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전국적으로 신공항 건설이 여기저기서 추진되고 있습니다. 그 중 대표적인 게 바로 새만금 신공항이죠. 올해 첫 삽을 뜨려는 상황이었는데, 법원이 “짓지 마라, 건설하지 마라” 이렇게 제동을 걸었습니다.
새만금이 전북에 있죠. 그러니까 전북 정치권, 지금 난리가 났습니다. 주민들한테 “신공항 지어서 새만금 발전시킬 거다” 얘기 다 해놨는데, 막상 첫 삽 뜨려는 순간 못 하게 된 거예요.
판사가 새만금 공항 기본계획을 취소해야 한다고 했는데요. 이유가 뭐냐. 환경 파괴, 안전 위험, 경제성 부족. 이런 걸 조목조목 따져본 겁니다.
보통 공항은 예비타당성 조사 같은 것도 제대로 안 하고 그냥 밀어붙이는 경우 많죠. 정치권에서 공항 지으면 주변 사람들은 좋아하거든요. 교통 편해지죠, 상권 생기죠, 선거 앞두고 공약으로 딱 좋죠. 그래서 보통 환경 조사, 가성비 이런 건 제대로 따지지도 않고, “일단 짓자” 하고 추진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근데 이번에 법원이 제동을 걸면서 전국적으로 지금 긴장 상태예요. “그럼 다른 공항들은 괜찮은 거냐, 다 지을 수 있는 거냐” 이런 얘기까지 나오고 있는 겁니다.
오늘 제가 법원의 판단 기준을 쭉 설명해 드릴 건데요. 들어보시면 “그래도 지역 균형 발전을 위해선 공항이 필요하다” 생각할 수도, “판결 보니까 문제 있다. 신중하게 봐야겠다” 느낄 수도 있을 겁니다. 한 번 판단해 보시죠.

▶ 새만금 신공항 사업, 도대체 뭐길래?
새만금 사업은 세계 최대 규모의 간척 사업입니다. 전북 군산, 김제, 부안 앞바다를 막아서 무려 409㎢ 매립지와 담수호를 조성하는 거죠.
4단계 발전 계획 중 1단계는 이미 끝났습니다. 매립이 상당히 진행됐고, 얼마 전엔 잼버리도 거기서 열렸었죠. 앞으로 매립지랑 담수호를 전부 조성하는 건데, 지금은 2단계 진행 중이고, 그 핵심 사업 중 하나가 바로 새만금 신공항입니다.
사업비가 무려 22조 원. 어마어마한 돈이 들어가는 거죠. 새만금 지역을 5개 권역으로 나누는데, 그중 1권역에 신공항을 짓기로 했습니다. 옆에 군산공항이 있긴 한데, 이거보다 훨씬 크게 짓겠다는 겁니다. 2050년에 매립 사업이 완전히 끝날 계획인데, 2단계 핵심이 바로 이 신공항이에요.
처음 발표했을 땐 사업비 8077억 원이었죠. 김의겸 새만금개발청장이 임명돼서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미 여러 과정을 거쳤어요. 계획 타당성 검토, 사전 타당성 조사, 입지 선정, 전략 환경영향평가. 이걸 통해서 1권역에 새만금 국제공항을 짓기로 확정한 겁니다.
기본계획 수립, 고시까지 다 끝났어요. 계획에 따르면 8077억 원 들여서 서해 가까이니까 중국·일본·동남아 관광객들이 많이 올 거고, 연간 100만 명 이용을 예상한다는 겁니다. 또 화물 운송 같은 산업적 효과도 크다고 했죠.
여기서 중요한 게, 원래는 국가 비용 500억 원 이상이 들면, 예비타당성(이하 예타) 조사를 반드시 해야 됩니다. 그런데 이 사업은 2019년 국회에서 특별법을 통과시켜 예타 면제를 시켜버렸습니다. 사실 신공항들 대부분 예타 면제 많이 받습니다. 지역 정치권에서 밀어붙여서 통과시켜 버리거든요.
