연 보다는 이재명 대통령과 싸워야 한다는 쪽에 더 방점이 찍혀 있습니다.
▶ “극우몰이 안 돼!” 장동혁의 강점과 약점은?

김문수 후보와 결이 비슷한 또 한 명의 당권주자가 있습니다. 바로 장동혁 후보입니다. 재선 의원인데, 이렇게 빨리 유력 정치인 반열에 오른 의원이 많지 않습니다.
사실 장동혁 후보는 친한동훈계였습니다. 한동훈 비대위원장 시절 사무총장으로 같이 일했고, 한동훈 대표 선출 때 러닝메이트로 함께 나가서 수석최고위원이 됐습니다. 계엄 해제 표결에도 참여를 했었습니다. 그러다가 윤 전 대통령 탄핵을 두고 한동훈 전 대표와 완전히 갈라섰죠. 한 전 대표는 탄핵 찬성, 장 후보는 탄핵에 반대하는 입장. 윤 전 대통령 체포 저지를 위해 관저 앞으로 달려갔던 사람이기도 하죠.
장동혁 후보의 당대표 출마 선언 보면, 여기도 지향점이 명확합니다.
“내부총질과 탄핵 찬성으로 윤석열 정부와 당을 위기로 몰아넣고 이제 와서 민주당이 만든 ‘극우’라는 못된 프레임을 들고 와 극우몰이를 하는 것은 결코 용납될 수 없습니다. 이재명 정부와 제대로 싸우게 만드는 것이 바로 혁신의 시작입니다. 제대로 싸우는 사람만 공천받는 시스템을 만들겠습니다. 우리 당 의원이 나서서 45명 의원들에게 당 떠나라고 한다면 본인 스스로 당을 떠나서 민주당에서 정치하시면 됩니다.”
윤석열 전 대통령과 절연하지 않는다고 극우로 몰아가는 건 민주당이 만든 못된 프레임이고, 그 프레임으로 체포 저지 때 관저 갔던 당 의원들 45명에게 떠나라고 하는 사람은 민주당으로 가라는 겁니다.
장동혁 후보의 강점은 새로운 인물이라는 거죠. 반면, 약점이라고 한다면 장 후보가 당대표 되면 탄핵의 바다로 더 들어가는 거 아니냐는 우려입니다. 지금 윤희숙 혁신위원장 하고도 싸우고 있죠. 윤희숙 위원장이 “아예 당을 탄핵의 바다로 더 깊숙이 몰아넣고 있다”면서, 장 후보를 인적 쇄신 대상으로 찍었습니다. 이에 대해 장 후보가 “내부 총질”이라고 하자, 윤 위원장 “당에 수류탄 던진 사람”이라고 맞받았는데요.
장동혁 후보는 “부정선거에 대해서도 따져봐야 한다” “윤어게인 세력도 품어야 한다”고 하죠. 결국은 이 두 가지, ‘부정선거’와 ‘윤어게인’의 벽을 넘을 수 있을 것이냐. 김문수‧장동혁 이 두 사람이 비슷한 미래를 그리고 있는 겁니다.
▶ 한동훈은 결국 불출마, 가장 고민했던 부분은?

끝내 불출마를 선언한 한동훈 전 대표도 좀 보겠습니다.
한동훈 전 대표는 왜 불출마를 선언했을까요? 일단 현실적으로 또 당선되기 쉽지 않은 측면이 있습니다. 여러 여론조사를 보면 김문수 후보에 비해서 밀리고 있는 게 사실입니다. 이미 당대표 했었는데, 아직 당의 주류인 친윤들의 마음을 얻지 못했죠. 바른말을 하는데 세게 하니까 밉상인 측면도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데요. 그러면서 같이 부각된 약점 하나가 ‘계엄 유발자’라는 점입니다. 한동훈 전 대표가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너무 각을 세우면서 계엄을 하게 유발한 거 아니냐는 생각을 하는 당원들도 상당수 있습니다.
이러한 약점과 반대로 계엄 책임이 없다는 강점도 있습니다.
윤 전 대통령의 잘못을 여당 대표로서 반대했었고, 계엄 사태 때 앞장서서 국회로 향해 계엄 해제 표결을 해야 한다고 했죠. 계엄에 대한 책임이 없기 때문에,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과 쇄신에 있어서는 가장 적임자일 수도 있는 겁니다. 또 하나는 잘 싸운다는 겁니다. 이재명 대통령과 제일 잘 싸울 수 있는 공격수 중 한 명인 건 분명해 보입니다.
국민의힘 의원들에게는 지금의 특검 국면에 대한 불안감이 있는데요. 내란 특검, 김건희 특검, 채상병 특검이 지금 전방위로 국민의힘을 압박해 오고 있습니다. 이걸 어떻게 넘을 것이냐를 두고 한동훈 전 대표를 보는 두 가지 시선이 있습니다. 하나는 한동훈 전 대표는 계엄에 책임이 없고, 이 특검 국면에서 친윤들 싹 몰아내고 당을 장악하려 할 거라는 불신의 시선입니다. 또 하나는 한동훈 전 대표가 검찰을 잘 알죠. 검찰 출신이고, 한때 조선제일검이라 불렸던 인물이죠. 그러니 방패 역할을 잘해줄 수 있지 않겠냐는 기대도 있습니다.
결국 한동훈 전 대표는 당대표에 출마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지금 당선이 만만치 않은 상황이라는 점입니다. 한동훈 전 대표 쪽 얘기 들어보면 만약에 당대표가 된다 하더라도 영남 친윤이 주류인 이 당에서 쇄신의 공간이 나오겠느냐는 고민도 있었다고 합니다.
▶ 김문수‧장동혁에 맞서 ‘반극우연대’ 형성?

