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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하세요” 불 끄는 기업들…칼퇴근 공약 실현 가능성
2017-02-25 19:48 정치

장시간 근무와 반복되는 야근, 우리나라 근로자들의 현실입니다. 이색 칼퇴근 제도를 도입한 기업들도 있지만 아직은 일부에 그치고 있는데요.

그래서인지 대선주자들은 앞다퉈 '칼퇴근' 공약을 내놓았습니다. 그런데 지켜질 수 있는 걸까요?

박선희, 박준회 기자가 차례로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오후 6시가 가까워오자 은행원 권지현 씨는 업무 마무리에 분주해집니다.

잠시 후 컴퓨터가 저절로 꺼집니다.

칼퇴근을 독려하기 위해 오후 6시면 PC를 강제 종료 시키기 때문.

[권지현 / IBK기업은행 과장]
10시, 11시까지 다 야근하기도 하고 했었는데 14~16초 (PC 오프 이후엔) 퇴근 후에도 자기계발 할 수 있고 친구와 가족들도 시간을 더 보낼 수 있어서 만족도가 높은 편이고"

[현장음]
"팀장님, 내일 뵙겠습니다. (안녕, 잘가.)"

눈치 볼 것 없이 퇴근하는 직원들의 발걸음은 가볍습니다.

시차출퇴근제를 시행중인 이 회사는 출근 시간에 따라 퇴근 시간이 제각각입니다.

오후 5시부터 하나둘 당당히 자리를 뜨더니

[현장음]
"갈게요"

오후 7시가 지나자 아예 사무실 불이 꺼집니다.

하지만 한국의 노동시간은 OECD 35개국 중 멕시코에 이어 2위. 한국 직장인은 주 5일 중 평균 2.3일 야근 중입니다.

[스탠드업]
출근 시간 지키듯 퇴근 시간도 칼같이 지키는 것, 한국 모든 직장인의 이 소박한 바람이 이뤄지는 날이 올 수 있을까요?

많은 근로자들은 여전히 정시퇴근을 못하고 잦은 야근으로 인해 피로가 계속 쌓인다고 호소합니다.

대선주자들은 너나 없이 저녁이 있는 삶을 외치며 칼퇴근 관련 공약들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사원 / 네이버 웹툰 '가우스전자' (음성대역)]
"저기 오늘 일이 있어서 먼저 퇴근 좀…"

[차장 / 네이버 웹툰 '가우스전자'(음성대역)]
"뭐? 다들 야근 하는데 혼자만 간다고?"

근로시간을 줄여 삶의 질을 높이고 저출산, 일자리 문제까지 한번에 해결하겠다는 대선 주자들.

[문재인 /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지난 16일)]
"특별한 이유 없이 관행으로 이뤄지던 연장근로를 금지시키겠습니다."

[안철수 / 국민의당 의원(지난 21일)]
"3~40대 근로자들에게 과도하게 편중된 노동 시간을 줄이고…"

[유승민 / 바른정당 의원(지난 3일)]
"정시퇴근하고 야근 줄이고 주말근무 없애고… "

직장인들은 일단 기대감을 드러냅니다.

[이모 씨 / 직장인]
"(야근으로) 집에가면 12시 되거나 가끔 자정을 넘기기도 하죠. 칼퇴근법을 제정하는 것은 좋은 취지라고 봅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임금에 대한 노사정 합의가 없으면 칼퇴근 공약이 지켜지기 어렵다고 지적합니다.

[한재준 / 인하대 글로벌금융학과 교수]
"사측에서는 실질 임금의 상승이나 업무의 비효율이 초래되는 것이기 때문에 당연히 반발이 있을 것이고요. "

모든 기업의 근무시간을 일괄 규제하면 생산성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비판도 나옵니다.

[윤창현 / 서울시립대 경영학과 교수]
"나중에 가서 기업의 경쟁력이 줄어들고 나면 생사의 문제가 있겠다…"

칼퇴근 공약 시행까지 넘어야 할 장애물들이 많습니다.

채널A 뉴스 박준회입니다.

영상취재: 조승현 이준희 추진엽
영상편집: 장세례 손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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