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핵추진 잠수함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한미 정상이 만났어요. 모두 관세 협상에 관심이 있던 중 이재명 대통령이 관세 얘기는 한마디도 안 하고 안보 얘기만 하더니 대뜸 운을 뗍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뭔가 오해를 좀 하고 있다”면서요. 그러면서 핵추진 잠수함의 원자력 연료 공급을 허용해 주면 우리 기술로 재래식 무기를 탑재한 잠수함을 여러 척 건조할 수 있다고 한 겁니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이 오케이 하면서 글을 씁니다. "핵추진 잠수함을 만들 수 있도록 내가 승인하겠습니다."
이게 어마어마한 건입니다. 사실 핵추진 잠수함 건조는 김영삼 정부 때부터 우리의 숙원 사업이었어요. 지금 전 세계에서 핵추진 잠수함을 가지고 있는 나라는 6개 국가밖에 없습니다. 미국, 중국, 러시아, 영국, 프랑스 5개국은 유엔에서 승인해줘서 핵을 개발할 수 있는 지정 국가들이죠. 그다음에 인도는 유엔 승인 국가는 아니지만 사실상 핵을 갖고 있어요. 이렇게 6개국 외에 우리나라가 처음으로 핵추진 잠수함을 만들 길이 열린 겁니다.
그러자 중국이 발끈했습니다. "한미 양측은 핵 비확산 임무를 성실히 이행하기 바란다"고요. 일본도 "우리도 핵잠수함 도입, 모든 선택지 배제하지 않는다” 이러고 있는 거예요.
일단, 핵추진 잠수함이 우리한테 좋은 거라고 하는데 왜 좋은 건지. 그리고 실제로 진척이 잘 안되고 있다고 하는데 왜 그런 건지. 또 핵추진 잠수함이 건조가 된다면 우리나라엔 어떤 일이 발생하는 건지. 궁금한 게 한둘이 아니죠. 제가 압축해서 이 의문점들을 한 방에 다 풀어보려고 합니다.
이번 APEC 기간에요. 캐나다 총리가 한국에 와서 거제조선소를 방문했습니다. 김민석 국무총리와 함께 장영실함에 올랐죠. 캐나다 총리가 온 이유, 한국이 워낙 잠수함을 잘 만드니까 자기네 잠수함을 만들어서 팔라는 겁니다. 무려 60조 원 사업이래요. 우리와 독일이 경쟁하고 있어요. 또 트럼프 대통령이 우리 보고 마스가 하라는 이유가 뭐예요? 우리가 배를 잘 만들죠. 이미 우리는 디젤 잠수함도 만들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지금 가지려고 하는 건 뭐예요? 핵잠수함, 여기에 ‘추진’이라는 말을 넣었잖아요. 정확히 말하면 핵을 싣고 다니는 잠수함은 아니에요. 우라늄을 고농축시켜 핵연료를 쓴다는 건데, 결국 연료의 문제예요. 물론 핵추진 잠수함에 핵탄두를 싣고 다닐 수는 있겠죠. 그게 지금 북한에서 개발하고 있는, 잠수함에서 쏘는 미사일 SLBM이잖아요. 어쨌건 핵을 싣고 다니는 잠수함을 얘기하는 건 아니라는 오해는 푸셨으면 좋겠습니다.
▶ 핵추진 잠수함, 뭐가 좋은가?

그럼 우리는 디젤 잠수함을 만들 수 있는데 왜 핵추진 잠수함을 만들려고 하느냐. 핵추진 잠수함과 디젤 잠수함이 극명한 차이가 있거든요. 바로 연료의 차이입니다. 핵추진 잠수함은 우라늄을 농축시킨 걸 연료로 사용하고 디젤 잠수함은 디젤 엔진을 돌려서 전기를 만들어요. 발전기에 저장해 놓은 전기 추동력으로 가는 건데요. 그런데 이 디젤 잠수함이 치명적인 단점이 있습니다. 잠수함은 물 밑에서 몰래 다니는 게 무서운 건데 디젤 잠수함은 하루에 두세 번씩 물 위로 올라와야 해요.
