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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착한뉴스]마음의 병 고치는 ‘트럭 의사’
2017-02-25 20:01 사회

누구나 자신의 병을 감추고 싶어하지만 특히 마음의 병이라면 더 얘기하기 어렵죠.

정신병을 바라보는 곱지 않은 시선 때문일 텐데요.

병원에서 환자를 마냥 기다릴 수 없다며 직접 환자를 찾아 거리로 나선 정신과 의사가 있습니다.

김예지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작은 테이블을 두고 마주앉아 진지하게 이야기를 듣고 있는 한 남자.

[현장음]
"그 과정이 참 힘들었을텐데… "

무료 고민 상담사, 정신과 전문의 임재영 씨입니다.

그의 상담 공간은 자비를 들여 개조한 1톤 짜리 화물차.

조그만 창문도 달고 포근한 느낌이 들도록 잔디카펫에 하트모양 쿠션으로 꾸몄습니다.

임 씨가 억대 연봉을 마다하고 트럭 속 무료 상담사가 된 건 지난해 2월.

정신과 진료기록이 남을까 두려워 병원 오길 주저하던 환자들을 스스로 찾아 나선 겁니다.

[임재영 / 정신과 전문의]
"병원에 있을 때 제가 만난 분, 그 분들의 얘기, 그분 가족들의 얘기, 계속 듣다보면 더 빨리 오실 수 있었을텐데… "

[임재영 / 정신과 전문의]
"아직도 정신과 치료에 대해서 편견들이… "

'정신나간 정신과 의사'라는 별명까지 들어가며 어려운 결정을 내렸지만 한 명도 상담을 못한 날이 허다했습니다.

[임재영 / 정신과 전문의]
"왜 정신과 의사가 병원에 있어야지, 왜 저렇게 트럭 몰고 싸돌아 다니냐, 지 사진까지 붙이고."

[임재영 / 정신과 전문의]
"믿음이 안 가니 못하셨던 것 같아요."

하지만 그렇게 1년, 진심은 통했습니다.

그간 트럭에서 취업, 경제, 가족 문제까지 그와 고민을 나눈 사람만 250명에 이릅니다.

[임재영 / 정신과 전문의]
"마음의 짐을 저한테 내려놓고 가시는 거니까, 훨씬 마음을 편해하고 가시는 것 같아요."

[임재영 / 정신과 전문의]
"사실 그 맛에 하는 거에요."

고민 들어주는 남자에게도 고민은 있습니다.

[임재영 / 정신과 전문의]
"하루에 수십명이 도와달라고 하시니까 사실 마음이 안타깝고 그 분들께 죄송하고 이걸 어떻게 풀어나가야될까."

더 많은 이들의 고민을 듣고 싶어 요즘 무료 상담 비영리단체를 구상하고 있습니다.

[임재영 / 정신과 전문의]
"지역마다 이 트럭이 다 한대씩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그런 날이 왔으면 좋겠어요. 죽기 전에."

채널A 뉴스 김예지입니다.

영상취재 : 홍승택
영상편집 : 강민
그래픽: 성정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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