그래서 이 새만금 공항도 예타 없이 그냥 진행된 겁니다. 문재인 정부 시절 발표됐고, 올해 첫 삽 뜨려고 한 거죠. 근데 발표된 지 3개월 만에 주민들이랑 시민단체가 소송을 냅니다. “새만금 공항 들어서면 새와 비행기 충돌 위험 크다, 생태계 파괴된다” 이렇게 맞선 거죠. 국토부는 “아니다, 다 조사해서 문제없다” 이렇게 반박했는데, 법원이 결국 주민들 손을 들어준 겁니다.

▶ 법원 “국토부, 새만금신공항 조류 충돌 위험 축소”
자, 그럼 법원이 왜 “새만금 신공항 건설 취소하라” 했는지 봐야겠죠. 제일 첫 번째 이유는 조류 충돌이 위험하다는 겁니다.
판결문에도 여러 차례 사례가 나와요. 작년 12월 제주항공 참사, 우리 국민 179명 목숨을 앗아간 큰 사고였는데, 무안국제공항에서 벌어진 겁니다. 원인은 새 떼와 충돌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했잖아요. 그런데 법원은 뭐라고 했나. 새만금 공항은 무안공항보다 더 위험하다, 이렇게 본 거예요.
왜 그런지 하나씩 따져보죠. 사전 타당성 조사 때는 아예 조류 충돌 위험 평가를 안 했습니다. 당시 항목에 없었다는 거예요. 그다음 전략 환경영향평가 때는 “조류 충돌 위험 있다” 언급은 했습니다. 근데 입지 선정 과정에서는 이 위험을 제대로 반영 안 했다는 겁니다.
보고서 내용을 보면요. “위험은 있지만 먹이 공급 차단하고, 조류 이동 모니터링 하면서 저감할 수 있다” 이렇게만 돼 있었어요. 그러니까 위험은 있는데 결론은 “큰 문제 없다”고 정리해 버린 거죠.
위험성을 평가해 봐야 하잖아요. 두 가지 모델이 있는데, 첫 번째 모델로 평가해봤더니 민물가마우지 포함 6종은 위험하니까 대책 필요하다, 이렇게 나옵니다. 두 번째 모델로 평가하면 더 심각해요. 꿩, 흰뺨검둥오리까지 포함해서 9종이 위험하다. 특히 흰뺨검둥오리는 충돌 가능성이 크다, 이렇게 적혀 있습니다.

두 번째 모델로 연간 예상 조류 충돌 횟수를 다른 공항과 비교해봤습니다. 인천공항은 연간 2.9회, 군산공항은 0.04회, 무안공항은 0.07회 충돌 위험이 계산돼요. 그런데 새만금 신공항은 무려 연간 45.9회. 무안공항보다 637배 위험하다는 결과가 나온 겁니다.
게다가 치명적인 기체 손실 사고, 그러니까 진짜 대형 사고가 날 주기까지 계산해 보니까요. 인천공항은 295년마다 한 번, 원주공항은 약 13만 년에 한 번 사고가 날 수 있다는 거예요. 그런데 새만금은 빠르면 19년 만에 치명적인 기체 손실 사고 날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온 겁니다. 아무리 길어야 84년, 짧으면 19년. 이거 심각하죠.
근데 국토부가 어떻게 했느냐. 위험이 크게 나오니까 자기들한테 유리한 걸로 그냥 내요. 판결문에 그대로 적혀 있어요. 그러니까 판사가 “이거 축소한 거 아니냐”라고 본 겁니다.
게다가 처음 보고서는 새만금 반경 13km 안에서 159종을 평가했는데, 나중엔 보완하면서 반경 5km로 줄여서 109종만 대상으로 삼았어요. 역시 의도적으로 위험을 축소했다는 의심을 산 거죠.
▶ 조류 충돌 해결 방법 들어보니… 생태계 파괴?
조류 충돌 가능성은 있다고 해도 그 위험을 방지할 수 있는 대책만 있다면 괜찮겠죠. 국토부는 이렇게 얘기를 합니다. “조류 이동성을 조사 평가해 방안을 만들겠다”고요. 그런데 법원이 이걸 받아들이지 않는 이유가 있습니다. 조류 이동성을 조사해 항로를 좀 바꾸거나 운항 시간을 바꾸는 정도 갖고는 위험을 막아낼 수 없다고 본 겁니다.