왜냐하면, 디젤 엔진은 산소와 결합해야 전기를 발생시키는데 물 안에는 산소가 없잖아요. 그래서 물 위에 올라왔을 때 디젤이 산소와 결합해서 전기를 만들고 그 전기를 축전기에 저장한 채 물밑으로 들어가는 거예요. 그런데 추진제는 시간이 지나면 방전이 되잖아요. 그래서 방전되기 전에 다시 물 위로 올라와 산소와 결합해 다시 전기를 만든 다음 내려가야 합니다. 그래서 이게 치명적인 단점이라는 겁니다. 하루에 두세 번 올라와야 하니 들키잖아요. 자꾸 올라오면 딱 보이니까요.
반면, 핵추진 잠수함은 이론적으로는 무제한 잠수가 가능합니다. 물 위로 올라올 필요가 없으니까요. 물 밑에서 계속 연료를 넣어 달릴 수 있다 보니 핵추진 잠수함을 ‘바다의 유령’이라고 부르는 거예요. 유령 무섭잖아요. 안 보이니까요.
두 번째, 디젤 잠수함은 방전이 되잖아요. 핵추진 잠수함 속도가 더 빠르긴 하지만 디젤 잠수함과 엄청난 차이가 나지는 않아요. 그런데 문제는, 만약 핵추진 잠수함이 레이더에 걸렸어요.
그러면 요격당하기 전에 도망가야 하잖아요. 그럴 때 핵추진 잠수함은 최대 속도로 끝없이 달릴 수 있어요. 그런데 디젤 잠수함은 속도를 빨리 내면 방전이 빨리 되는 거죠. 최대 속도로 달리면 1시간 정도 지나면 방전이 돼버립니다. 그전에 올라와서 다시 충전해야 돼요. 그러면 도망을 빨리 못 가겠죠. 느리게 가거나 최대 속도로 도망간 다음 물 위로 올라가서 빨리 충전하고 다시 내려가야 하는 상황. 걸릴 확률이 훨씬 높아지는 거죠. 그리고 수면에 충전하러 올라올 때 소음도 많이 난다고 합니다.
우리에게 핵추진 잠수함이 왜 이게 필요하냐. 지금 북한이 핵추진 잠수함을 만들고 있거든요. 국정원이 공식적으로 인정을 했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못 만들어요. 그래서 만들 길을 열어달라고 이번에 트럼프 대통령에게 얘기를 하고 OK를 받은 겁니다. 사실 우리는 실력이 좋아서 바로 만들 수 있어요. 연료만 넣어주면 돼요. 그런데 그동안 왜 연료를 못 넣었는지. 그리고 얼마나 오랫동안 핵추진 잠수함을 준비해 왔던 건지 설명드리겠습니다.
▶ 30년 숙원 사업 핵잠수함, 이번엔 농축 제한 풀릴까?
30년 숙원사업이던 핵잠수함, 왜 안 됐을까요? 이유는 미국이 반대했으니까요. 우리는 잠수함 만들 능력이 됩니다. 우리가 또 원전 강국이잖아요. 미국이 오케이만 해주면 바로 핵추진 연료를 만들 수 있어요. 연료도 우리가 만들 수 있고 잠수함 만들 실력도 되는 거예요. 잠수함 만들 실력 있는 나라가 별로 없습니다. 호주 같은 경우는 핵추진 잠수함을 미국이 만들고 미국 연료를 어마어마한 돈을 주고 사 가기만 해요. 우리는 다 가능한데 미국이 막으니까 못 했어요.
김영삼 전 대통령 시절, 1993년 북한이 이즈음에 핵 개발을 시작하거든요. NPT(핵확산금지조약) 탈퇴하고 그럴 때예요. 1990년대 초반에 북한이 핵추진 잠수함 건조를 지시합니다. 당시에 북한의 영변 핵 개발 시설이 발견되면서 미국이 실제로 영변 핵시설을 폭격하려 해요. 마지막에 우리도 반대하면서 직접 폭격하지는 않았는데 어쨌든 김영삼 대통령 때부터 핵추진 잠수함 건조를 지시합니다.