한동훈 전 대표의 제일 큰 고민은 과연 김문수 후보를 이길 수 있느냐는 거였는데요. 이런 상황에서 ‘반극우연대’가 주목받고 있습니다.
김문수‧장동혁 후보 중에서 당대표가 나오면 ‘윤어게인’과 ‘부정선거’의 벽을 넘을 수 없기 때문에, 이들과 완전히 절연하고 가야 한다는 연대가 형성되는 분위기인데요. 여기에 뛰어든 사람이 바로 오세훈 서울시장입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최근 이런 글을 올렸죠. “지금은 정권 실패와 대선 패배에 책임 있는 분들이 물러서야 할 시점이다. 현재 국민의힘은 특정 목소리에 치우친 밸런스 붕괴 상태”라고요. 오세훈 서울시장이 김문수 후보가 당대표 되면 안 된다는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겁니다.
오 시장은 당권 도전에 나선 안철수‧조경태 후보를 만났고, 한동훈 전 대표는 안철수 후보와 유승민 전 의원을 만나는 모습을 보였는데요. 지금 국민의힘에서 김문수-영남 친윤과 각을 세우는 이러한 연대가 형성될 조짐이 보이고 있는 겁니다.
일각에서는 이게 나중에 ‘분당’까지 갈 수도 있다는 얘기도 나오지만, 이건 아직 먼 얘기로 보입니다. 김문수 후보가 당대표 당선이 유력하게 보이는 상황 속에서 반극우연대의 움직임이 이번 전당대회의 큰 변수가 될 것은 확실해 보입니다.
▶ 김문수‧장동혁과 대척점에 선 안철수‧조경태

당권주자 중 안철수 후보는 당대표 출마를 선언하면서 이렇게 밝혔습니다.
“12·3계엄, 탄핵, 지난 대선의 참담한 실패를 거치며 우리 당은 끝없이 추락했습니다. 직접 칼을 들겠습니다. 당대표가 돼 단호하고도 강력한 혁신을 직접 추진하겠습니다. 우리 당을 반드시 살려내고, 이재명 정부의 폭주를 막아 내년 지방선거를 잘 치르고 다음 총선의 교두보를 만들겠습니다.”
김문수 후보가 당대표가 되면 내년 지방선거에서 쉽지 않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요. 안철수 후보는 당대표로는 새로운 인물일 수 있는데, 비주류라는 약점이 있죠.
한동훈계라고 불리는 PK 6선 조경태 의원도 출마를 선언했죠. 출마 선언 때 “우리 당을 백척간두의 위기로 몰고 간 세력들을 청산하겠습니다. 이번 전당대회는 과거를 반성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이기 때문에, 혁신에 동참하는 분들은 후보 단일화를 해야 한다”고 했는데요.
앞서 장동혁 후보가 “관저 앞에 나간 45명 보고 나가라고 하는 사람은 민주당 가서 정치하라”고 했던 게 조경태 후보를 얘기한 겁니다. 조 후보는 윤 전 대통령 옹호했던 사람은 당에서 나가라는 쪽이거든요. 그 정도로 지금 각은 확실히 서 있는 상황입니다. 그 중간에 주진우 의원이 출마 선언을 했습니다. 약간 중간자적 위치에서 ‘젊고 강한 보수’를 내세웠죠.
▶ 당대표 선출 앞둔 ‘위기의 국민의힘’… 변수는?
이번 전당대회의 가장 큰 변수는 표를 갖고 있는 사람들이 쥐고 있겠죠. 그들은 그러면 어떤 마음을 갖고 있을까요? 제가 여기저기서 들은 취재 내용을 종합해 보면 이런 것 같습니다.