법원은 조류 충돌을 하거나 생태계를 파괴하거나 둘 중 하나는 피하기 어렵다고 본 거예요. 왜냐하면, 충돌을 막으려면 새들을 쫓아내야 됩니다. 오지 못하게 해야 되는데 새만금은 법정 보호종, 반드시 지켜야 되는 조류들이 많이 사는 곳이에요.
실제 위치를 보면요. 공항 예정지에서 불과 8km 떨어진 곳에 ‘새들의 낙원’이라는 조성 계획지가 있어요. 철새들이 오는 곳이죠. 또 7km 거리에는 서천 갯벌이 있습니다.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이에요. 거기에도 철새들이 엄청 옵니다. 거기다 9km 떨어진 곳엔 야생생물 보호구역도 있어요. 그러니까 사방이 전부 새들이 모이는 곳이에요. 당연히 충돌 위험도 커지고, 그걸 막으려면 생태계 훼손이 생긴다는 겁니다.

국토부가 대책이라고 내놓은 게 뭐냐. 첫째, 먹이랑 휴식지를 줄이겠다는 겁니다. 쉽게 말하면 새들 먹고 쉴 공간 없애겠다는 거죠. 둘째, 공항이 들어서면 소음·진동·조명·먼지 때문에 새들이 알아서 떠날 것이다. 셋째, 새들이 스트레스 받아서 번식 못 하고 개체 수 줄어들 거다. 이게 방지책이라는데, 사실상 생태계 파괴 얘기잖아요.
그래서 국토부가 “괜찮다, 우리 3권역에 새 생태용지 새로 만들 거다. 거기로 옮겨가면 된다” 이렇게 말했어요. 그런데 법원이 보니까, 그 3권역이 공항 부지에서 13km 떨어져 있어요. 새들이 거기로 갈 보장이 없다는 겁니다.
그랬더니 국토부가 또 뭐라고 했냐. “그럼 포획해서 옮기겠다.” 그런데 이게 불법이에요. 법정 보호종을 잡아서 옮기는 게 가능합니까? 안 되죠. 그래서 판사는 “이건 애초에 성립이 안 된다”고 본 거예요.
결국 결론은 이겁니다. 새만금 공항은 조류 충돌을 막으려면 생태계를 파괴해야 하고, 생태계 보호하려면 충돌 위험이 남는다. 어느 쪽도 해결이 안 된다. 그래서 불가피하게 생태계 파괴가 일어난다, 이게 법원 판단입니다.
▶ 경제성도 없어…법원 “사업 계획 취소하라”
공항 건설 취소 결정을 내린 세 번째 이유, 바로 경제성이 없다는 거예요. 2019년 자료에 따르면, 들어가는 비용은 6535억 원이에요. 근데 그걸로 벌 수 있는 편익이 얼마냐, 3129억 원밖에 안 된다는 겁니다.
비용 대비 편익 비율(B/C)이라는 게 있는데요. 이게 1이 넘어야 사업성이 있다고 봅니다. 그런데 0.479밖에 안 나옵니다. 그러니까 “경제성이 안 나온다”는 게 법원 판단이에요.

게다가 예비타당성 조사도 안 했습니다. 원래 국가사업에서 500억 원 이상 들어가는 건 반드시 예타를 거치게 돼 있거든요. 그래야 경제성이 있는지 없는지 따질 수 있죠. 근데 이 새만금 신공항은 2019년에 특별법으로 예타 면제를 시켜버렸습니다. 그러니까 검증 절차를 생략하고 밀어붙인 거죠.
보니까 옆에 군산공항, 바로 옆에 있는데 여기는 이미 적자예요. 이런 거 다 따져봤을 때 새만금 공항 건설은 기본 계획을 취소해야 한다고 하면서 건설 취소 결정을 낸 겁니다.
▶새만금신공항 올스톱…다른 공항은?