그러고 나서 DJ도 극비리의 사업을 추진하지만 확보를 못 합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도 재추진하지만 이게 정보가 샙니다. 그러면서 또 제동이 걸리죠. 문재인 전 대통령도 중장기 계획에 포함했다가 미국 측에서 거부하고요. 이번 대선 때 보수 진영에서 김문수 후보나 한동훈 후보가 핵추진 잠수함 개발을 대선 공약으로 들고 나옵니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하려고 했는데 못한 이유는 한미 원자력 협정 때문입니다. 2015년 박근혜 정부 때 한미 원자력 협정을 개정하면서 우리도 우라늄을 농축할 수 있는 길이 열렸습니다.

핵 연료를 넣는 건 두 가지 방식이 있어요. 고농축과 저농축. 고농축은 90% 이상 농축시키는 거고 저농축은 20% 미만으로 농축하는 겁니다. 고농축은 훨씬 힘을 세게 낼 수 있어요. 연료 교체도 필요하지 않고요. 저농축은 7년 내지 10년마다 연료를 교체해야 하고 원자로 크기도 훨씬 작고 조용해요. 대신 고농축은 바로 핵무기로 전환할 수 있죠. 그래서 고농축은 위험도가 높고 저농축은 상대적으로 위험도가 낮아요. 무기를 사용하기 위한 추진력이 되려면 고농축이어야만 가능하기 때문에 잠수함의 연료를 고농축으로 하느냐 저농축으로 하느냐가 중요하죠. 미국은 고농축으로 만들기 때문에 미국 핵추진 잠수함 성능이 훨씬 뛰어나요.
우리나라는 고농축까지는 바라지도 않아요. 고농축은 더 핵무기로 전환될 위험이 높기 때문에 전 세계가 경계를 많이 합니다. 그래서 저농축만이라도 허용해 달라고 하는 거죠. 한미 원자력 협정을 보면 20% 미만으로 농축할 수 있지만 제한이 큽니다. 두 가지 조건이 까다로워요. 모든 핵물질의 재처리 및 이전은 미국과 합의해야만 해요. 더 큰 문제는 연구 또는 개발, 군사적 목적으로는 이용할 수 없도록 돼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핵추진 잠수함을 왜 만드려고 해요? 북한이 우리 영토를 침범하면 반격하려고 방어용으로 만들려는 거잖아요. 군사적 목적이죠. 그래서 군사적 목적으로 사용하지 못하는 조항을 미국이 풀어줘야 되는 거예요.
그런데 지금까지 왜 안 풀어줬을까요? 그건 군사적 목적으로 20%를 풀어 줬다가 핵 개발에 사용할까봐 그런 거예요. 게다가 미국은 그동안 2차 대전 이후에 나가사키와 히로시마의 핵폭탄 두 발을 때린 것에 대해 엄청난 비판을 받았잖아요. 워낙 많은 사람이 죽었으니까요. 그러면서 미국과 러시아가 비핵화 하자고 합니다. 핵무기를 좀 줄이자. 그래서 전 세계에서 5개 국가 외에는 핵을 못 가지게 한 겁니다. 그런데 만약 한국에 핵물질을 군사적으로 쓸 수 있게 길을 열어주면 옆에 있는 일본은요? 또 북한도 핵 개발한다고 해서 엄청난 제재를 가하고 있잖아요. 북한은 탈퇴했지만 NPT로 핵 확산을 못 하게 해야 하는데 한국이 군사적 목적으로 핵연료를 이용할 수 있게 되면 핵 확산 위험성이 조금이라도 생기기 때문에 미국은 반대해 왔던 거예요.
그래서 이재명 대통령이 처음에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 하면서 “오해가 좀 있는데…”로 시작했죠. 이게 무슨 얘기냐 하면 지난 8월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처음 만났을 때 핵추진 잠수함 이야기를 꺼냈다는 거예요.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이 시큰둥했다는 거죠. 그래서 “오해를 하는 게 있는데요” 하면서 “북한하고 중국은 핵추진 잠수함을 갖고 있는데 우리가 대항하려니까 좀 힘드네요”라고 얘기를 하는 거예요. 우리는 북한과 중국을, 미국도 중국을 견제하고 싶잖아요. 그러니까 우리가 좀 견제할 수 있게 열어달라고 얘기를 한 겁니다.
사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선 공약으로 핵추진 잠수함을 내걸지도 않았는데 왜 취임하자마자 이걸 꺼내들었을까요? 그리고 그동안 미국은 핵추진 잠수함 건조를 다 막아왔는데 트럼프 대통령은 왜 오케이라고 했을까요? 핵 잠수함 빅딜이 어쩌다 성사됐고 끝까지 해피엔딩이 될 수 있을지 살펴보려고 합니다.