표를 누가 갖고 있습니까? 일단 국민의힘 의원들이 갖고 있죠. 이들은 지금 세 가지 생각을 할 겁니다.
먼저 ‘이번 특검을 어떻게 넘기지?’일 텐데요. 특검 국면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을 향해 압박이 들어오고 있으니 지금 의원들은 혼란스럽습니다. 권성동‧이철규‧임종득 의원 등 여러 명이 압수수색을 당하고 있는데, 이에 대해 국민의힘 의원들이 항의를 하러 갔죠. 그런데 그 숫자가 한 20여 명밖에 안 됩니다. 이 20여 명도 주로 지도부입니다. 지금 지도부 말고는 항의하러 가지도 않아요. 지금 의원들이 마음이 복잡한 겁니다. 본인에게 칼이 날아올 수도 있는 상황이니까요. 민주당에서는 계엄 해제 표결에 참여하지 않은 모든 국민의힘 의원들을 대상으로 수사한다는 얘기도 나오고, 국민의힘을 아예 해산시켜 버리겠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지 않습니까.
그러면, 국민의힘 의원들은 자신들을 잘 지켜줄 수 있는 당대표 후보에게 마음이 가겠죠. 김문수 후보는 확실히 지켜주겠다고 얘기를 했습니다. “3대 특검이라는 정치 수사가 매일 뉴스를 도배하고 있습니다. 당대표가 되면 비상인권보호 변호인단을 구성해서 억울한 피해자들을 보호하는 데 적극 나서겠다”고요.
그런데, 국민의힘 의원들 입장에서는 김문수 후보가 윤어게인과 부정선거 등 자꾸 윤석열 전 대통령과 오버랩 되는 게 많으니, 김 후보를 지지하면 계엄을 옹호한 것처럼 비치는 것 아니냐, 국민의힘 해산 추진하겠다는 민주당에게 오히려 길을 터주는 것 아니냐는 고민이 있는 거죠. 계엄에서 자유로운 사람이 당대표가 되는 게 정당 해산 같은 걸 막기에는 더 좋은 거 아니냐는 생각이 있는 겁니다. 하지만, “특검 대상자들은 당을 떠나라”라면서 강하게 쇄신을 외치고 있는 조경태 후보 같은 경우는 좀 부담스러울 수 있겠죠.
국민의힘 의원들 입장에서는 다음 총선 공천이 제일 중요한데, 이번 전당대회는 사실 공천과 직결되는 전당대회는 아니니까요. 하지만 마음속에선 저 사람한테 줄을 서면 내 공천에 도움이 될까, 안 될까 고민하고 있을 겁니다.
당대표 선출에 가장 표를 많이 갖고 있는 사람들은 결국 국민의힘 당원들이죠. 과연 당원들의 마음은 어떨까요?
일단 이재명 대통령에 대해서는 여전히 반감이 있겠죠.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애증이 있을 겁니다. 본인들이 배출한 대통령에 대해 애정과 함께 당을 이렇게 만든 증오도 같이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요. 전반적으로는 화가 많이 나 있는 것 같습니다. 누구에 대해서? 윤 전 대통령에 대해서도 화가 나 있고, 한동훈 전 대표도 뭔가 이 사태에 대한 책임이 있는 것 같고, 대선에서 진 김문수 후보도 책임이 있는 것 같고요. 그런데 또 이들을 뛰어넘을 새로운 인물이 딱 나타난 건 아닌 상황입니다. 그러다 보니까 이번 전당대회는 당원 투표율이 낮을 거라는 얘기들도 많이 나오던데요. 아직까지 당원들은 이런 고민 속에 있는 것 같습니다.
또 한 쪽,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선거에서 이기려면 중도층 마음을 잡아야 하죠. 중도층은 어떤 마음일까요?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완전히 선을 그은 것 같고, 이재명 대통령에 대해서는 잘하는 건 지지하고, 비판도 하죠. 중도라는 건 이재명 대통령에 대한 맹목적인 지지자들은 아니니까요.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선거에서 이기려면 이들의 마음을 갖고 와야 하는 상황입니다.
이런 것들이 새로운 당대표 선출에 대한 표심이 되는 겁니다. 어려운 것 같아요. 지금 이렇게 다양한 생각들이 얽혀 이번 전당대회에서 누가 대표가 되는지 결정되는 겁니다.
▶ 국민의힘 새 당대표 발등에 떨어진 4가지 과제
국민의힘의 새 당대표가 될 사람에게는 네 가지 과제가 있는데요. 유력 당권주자인 김문수‧장동혁 vs 조경태‧안철수 후보는 이 과제들에 대해 어떤 입장을 보이고 있는지, 당대표가 되면 어떤 일들이 벌어질지 한눈에 정리를 해보겠습니다.

이번 전당대회에서 가장 시끄러운 건, 전한길 씨 입당 문제죠. 결국은 아스팔트 우파와의 관계를 어떻게 형성할 건지에 대한 건데요. 이건 윤어게인이나 부정선거 문제와도 이어지는 부분입니다. 여기에 대해 김문수‧장동혁 후보는 껴안고 가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왜? 이 대통령과 싸워야 하니까. 안 그래도 힘이 없는데, 다 쳐내면 이재명 대통령하고 누가 싸우냐는 거죠. 반면, 안철수‧조경태 의원은 “아스팔트 우파는 우리 당에서 나가라”는 입장입니다. 이거는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과도 이어지는 거죠. 그래야 당이 쇄신하고, 혁신하고 중도로 나갈 수 있다는 겁니다.
두 번째 과제는 내년 지방선거입니다. 내년 6월이니까 1년도 안 남았습니다. 누가 당대표가 되는 게 내년 지방선거에서 유리할지가 중요한데요. 이재명 대통령을 잘 견제하고, 잘 싸울 수 있는 야당이 돼야겠죠. 그냥 무턱대고 싸우는 게 아니라 이 싸움으로 국민들의 마음을 얻을 수 있어야 합니다. 이재명 정부의 잘못된 부분 지적하고, 야당으로서 협치할 건 또 협치를 해야 국민들이 좋아하겠죠. 무턱대고 이재명 대통령 하는 거 다 싫다고 반대하면, 윤석열 정부 때 자신들이 비판했던 민주당하고 다를 게 없는 거 아니겠습니까? 누가 이재명 대통령과 잘 싸우면서도 국민들 마음을 얻어서 지방선거에서 승리할 수 있을 것이냐가 이번 당대표 선택 조건 중 하나가 될 겁니다.
세 번째는 특검 수사 대응입니다. 국민의힘을 향해서 날아오고 있는 이 특검의 칼날을 김문수‧장동혁 후보는 온몸으로 막겠다는 거죠. 반면, 조경태‧안철수 후보들은 막지 않겠다는 입장으로 보입니다. 안철수 후보는 특검에 찬성했고, 조경태 의원은 아예 “특검 수사 대상은 당을 나가라”고 얘기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은 지금 당의 주류인 친윤과의 관계입니다. 이 부분은 김문수‧장동혁 후보도 세모(△)입니다. 둘 다 친윤계 핵심은 아니기 때문에 100% 친윤과 같은 색깔로 갈 거라고 장담할 수 없는 겁니다. 김문수 후보 같은 경우는 김문수계가 새로 형성될 수도 있겠죠. 국민의힘 계열과는 좀 다른 김문수 후보 주변 사람들이 있는데, 친윤계와 어떤 관계를 형성할지는 모르는 거죠. 장동혁 후보도 마찬가지입니다. 조경태‧안철수 후보는 친윤 주류와 확실히 선을 긋고 있는데요. 이들 중 당대표가 나오면 친윤과의 단절 쪽으로 가게 될 거고, 국민의힘은 더 시끄럽게 되겠죠. 왜냐하면, 여전히 당의 주류는 친윤이니까요.
이런 상황에서 8월 22일, 과연 국민의힘 당원들과 국민 민심은 누구를 국민의힘의 당대표로 선출할지 궁금해집니다.
퀴즈 나갑니다!