이번 판결 나오자마자 전북 지역은 난리가 났습니다. 전북도지사부터 시작해서 전북 국회의원 7명 전원이 뭐라고 했냐면요. “새만금 신공항 총력 대응해서 지키겠다.” 이렇게 다 선언해 버린 거예요. 당연히 항소하겠죠. 이번 판결은 1심이니까 끝난 게 아닙니다. 항소도 하고, 대법원까지 가야 하니까 아직은 진행 중이에요. 그렇다고 해서 지금 당장 삽 뜰 수는 없습니다. 법원이 건설 취소라고 했으니까요. 하지만 전북도는 그래도 계획은 차근차근 진행하겠다고 입장을 내놨습니다.
이제 관심은 어디로 쏠릴까요. “그럼 다른 공항들은 괜찮은 거냐?” 이거예요. 제일 대표적인 게 가덕도 신공항입니다. 부산 가덕도 신공항도 지금 한창 추진 중이거든요. 원래는 박근혜 정부 때 김해공항 확장으로 가려고 했는데, 문재인 정부 들어와서 뒤집고 가덕도로 방향을 틀었죠. 그리고 2021년 2월, 국회에서 가덕도 특별법을 통과시킵니다. 이게 언제냐면 2021년 2월인데 국회 통과하고 2개월 만에 부산시장 보궐 선거가 있었어요. 그러니까 여야가 다 합심해서 부산 표심을 잡으려고 이걸 밀어붙였다는 얘기가 많았죠. 그 결과 박형준 시장이 당선되기도 했고요.

지금 가덕도 신공항은 이견이 없어요. 여야 모두 부산이 워낙 중요한 표심이기 때문입니다. 아까 새만금 신공항도 이재명 정부 국정과제에 포함이 돼 있고 가덕도 신공항도 포함이 되어 있어요. 2029년 조기 개항이 포함된 기본 계획이 이미 고시된 상태죠.
가덕도특별법도 국회를 통과했잖아요. 예비 타당성 조사 안 해요. 그다음에 사업비 약 13조 5천억을 국비로 지원합니다. 국토부에서 처음엔 건설이 불가능하다고 했어요. 안전성 시공성 운영성 환경성 경제성 접근성 항공 수요 다 따져보니까 여기는 안 되겠다고 하는데 밀어붙이는 거죠. 가덕도 이곳이 남쪽이니까 태풍이 많이 오잖아요. 태풍이 많이 오면 바람이 많이 불잖아요. 그럼 위험하죠. 그래서 논란이 있었는데 지금 진행을 하고 있는 겁니다. 그런데 똑같이 여기도 주변 시민단체나 주민들이 지금 취소 소송을 내놨어요. 가덕도 신공항도 조류 충돌의 위험, 태풍과 안개로 인한 위험이 있다는 겁니다. 아직 결과는 안 나왔고 지금 재판이 진행 중에 있습니다.
대구 경북 통합신공항도 예비타당성 조사를 면제하고 국비를 상당히 지원할 수 있는 법안이 이미 국회를 통과한 상태죠.
주민들 입장에선 공항이 있으면 좋죠. 공항을 세우면 많은 사람들이 오기 편하니까 그 지역이 발전할 수 있다는 논리, 지금 당장의 경제성만으로 이걸 평가하면 안 된다는 논리도 있는 거예요.
그렇더라도 위험하고 생태계도 파괴되고 우리나라에 공항 15개가 대부분 적자로 경제성도 없는데 또 지을 거냐는 논의가 이어지는 것 같습니다.
이번 판결이 의미가 있는 건 신공항 건설에 법원이 처음으로 제동을 건 겁니다. 따져보니까 안 짓는 게 맞다는 거죠. 현재 10개 정도의 신공항이 추진되고 있는데요. 이번 판결을 기준으로 한다면 또 다른 공항도 제동이 걸릴 수 있기 때문에 주목을 받았던 겁니다.
이 판결이 2심에선 달라질지, 또 다른 공항들의 재판에선 다른 판결이 나올지 지켜보시면 흥미로운 포인트가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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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성: 동정민‧이남희 기자, 이은주 작가
연출: 황진선 PD
제작: 박현아‧신민철 PD‧인턴 김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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