▶ 자주국방 실현에 꼭 필요한 핵추진 잠수함?
사실 핵추진 잠수함은 보수 정권에 더 유리한 얘기입니다. 핵무장은 보수 정권 쪽에서 목소리가 많이 나오죠. “우리도 핵을 가져야 해”, “북한에 맞서려면 미국만 믿고 있으면 안 돼” 하면서 핵무장 얘기가 나와요. 그다음 원전 하자는 쪽도 보수 정권이죠. 진보 정권은 평화와 환경을 강조하고 탈원전을 많이 외치잖아요. 그렇게 따지면 핵추진 잠수함은 보수 정권에서 밀어붙일 것 같은 생각이 드는데 꼭 그렇지만도 않은 게 자주국방은 진보 정권에서도 많이 들고 나와요. 왜냐하면 자주국방의 근간은 주한미군에 의존하지 않겠다는 것과 연결이 되기 때문이죠.
근데 ‘자주’라는 말을 북한이 많이 하잖아요. 북한이 한국 비판할 때 “너네는 미국의 식민지야”, “너네 자주 독립해야 해” 아직도 이런 얘기를 하잖아요. 그러다 보니 보수 정권에서는 자주국방이라는 말에 알레르기가 있어요. 자주국방은 북한 쪽에 가깝고 주한미군을 빼자는 이야기로 연결이 되기 때문에 보수 정권도 자주국방 얘기를 하긴 하지만 대놓고 자주국방이라는 표현을 잘 쓰진 않아요. 어쨌건 핵추진 잠수함이 자주국방에는 도움이 되는 거죠. 그러다 보니까 이재명 대통령이 말하는 ‘실용외교’로 핵추진 잠수함을 들고 나오는 거예요.
이재명 대통령은 자주국방을 전면으로 내세웠습니다. 국방비 내년도 예산을 올해보다 8.2%나 높이고 공격적인 자주국방 액션 플랜으로 방위비를 올리겠다고 해요. 트럼프 대통령은 그전부터 “주한미군에 미국 돈 너무 많이 들어간다. 한국 지키는데 우리가 왜 이렇게 돈을 많이 내야 돼” 그러면서 주한미군을 중국 쪽이나 대만 쪽으로 빼려고 하는 유연화 시도가 있잖아요. 보수 정권 쪽에서는 안보가 위험해진다고 생각해 상당히 경계하고 있는 이슈죠. 어쨌든 이재명 대통령은 “방위비 올려줄게. 그다음엔 전시작전권 우리가 가져올게”라면서 한미 연합사에 가 있는 전시작전권도 전부 갖고 오겠다는 거예요. 그리고 또 하나가 핵추진 잠수함입니다. 이 세 가지를 패키지를 이재명 대통령이 ‘자주 국방 액션 플랜’으로 추진하고 있어요.
그런데 보수 정권 입장에서도 핵추진 잠수함에 대해 반대할 이유는 없습니다. 어쨌건 우리의 안보가 더 세지기 때문에요. 그러니까 평화를 강조하는 진보 진영 쪽에서는 우리나라가 먼저 핵과 관련된 무기에 시동을 걸면 한반도 전체가 불안해진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있지만 보수 진영에서는 핵추진 잠수함 추진하는 것에 대해 반대하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 트럼프가 ‘핵추진 잠수함’ 건조 오케이 한 이유는?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은 왜 갑자기 핵추진잠수함을 해주기로 했을까요? 이재명 대통령이 그걸 노린 거죠.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는 중국을 커지는 걸 막아야 돼요. 대만 이슈도 있죠. 그런데 미국 돈으로 막는 것보다는 한국이 한국 돈으로 자체 방어력을 키워주면 크게 막을 이유 없다는 분석도 있고요. 두 번째, 마가의 핵심이 뭐예요? 미국의 제조업을 부흥시키는 거예요. 제조업 부흥의 일부분이 조선업이죠. 마스가와 연결이 됩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핵추진 잠수함을 한국에 승인해주는 대가로 미국의 조선업을 살리려는데 연결시키려고 하는 것 같아요. 그러다 보니까 해피엔딩으로 갈 거냐 말 거냐가 애매해진 상황이 된 게 트럼프 대통령이 핵추진 잠수함 승인해줬다 그랬잖아요. 그런데 뒤이어서 이런 글을 올립니다.