정답 아시는 분은 유튜브 영상 밑에 댓글 남겨주시면 제가 다섯 분 추첨해서 선물 드리겠습니다. 복잡한데 궁금한 이슈도 댓글로 남겨주시면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아시죠? 평일 오후 7시엔 <뉴스A> 주말 오후 3시엔 <동앵과 뉴스터디>.
오늘 순서 여기까지입니다. 감사합니다.
구성: 동정민‧이남희 기자, 김정연 작가
연출: 황진선 PD
제작: 신민철‧박현아 PD‧인턴 김수빈
2020년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이후 이준석 당대표 됐는데, 아웃됐죠. 친윤들이 몰아냈습니다. 그리고 주호영‧정진석 비대위원장 이어지다가 친윤 김기현 대표 체제가 세워졌는데, 역시나 임기 채우지 못했죠. 한동훈 비대위원장을 투입해서 선거 치르고, 황우여 비대위원장으로 갔다가, 전당대회에서 한동훈 대표가 선출됐죠. 하지만 계엄 사태 이후 사퇴했습니다. 그다음에 권영세 비대위원장, 김용태 비대위원장, 현재 송언석 비대위원장까지, 국민의힘 간판으로 여덟 번째 비대위 체제입니다. 이제 새로운 당대표를 뽑으려고 하는 상황입니다.

새로운 당대표 선출을 앞두고, 한동훈 전 대표가 불출마를 선언했죠. 김문수, 안철수, 양향자, 장동혁, 장성민, 조경태, 주진우 ‘7파전’이 될 것으로 보이는데요. 과연 이들 중 누가 위기의 국민의힘 대표가 될까요? 누가 당대표가 되느냐에 따라 국민의힘은 어떻게 바뀔까요? 새 당대표 앞에 놓인 4가지 숙제는 무엇이고, 당 위기를 어떻게 수습할지 짚어보겠습니다.
▶ 대선 패배 후 당권 도전… 김문수의 강점과 약점