“한국은 핵추진 잠수함을 훌륭한 미국 필라델피아 필리조선소에서 건조할 것이다. 미국의 조선업은 곧 대대적 부활을 맞을 것이다”라고요.
여기서부터 이상한 거예요. 왜냐. 우리는 핵추진 잠수함 만들 수 있어요. 기술이 디젤 잠수함보다 엄청 어려운 것도 아니래요. 게다가 우리는 원전 강국이잖아요. 저농축 하는 거 어려운 것도 아니에요. 하면 돼요. 농축해서 잠수함에 넣으면 핵추진 잠수함 되는 거예요.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에서 만들라고 얘기하는 겁니다. 우리는 한국에서 만들어서 한국 연료를 넣으려고 했는데 미국에서 핵추진 잠수함을 만들라고 하니 그때부터 머리가 복잡해진 겁니다.
이번에 이재명 대통령이 8월에 처음 워싱턴 갔을 때 필리조선소에 갔죠. 마스가 때문에 갔어요. 이 필리조선소를 한화오션에서 1억 달러를 주고 인수를 했는데 여기에 10억 달러 추가로 투자를 하기로 했거든요. 다 망해가는 조선소예요. 아무 것도 없다는 겁니다. 여기서 우리 잠수함을 만들려고 하니까 전문가 입장에서는 ‘그럴 바에 안 만드는 게 낫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예요. 한국에서 만들면 이미 잠수함 만들었죠. 연료 만드는 비용만 들어가요. 그런데 필리조선소에서 잠수함을 만들려면 거제조선소를 옮겨야 하는 수준입니다. 기반 시설, 인력 장비 만드는 비용이 천문학적이라는 겁니다. 한국에서 만들어도 5년 10년 걸린다는데 기반 시설 다 닦고 잠수함을 건조하면 한국에서 만드는 것보다 시간도 어마어마하게 더 걸리겠죠. 배가 뚝딱 만들어지는 게 아니잖아요.
또 수출 통제 때문에 미국에서 만든 배는 미국 의회의 허락 없이는 못 나가요. 자칫하면 필리 조선소에서 핵추진 잠수함 만들어 놓고 미국이 승인 안 해주면 한국으로 갖고 오지도 못한다는 거예요. 그러니 “이럴 바에야 안 만드는 게 났겠다”는 말이 나오는 건데, 들리는 말에 의하면 미국도 알긴 안다는 거예요. 필리조선소에서는 못 만든다는 걸.
두 번째는 ‘연료를 사가라’입니다. 이게 무슨 얘기냐 하면 트럼프는 오케이를 했는데 미국 내부에서 정리가 잘 안된 거예요. 국무부, 에너지부, 상무부가 신중하게 보고 있다는 거죠. 미국이 가장 걱정하는 건 뭡니까? 한국이 저농축이라도 군사적으로 허용해주면 이걸 몰래 핵으로 만들지 않을까 우려하는 거죠. 그래서 미국 연료를 사가라는 건데, 이 부분에 대해서 명확히 정리가 안 된 거예요. 물론 미국이 대놓고 “무조건 연료 사 가세요”라고 한 적은 없어요. 그런데 미국이 연료에 대한 답을 안 한다는 거예요. 상당히 골치가 아파지는 겁니다. 일단 물꼬는 텄는데 끝까지 해피엔딩으로 갈 거냐는 어떻게 될지 명확히 알기 어려운 이런 상황으로 봐야될 것 같습니다.
핵추진 잠수함, 판도라의 상자를 열었다고 할 정도로 특히 한반도 주변 국가는 아주 초미의 관심사거든요. 왜 그런지 정리합니다.
이 대통령은 자주국방 차원에서 핵추진 잠수함을 추진하고 있는 거고 트럼프 대통령은 마스가에 활용을 하려고 핵추진 잠수함을 승인해 준 것 같아요. 중국은 핵추진 잠수함을 갖고 있어요. 북한도 핵추진 잠수함 만들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북한과 중국을 방어하려면 우리도 핵추진 잠수함이 있어야겠어요. 일본도 “우리도” 이렇게 되는 거예요. 간단치 않은 문제가 여기에 있는 거죠. 우리 정부가 원자력 잠수함이라고 불러달라고 하는 이유가 미국이 허락을 안 해줄까봐 그런 겁니다. 한반도가 군사적으로 경쟁하는 구조가 되는 걸 미국이 부담스러워하니까요.
당장 중국은 이번 한중 정상회담 때 상당히 불쾌함을 표한 걸로 전해집니다. 우리가 설득은 했다고는 하지만 중국에서는 한국의 핵추진 잠수함에 반대예요. “한국과 미국이 핵 비확산 의무를 성실히해라”, “왜 한국한테 이런 기회를 주냐” 이거죠. 중국은 뭘 우려하는 거겠어요? 한국의 핵추진 잠수함이 결국은 미국과 함께 할 거니까 중국 바다에 미국의 영향력이 커지는 걸 우려하는 거죠. 일본은 덩달아 “그럼 우리도 핵추진 잠수함 선택지를 배제하지 않고 같이 만들어 볼까요?” 이러고 있는 겁니다. 사실 한국 입장에서는 일본을 견제하는 측면도 있습니다. 일본 다카이치 총리가 당선되자마자 핵잠수함으로 가는 길을 열려고 했거든요.

그리고 북한이 왜 가장 위협이라는 거예요? 자주국방의 상대가 북한이잖아요. 북한은 이미 1년 반 전부터 핵추진 잠수함을 만들겠다고 공표했습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핵 동력 전략 유도탄 잠수함 건조 실태를 지시했고 그 결과가 김근옥 영웅함이에요. 이게 핵추진 잠수함이에요.
그러면서 1년에 두 척은 만들라고 지시했다는 겁니다. 북한 입장에서는 한국에 핵추진 잠수함이 생기면 어마어마하게 신경이 쓰이는 겁니다. 아까 제가 핵추진 잠수함을 바다의 유령이라고 불렀잖아요. 왜 바다의 유령이에요? 북한 해역을 넘어 다녀도 발견을 못하는 겁니다.
송승종 교수가 이렇게 표현했더군요. “언제든 모르는 사이에 뒤통수 한 대 맞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하면서 밤길을 걷는 것과 같다”는 거예요. 북한 입장에서는 우리가 핵추진 잠수함을 만드는 순간 레이더에 잘 포착이 되지 않기 때문에 간단치 않은 문제입니다.
쭉 설명 들어보면 ‘미국하고 해피엔딩으로 완전히 끝날 수 있을까?’ ‘협상 여부가 불투명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죠. 시간만 끌다가 트럼프 대통령 정부 임기 끝나고 마스가에 대한 우리의 활용력이 떨어지면 핵추진 잠수함을 해주는 척하다가 끝까지 허락 안 해줄 상황일 수도 있을 것 같아요. 반대로 성사되면 우리는 군사 강국이 되는 겁니다. 일곱 번째로 핵추진 잠수함을 만들어서 활용할 수 있는 국가가 되는 것이죠.
하지만 군비 경쟁이 벌어질 수 있는 한반도 주변에서 우리가 만들면 일본은 허락을 안 해줄 수 있을까요? 군비 경쟁이 벌어지면서 한반도 전체가 화약고로 떠오를 수도 있는 상황도 배제할 수는 없습니다. 한국의 핵추진 잠수함 이슈가 어디로 흘러갈지 모르는 새로운 변수가 된 거죠.
퀴즈 나갑니다.

정답 아시는 분은 댓글 남겨주시면 다섯 분 추첨해서 선물드리겠습니다. 댓글 남겨주시면 선물 드리고 풀어도 드리겠습니다.
아시죠? 평일 오후 7시엔 <뉴스A> 주말 오후 3시엔 <동앵과 뉴스터디>.
오늘 순서 여기까지입니다. 감사합니다.
구성: 동정민‧이남희 기자, 이은주‧허인하 작가
연출: 황진선 PD
제작: 신민철‧박현아 PD‧인턴 김수연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이 오케이 하면서 글을 씁니다. "핵추진 잠수함을 만들 수 있도록 내가 승인하겠습니다."