국민의힘 새로운 당대표로 가장 당선 가능성이 높은 사람, 정치권에서는 이 사람을 꼽고 있습니다. 바로 김문수 후보입니다. 직전 대선후보였다는 강점을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김문수 후보는 불과 두 달 전 국민의힘 대선후보로 선출됐죠. 결선투표에서 김문수 후보 56.53%, 한동훈 전 대표는 43.47%를 득표했는데요. 당원 투표에서는 61.25%로 더 압도적으로 이겼습니다. 일반 여론조사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일반 여론조사에 역선택 방지 조항이 들어가 있어서 기본적으로 국민의힘 지지층 당원과 큰 차이가 나지는 않습니다. 대선후보 선출 당시엔 당원 투표와 일반 여론조사 비율이 50:50이었죠. 이번 전당대회에선 당원 투표가 80%라서 가장 유리하다고 보는 겁니다.
정치권 이야기를 들어보면, 표심이라는 게 묘해서 내가 뽑은 후보에게는 아무래도 애정을 갖게 된다고 합니다. 내가 대선후보로 김문수 후보를 찍었고, 두 달 후에 김문수 후보가 당대표 선거에 또 나왔다면, 자연스럽게 또 그쪽으로 마음이 간다는 겁니다. 직전 대선후보였다는 것은 김문수 후보에게는 엄청난 강점이 되는 건데요.
하지만, 이게 또 약점이 되기도 하죠. 대선에서 패배한 장수라는 점. 역대 대선주자들을 보면, 보통 대선에서 지면 한동안 자숙을 했습니다. 그런데, 김문수 후보 입장에서는 이 ‘대선 패배’ 약점을 보완해 줄 사례가 생겼습니다. 바로 이재명 대통령이죠. 이 대통령은 20대 대선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패배한 후 얼마 안 돼 민주당 대표가 됐죠. 심지어 당대표를 두 번 했습니다. 지금도 대선 패배 책임이 있는 사람이 무슨 당권 도전을 하느냐는 비판이 없는 건 아니지만, 이재명 대통령도 그랬다는 할 말이 생긴 거죠.
김문수 후보의 또 하나의 강점을 꼽는다면, 대선을 거치면서 자산으로 쌓인 ‘청렴한 이미지’입니다. 그럼에도 김문수 후보 쪽으로 힘이 완전히 쏠리지 못하는 이유들도 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게 ‘극우 이미지’인데요. 김문수 후보는 대선후보 되기 전 전광훈 목사랑 같이 당을 만들어 활동했었습니다. 조원진 우리공화당 쪽과도 함께 했죠. 자유통일당과 우리공화당 색채가 여전히 남아 있고, 최근 전한길 씨 입당 문제에 대해 반대하지 않았습니다. 여기에 ‘부정선거’와 ‘윤어게인’ 논란도 따라붙는 상황. 그래서 국민의힘이 쇄신해서 미래로 가야 하는데 오히려 과거로 퇴행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습니다.
강점이자 약점은 계파가 없다는 점입니다. 김문수 후보는 국민의힘을 떠난 지 오래됐다가 조기 대선 국면에서 입당했죠. 그래서 당내 계파가 없습니다. 이게 김문수 후보로서는 약점인데요. 어제 살펴본 것처럼 국민의힘 주류는 친윤인데, 김 후보는 한동안 당을 떠나 있어서 이 친윤 의원들과의 접점이 그렇게 많지가 않습니다. 엄밀히 따지면 윤 전 대통령과도 아주 가까운 사이는 아닙니다. 대선을 같이 뛰지도 않았고, 계엄 이후 갑자기 윤 전 대통령을 옹호하면서 뜬 거죠. 그러니 친윤 입장에서는 굳이 김문수 후보를 찍어야 할 이유가 있느냐 하는 거죠. 민주당에서 우리를 내란 공범으로 몰아세우면서 정당 해산까지 이야기하고 있는데, 김문수 후보가 당대표 되면 극우 이미지 때문에 더 몰아가는 거 아니냐는 불안감이 있는 겁니다.
계파가 없다는 게 강점이 되는 이유는, 김 후보 입장에서 친윤 눈치 볼 필요가 없다는 건데요. 김문수 후보가 대선후보 된 데에 친윤들의 지분이 거의 없습니다. 오히려 친윤들은 한덕수 후보로 바꾸려고 했죠. 김 후보 입장에서는 당대표가 되면 본인의 소신대로 할 수 있다는 강점이 되기도 하는 겁니다.
친윤 일각에서는 이런 말도 나옵니다. “오히려 이번엔 김문수 후보가 하는 게 낫겠다”고요. 친윤의 가장 큰 관심은 3년 뒤 공천인데, 당대표 임기는 2년밖에 안 되죠. 그러니까 이번엔 지지율 가장 높은 김문수 후보가 당대표 하고, 어차피 내년 지방선거에서 이기기도 힘들 것 같으니 이 선거 지면 당대표에서 물러나지 않겠느냐 하는 거죠. 이렇게 시간을 좀 벌고, 우리 쪽에 맞는 다음 당대표 후보를 세우자는 생각입니다.
또 하나, 강점이자 약점은 ‘차기 대선주자’ 부분인데요. 이제 여야의 권력은 차기 대선주자로 향하게 될 겁니다. 누가 차기 대선주자가 될 거냐 하는 문제도 다음 총선 공천권과 연결이 돼 있죠. 차기 대선주자가 3년 뒤 공천권을 주도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김문수 후보가 차기 주자가 될까요? 지금 73세인데 5년 뒤면 70대 후반입니다. 고령인데, 차기 대선에 나오기 힘든 것 아니냐는 고민이 있죠. 지금 제일 힘센 사람이 당대표가 돼서 이재명 대통령하고 싸워보는 게 괜찮지 않겠냐는 고민도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강점이자 약점이 되는 거죠. 결국은 이게 다 공천권하고 연결이 되는 거예요.
그렇다면, 김문수 후보가 국민의힘 당대표가 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김문수 후보의 당대표 출마 선언문을 보면 지향점이 명확합니다. “반미, 극좌, 범죄 세력들이 이재명 정부와 민주당을 접수했습니다. 유례없는 이재명 총통 독재는 국회를 장악해 야당을 무시하고 입법 폭주를 일삼고 있습니다. 행정부는 지금 이재명 총통 독재의 하수인으로 전락하고 말았습니다. 사법부마저 부패하고 정치화되어 이재명 정권의 눈치 보기에 급급하고 있습니다. 국민께서는 묻고 계십니다. 국민의힘은 왜 싸우지 않는가? 저 김문수는 국민을 위해 싸워서 이기는 정당으로 국민의힘을 혁신하겠습니다. 내부 총질과 분열을 극복하겠습니다.”
이재명 정부가 너무 문제이기 때문에 닥치고 싸워야 된다는 거죠. 그러면서 싸울 지향점으로 반미, 극좌, 범죄를 들었습니다. 이념적인 기반을 갖고 있는 거죠. 자유민주주의와 정통 보수의 가치를 기반으로 싸워야 한다는 겁니다. 그리고 이 대통령의 사법리스크 문제를 계속 들고 나와야 한다는 겁니다. 싸움의 지점이 대선 때와 크게 다른 것 같지 않은데요. 그리고 마지막에는 “내부 총질과 분열 극복”을 들었습니다. 지금 돌아가고 있는 당 쇄신과 윤석열 정부와의 절연 보다는 이재명 대통령과 싸워야 한다는 쪽에 더 방점이 찍혀 있습니다.
▶ “극우몰이 안 돼!” 장동혁의 강점과 약점은?

김문수 후보와 결이 비슷한 또 한 명의 당권주자가 있습니다. 바로 장동혁 후보입니다. 재선 의원인데, 이렇게 빨리 유력 정치인 반열에 오른 의원이 많지 않습니다.
사실 장동혁 후보는 친한동훈계였습니다. 한동훈 비대위원장 시절 사무총장으로 같이 일했고, 한동훈 대표 선출 때 러닝메이트로 함께 나가서 수석최고위원이 됐습니다. 계엄 해제 표결에도 참여를 했었습니다. 그러다가 윤 전 대통령 탄핵을 두고 한동훈 전 대표와 완전히 갈라섰죠. 한 전 대표는 탄핵 찬성, 장 후보는 탄핵에 반대하는 입장. 윤 전 대통령 체포 저지를 위해 관저 앞으로 달려갔던 사람이기도 하죠.
장동혁 후보의 당대표 출마 선언 보면, 여기도 지향점이 명확합니다.
“내부총질과 탄핵 찬성으로 윤석열 정부와 당을 위기로 몰아넣고 이제 와서 민주당이 만든 ‘극우’라는 못된 프레임을 들고 와 극우몰이를 하는 것은 결코 용납될 수 없습니다. 이재명 정부와 제대로 싸우게 만드는 것이 바로 혁신의 시작입니다. 제대로 싸우는 사람만 공천받는 시스템을 만들겠습니다. 우리 당 의원이 나서서 45명 의원들에게 당 떠나라고 한다면 본인 스스로 당을 떠나서 민주당에서 정치하시면 됩니다.”
윤석열 전 대통령과 절연하지 않는다고 극우로 몰아가는 건 민주당이 만든 못된 프레임이고, 그 프레임으로 체포 저지 때 관저 갔던 당 의원들 45명에게 떠나라고 하는 사람은 민주당으로 가라는 겁니다.
장동혁 후보의 강점은 새로운 인물이라는 거죠. 반면, 약점이라고 한다면 장 후보가 당대표 되면 탄핵의 바다로 더 들어가는 거 아니냐는 우려입니다. 지금 윤희숙 혁신위원장 하고도 싸우고 있죠. 윤희숙 위원장이 “아예 당을 탄핵의 바다로 더 깊숙이 몰아넣고 있다”면서, 장 후보를 인적 쇄신 대상으로 찍었습니다. 이에 대해 장 후보가 “내부 총질”이라고 하자, 윤 위원장 “당에 수류탄 던진 사람”이라고 맞받았는데요.
장동혁 후보는 “부정선거에 대해서도 따져봐야 한다” “윤어게인 세력도 품어야 한다”고 하죠. 결국은 이 두 가지, ‘부정선거’와 ‘윤어게인’의 벽을 넘을 수 있을 것이냐. 김문수‧장동혁 이 두 사람이 비슷한 미래를 그리고 있는 겁니다.
▶ 한동훈은 결국 불출마, 가장 고민했던 부분은?

끝내 불출마를 선언한 한동훈 전 대표도 좀 보겠습니다.
한동훈 전 대표는 왜 불출마를 선언했을까요? 일단 현실적으로 또 당선되기 쉽지 않은 측면이 있습니다. 여러 여론조사를 보면 김문수 후보에 비해서 밀리고 있는 게 사실입니다. 이미 당대표 했었는데, 아직 당의 주류인 친윤들의 마음을 얻지 못했죠. 바른말을 하는데 세게 하니까 밉상인 측면도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데요. 그러면서 같이 부각된 약점 하나가 ‘계엄 유발자’라는 점입니다. 한동훈 전 대표가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너무 각을 세우면서 계엄을 하게 유발한 거 아니냐는 생각을 하는 당원들도 상당수 있습니다.
이러한 약점과 반대로 계엄 책임이 없다는 강점도 있습니다.
윤 전 대통령의 잘못을 여당 대표로서 반대했었고, 계엄 사태 때 앞장서서 국회로 향해 계엄 해제 표결을 해야 한다고 했죠. 계엄에 대한 책임이 없기 때문에,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과 쇄신에 있어서는 가장 적임자일 수도 있는 겁니다. 또 하나는 잘 싸운다는 겁니다. 이재명 대통령과 제일 잘 싸울 수 있는 공격수 중 한 명인 건 분명해 보입니다.
국민의힘 의원들에게는 지금의 특검 국면에 대한 불안감이 있는데요. 내란 특검, 김건희 특검, 채상병 특검이 지금 전방위로 국민의힘을 압박해 오고 있습니다. 이걸 어떻게 넘을 것이냐를 두고 한동훈 전 대표를 보는 두 가지 시선이 있습니다. 하나는 한동훈 전 대표는 계엄에 책임이 없고, 이 특검 국면에서 친윤들 싹 몰아내고 당을 장악하려 할 거라는 불신의 시선입니다. 또 하나는 한동훈 전 대표가 검찰을 잘 알죠. 검찰 출신이고, 한때 조선제일검이라 불렸던 인물이죠. 그러니 방패 역할을 잘해줄 수 있지 않겠냐는 기대도 있습니다.
결국 한동훈 전 대표는 당대표에 출마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지금 당선이 만만치 않은 상황이라는 점입니다. 한동훈 전 대표 쪽 얘기 들어보면 만약에 당대표가 된다 하더라도 영남 친윤이 주류인 이 당에서 쇄신의 공간이 나오겠느냐는 고민도 있었다고 합니다.
▶ 김문수‧장동혁에 맞서 ‘반극우연대’ 형성?

한동훈 전 대표의 제일 큰 고민은 과연 김문수 후보를 이길 수 있느냐는 거였는데요. 이런 상황에서 ‘반극우연대’가 주목받고 있습니다.
김문수‧장동혁 후보 중에서 당대표가 나오면 ‘윤어게인’과 ‘부정선거’의 벽을 넘을 수 없기 때문에, 이들과 완전히 절연하고 가야 한다는 연대가 형성되는 분위기인데요. 여기에 뛰어든 사람이 바로 오세훈 서울시장입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최근 이런 글을 올렸죠. “지금은 정권 실패와 대선 패배에 책임 있는 분들이 물러서야 할 시점이다. 현재 국민의힘은 특정 목소리에 치우친 밸런스 붕괴 상태”라고요. 오세훈 서울시장이 김문수 후보가 당대표 되면 안 된다는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겁니다.
오 시장은 당권 도전에 나선 안철수‧조경태 후보를 만났고, 한동훈 전 대표는 안철수 후보와 유승민 전 의원을 만나는 모습을 보였는데요. 지금 국민의힘에서 김문수-영남 친윤과 각을 세우는 이러한 연대가 형성될 조짐이 보이고 있는 겁니다.
일각에서는 이게 나중에 ‘분당’까지 갈 수도 있다는 얘기도 나오지만, 이건 아직 먼 얘기로 보입니다. 김문수 후보가 당대표 당선이 유력하게 보이는 상황 속에서 반극우연대의 움직임이 이번 전당대회의 큰 변수가 될 것은 확실해 보입니다.
▶ 김문수‧장동혁과 대척점에 선 안철수‧조경태