이게 어마어마한 건입니다. 사실 핵추진 잠수함 건조는 김영삼 정부 때부터 우리의 숙원 사업이었어요. 지금 전 세계에서 핵추진 잠수함을 가지고 있는 나라는 6개 국가밖에 없습니다. 미국, 중국, 러시아, 영국, 프랑스 5개국은 유엔에서 승인해줘서 핵을 개발할 수 있는 지정 국가들이죠. 그다음에 인도는 유엔 승인 국가는 아니지만 사실상 핵을 갖고 있어요. 이렇게 6개국 외에 우리나라가 처음으로 핵추진 잠수함을 만들 길이 열린 겁니다.
그러자 중국이 발끈했습니다. "한미 양측은 핵 비확산 임무를 성실히 이행하기 바란다"고요. 일본도 "우리도 핵잠수함 도입, 모든 선택지 배제하지 않는다” 이러고 있는 거예요.
일단, 핵추진 잠수함이 우리한테 좋은 거라고 하는데 왜 좋은 건지. 그리고 실제로 진척이 잘 안되고 있다고 하는데 왜 그런 건지. 또 핵추진 잠수함이 건조가 된다면 우리나라엔 어떤 일이 발생하는 건지. 궁금한 게 한둘이 아니죠. 제가 압축해서 이 의문점들을 한 방에 다 풀어보려고 합니다.
이번 APEC 기간에요. 캐나다 총리가 한국에 와서 거제조선소를 방문했습니다. 김민석 국무총리와 함께 장영실함에 올랐죠. 캐나다 총리가 온 이유, 한국이 워낙 잠수함을 잘 만드니까 자기네 잠수함을 만들어서 팔라는 겁니다. 무려 60조 원 사업이래요. 우리와 독일이 경쟁하고 있어요. 또 트럼프 대통령이 우리 보고 마스가 하라는 이유가 뭐예요? 우리가 배를 잘 만들죠. 이미 우리는 디젤 잠수함도 만들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지금 가지려고 하는 건 뭐예요? 핵잠수함, 여기에 ‘추진’이라는 말을 넣었잖아요. 정확히 말하면 핵을 싣고 다니는 잠수함은 아니에요. 우라늄을 고농축시켜 핵연료를 쓴다는 건데, 결국 연료의 문제예요. 물론 핵추진 잠수함에 핵탄두를 싣고 다닐 수는 있겠죠. 그게 지금 북한에서 개발하고 있는, 잠수함에서 쏘는 미사일 SLBM이잖아요. 어쨌건 핵을 싣고 다니는 잠수함을 얘기하는 건 아니라는 오해는 푸셨으면 좋겠습니다.
▶ 핵추진 잠수함, 뭐가 좋은가?

그럼 우리는 디젤 잠수함을 만들 수 있는데 왜 핵추진 잠수함을 만들려고 하느냐. 핵추진 잠수함과 디젤 잠수함이 극명한 차이가 있거든요. 바로 연료의 차이입니다. 핵추진 잠수함은 우라늄을 농축시킨 걸 연료로 사용하고 디젤 잠수함은 디젤 엔진을 돌려서 전기를 만들어요. 발전기에 저장해 놓은 전기 추동력으로 가는 건데요. 그런데 이 디젤 잠수함이 치명적인 단점이 있습니다. 잠수함은 물 밑에서 몰래 다니는 게 무서운 건데 디젤 잠수함은 하루에 두세 번씩 물 위로 올라와야 해요.
왜냐하면, 디젤 엔진은 산소와 결합해야 전기를 발생시키는데 물 안에는 산소가 없잖아요. 그래서 물 위에 올라왔을 때 디젤이 산소와 결합해서 전기를 만들고 그 전기를 축전기에 저장한 채 물밑으로 들어가는 거예요. 그런데 추진제는 시간이 지나면 방전이 되잖아요. 그래서 방전되기 전에 다시 물 위로 올라와 산소와 결합해 다시 전기를 만든 다음 내려가야 합니다. 그래서 이게 치명적인 단점이라는 겁니다. 하루에 두세 번 올라와야 하니 들키잖아요. 자꾸 올라오면 딱 보이니까요.