당권주자 중 안철수 후보는 당대표 출마를 선언하면서 이렇게 밝혔습니다.
“12·3계엄, 탄핵, 지난 대선의 참담한 실패를 거치며 우리 당은 끝없이 추락했습니다. 직접 칼을 들겠습니다. 당대표가 돼 단호하고도 강력한 혁신을 직접 추진하겠습니다. 우리 당을 반드시 살려내고, 이재명 정부의 폭주를 막아 내년 지방선거를 잘 치르고 다음 총선의 교두보를 만들겠습니다.”
김문수 후보가 당대표가 되면 내년 지방선거에서 쉽지 않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요. 안철수 후보는 당대표로는 새로운 인물일 수 있는데, 비주류라는 약점이 있죠.
한동훈계라고 불리는 PK 6선 조경태 의원도 출마를 선언했죠. 출마 선언 때 “우리 당을 백척간두의 위기로 몰고 간 세력들을 청산하겠습니다. 이번 전당대회는 과거를 반성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이기 때문에, 혁신에 동참하는 분들은 후보 단일화를 해야 한다”고 했는데요.
앞서 장동혁 후보가 “관저 앞에 나간 45명 보고 나가라고 하는 사람은 민주당 가서 정치하라”고 했던 게 조경태 후보를 얘기한 겁니다. 조 후보는 윤 전 대통령 옹호했던 사람은 당에서 나가라는 쪽이거든요. 그 정도로 지금 각은 확실히 서 있는 상황입니다. 그 중간에 주진우 의원이 출마 선언을 했습니다. 약간 중간자적 위치에서 ‘젊고 강한 보수’를 내세웠죠.
▶ 당대표 선출 앞둔 ‘위기의 국민의힘’… 변수는?
이번 전당대회의 가장 큰 변수는 표를 갖고 있는 사람들이 쥐고 있겠죠. 그들은 그러면 어떤 마음을 갖고 있을까요? 제가 여기저기서 들은 취재 내용을 종합해 보면 이런 것 같습니다.

표를 누가 갖고 있습니까? 일단 국민의힘 의원들이 갖고 있죠. 이들은 지금 세 가지 생각을 할 겁니다.
먼저 ‘이번 특검을 어떻게 넘기지?’일 텐데요. 특검 국면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을 향해 압박이 들어오고 있으니 지금 의원들은 혼란스럽습니다. 권성동‧이철규‧임종득 의원 등 여러 명이 압수수색을 당하고 있는데, 이에 대해 국민의힘 의원들이 항의를 하러 갔죠. 그런데 그 숫자가 한 20여 명밖에 안 됩니다. 이 20여 명도 주로 지도부입니다. 지금 지도부 말고는 항의하러 가지도 않아요. 지금 의원들이 마음이 복잡한 겁니다. 본인에게 칼이 날아올 수도 있는 상황이니까요. 민주당에서는 계엄 해제 표결에 참여하지 않은 모든 국민의힘 의원들을 대상으로 수사한다는 얘기도 나오고, 국민의힘을 아예 해산시켜 버리겠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지 않습니까.
그러면, 국민의힘 의원들은 자신들을 잘 지켜줄 수 있는 당대표 후보에게 마음이 가겠죠. 김문수 후보는 확실히 지켜주겠다고 얘기를 했습니다. “3대 특검이라는 정치 수사가 매일 뉴스를 도배하고 있습니다. 당대표가 되면 비상인권보호 변호인단을 구성해서 억울한 피해자들을 보호하는 데 적극 나서겠다”고요.
그런데, 국민의힘 의원들 입장에서는 김문수 후보가 윤어게인과 부정선거 등 자꾸 윤석열 전 대통령과 오버랩 되는 게 많으니, 김 후보를 지지하면 계엄을 옹호한 것처럼 비치는 것 아니냐, 국민의힘 해산 추진하겠다는 민주당에게 오히려 길을 터주는 것 아니냐는 고민이 있는 거죠. 계엄에서 자유로운 사람이 당대표가 되는 게 정당 해산 같은 걸 막기에는 더 좋은 거 아니냐는 생각이 있는 겁니다. 하지만, “특검 대상자들은 당을 떠나라”라면서 강하게 쇄신을 외치고 있는 조경태 후보 같은 경우는 좀 부담스러울 수 있겠죠.
국민의힘 의원들 입장에서는 다음 총선 공천이 제일 중요한데, 이번 전당대회는 사실 공천과 직결되는 전당대회는 아니니까요. 하지만 마음속에선 저 사람한테 줄을 서면 내 공천에 도움이 될까, 안 될까 고민하고 있을 겁니다.
당대표 선출에 가장 표를 많이 갖고 있는 사람들은 결국 국민의힘 당원들이죠. 과연 당원들의 마음은 어떨까요?
일단 이재명 대통령에 대해서는 여전히 반감이 있겠죠.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애증이 있을 겁니다. 본인들이 배출한 대통령에 대해 애정과 함께 당을 이렇게 만든 증오도 같이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요. 전반적으로는 화가 많이 나 있는 것 같습니다. 누구에 대해서? 윤 전 대통령에 대해서도 화가 나 있고, 한동훈 전 대표도 뭔가 이 사태에 대한 책임이 있는 것 같고, 대선에서 진 김문수 후보도 책임이 있는 것 같고요. 그런데 또 이들을 뛰어넘을 새로운 인물이 딱 나타난 건 아닌 상황입니다. 그러다 보니까 이번 전당대회는 당원 투표율이 낮을 거라는 얘기들도 많이 나오던데요. 아직까지 당원들은 이런 고민 속에 있는 것 같습니다.
또 한 쪽,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선거에서 이기려면 중도층 마음을 잡아야 하죠. 중도층은 어떤 마음일까요?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완전히 선을 그은 것 같고, 이재명 대통령에 대해서는 잘하는 건 지지하고, 비판도 하죠. 중도라는 건 이재명 대통령에 대한 맹목적인 지지자들은 아니니까요.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선거에서 이기려면 이들의 마음을 갖고 와야 하는 상황입니다.
이런 것들이 새로운 당대표 선출에 대한 표심이 되는 겁니다. 어려운 것 같아요. 지금 이렇게 다양한 생각들이 얽혀 이번 전당대회에서 누가 대표가 되는지 결정되는 겁니다.
▶ 국민의힘 새 당대표 발등에 떨어진 4가지 과제
국민의힘의 새 당대표가 될 사람에게는 네 가지 과제가 있는데요. 유력 당권주자인 김문수‧장동혁 vs 조경태‧안철수 후보는 이 과제들에 대해 어떤 입장을 보이고 있는지, 당대표가 되면 어떤 일들이 벌어질지 한눈에 정리를 해보겠습니다.

이번 전당대회에서 가장 시끄러운 건, 전한길 씨 입당 문제죠. 결국은 아스팔트 우파와의 관계를 어떻게 형성할 건지에 대한 건데요. 이건 윤어게인이나 부정선거 문제와도 이어지는 부분입니다. 여기에 대해 김문수‧장동혁 후보는 껴안고 가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왜? 이 대통령과 싸워야 하니까. 안 그래도 힘이 없는데, 다 쳐내면 이재명 대통령하고 누가 싸우냐는 거죠. 반면, 안철수‧조경태 의원은 “아스팔트 우파는 우리 당에서 나가라”는 입장입니다. 이거는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과도 이어지는 거죠. 그래야 당이 쇄신하고, 혁신하고 중도로 나갈 수 있다는 겁니다.
두 번째 과제는 내년 지방선거입니다. 내년 6월이니까 1년도 안 남았습니다. 누가 당대표가 되는 게 내년 지방선거에서 유리할지가 중요한데요. 이재명 대통령을 잘 견제하고, 잘 싸울 수 있는 야당이 돼야겠죠. 그냥 무턱대고 싸우는 게 아니라 이 싸움으로 국민들의 마음을 얻을 수 있어야 합니다. 이재명 정부의 잘못된 부분 지적하고, 야당으로서 협치할 건 또 협치를 해야 국민들이 좋아하겠죠. 무턱대고 이재명 대통령 하는 거 다 싫다고 반대하면, 윤석열 정부 때 자신들이 비판했던 민주당하고 다를 게 없는 거 아니겠습니까? 누가 이재명 대통령과 잘 싸우면서도 국민들 마음을 얻어서 지방선거에서 승리할 수 있을 것이냐가 이번 당대표 선택 조건 중 하나가 될 겁니다.
세 번째는 특검 수사 대응입니다. 국민의힘을 향해서 날아오고 있는 이 특검의 칼날을 김문수‧장동혁 후보는 온몸으로 막겠다는 거죠. 반면, 조경태‧안철수 후보들은 막지 않겠다는 입장으로 보입니다. 안철수 후보는 특검에 찬성했고, 조경태 의원은 아예 “특검 수사 대상은 당을 나가라”고 얘기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은 지금 당의 주류인 친윤과의 관계입니다. 이 부분은 김문수‧장동혁 후보도 세모(△)입니다. 둘 다 친윤계 핵심은 아니기 때문에 100% 친윤과 같은 색깔로 갈 거라고 장담할 수 없는 겁니다. 김문수 후보 같은 경우는 김문수계가 새로 형성될 수도 있겠죠. 국민의힘 계열과는 좀 다른 김문수 후보 주변 사람들이 있는데, 친윤계와 어떤 관계를 형성할지는 모르는 거죠. 장동혁 후보도 마찬가지입니다. 조경태‧안철수 후보는 친윤 주류와 확실히 선을 긋고 있는데요. 이들 중 당대표가 나오면 친윤과의 단절 쪽으로 가게 될 거고, 국민의힘은 더 시끄럽게 되겠죠. 왜냐하면, 여전히 당의 주류는 친윤이니까요.
이런 상황에서 8월 22일, 과연 국민의힘 당원들과 국민 민심은 누구를 국민의힘의 당대표로 선출할지 궁금해집니다.
퀴즈 나갑니다!

정답 아시는 분은 유튜브 영상 밑에 댓글 남겨주시면 제가 다섯 분 추첨해서 선물 드리겠습니다. 복잡한데 궁금한 이슈도 댓글로 남겨주시면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아시죠? 평일 오후 7시엔 <뉴스A> 주말 오후 3시엔 <동앵과 뉴스터디>.
오늘 순서 여기까지입니다. 감사합니다.
구성: 동정민‧이남희 기자, 김정연 작가
연출: 황진선 PD
제작: 신민철‧박현아 PD‧인턴 김수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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