반면, 핵추진 잠수함은 이론적으로는 무제한 잠수가 가능합니다. 물 위로 올라올 필요가 없으니까요. 물 밑에서 계속 연료를 넣어 달릴 수 있다 보니 핵추진 잠수함을 ‘바다의 유령’이라고 부르는 거예요. 유령 무섭잖아요. 안 보이니까요.
두 번째, 디젤 잠수함은 방전이 되잖아요. 핵추진 잠수함 속도가 더 빠르긴 하지만 디젤 잠수함과 엄청난 차이가 나지는 않아요. 그런데 문제는, 만약 핵추진 잠수함이 레이더에 걸렸어요.
그러면 요격당하기 전에 도망가야 하잖아요. 그럴 때 핵추진 잠수함은 최대 속도로 끝없이 달릴 수 있어요. 그런데 디젤 잠수함은 속도를 빨리 내면 방전이 빨리 되는 거죠. 최대 속도로 달리면 1시간 정도 지나면 방전이 돼버립니다. 그전에 올라와서 다시 충전해야 돼요. 그러면 도망을 빨리 못 가겠죠. 느리게 가거나 최대 속도로 도망간 다음 물 위로 올라가서 빨리 충전하고 다시 내려가야 하는 상황. 걸릴 확률이 훨씬 높아지는 거죠. 그리고 수면에 충전하러 올라올 때 소음도 많이 난다고 합니다.
우리에게 핵추진 잠수함이 왜 이게 필요하냐. 지금 북한이 핵추진 잠수함을 만들고 있거든요. 국정원이 공식적으로 인정을 했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못 만들어요. 그래서 만들 길을 열어달라고 이번에 트럼프 대통령에게 얘기를 하고 OK를 받은 겁니다. 사실 우리는 실력이 좋아서 바로 만들 수 있어요. 연료만 넣어주면 돼요. 그런데 그동안 왜 연료를 못 넣었는지. 그리고 얼마나 오랫동안 핵추진 잠수함을 준비해 왔던 건지 설명드리겠습니다.
▶ 30년 숙원 사업 핵잠수함, 이번엔 농축 제한 풀릴까?
30년 숙원사업이던 핵잠수함, 왜 안 됐을까요? 이유는 미국이 반대했으니까요. 우리는 잠수함 만들 능력이 됩니다. 우리가 또 원전 강국이잖아요. 미국이 오케이만 해주면 바로 핵추진 연료를 만들 수 있어요. 연료도 우리가 만들 수 있고 잠수함 만들 실력도 되는 거예요. 잠수함 만들 실력 있는 나라가 별로 없습니다. 호주 같은 경우는 핵추진 잠수함을 미국이 만들고 미국 연료를 어마어마한 돈을 주고 사 가기만 해요. 우리는 다 가능한데 미국이 막으니까 못 했어요.
김영삼 전 대통령 시절, 1993년 북한이 이즈음에 핵 개발을 시작하거든요. NPT(핵확산금지조약) 탈퇴하고 그럴 때예요. 1990년대 초반에 북한이 핵추진 잠수함 건조를 지시합니다. 당시에 북한의 영변 핵 개발 시설이 발견되면서 미국이 실제로 영변 핵시설을 폭격하려 해요. 마지막에 우리도 반대하면서 직접 폭격하지는 않았는데 어쨌든 김영삼 대통령 때부터 핵추진 잠수함 건조를 지시합니다.
그러고 나서 DJ도 극비리의 사업을 추진하지만 확보를 못 합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도 재추진하지만 이게 정보가 샙니다. 그러면서 또 제동이 걸리죠. 문재인 전 대통령도 중장기 계획에 포함했다가 미국 측에서 거부하고요. 이번 대선 때 보수 진영에서 김문수 후보나 한동훈 후보가 핵추진 잠수함 개발을 대선 공약으로 들고 나옵니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하려고 했는데 못한 이유는 한미 원자력 협정 때문입니다. 2015년 박근혜 정부 때 한미 원자력 협정을 개정하면서 우리도 우라늄을 농축할 수 있는 길이 열렸습니다.

핵 연료를 넣는 건 두 가지 방식이 있어요. 고농축과 저농축. 고농축은 90% 이상 농축시키는 거고 저농축은 20% 미만으로 농축하는 겁니다. 고농축은 훨씬 힘을 세게 낼 수 있어요. 연료 교체도 필요하지 않고요. 저농축은 7년 내지 10년마다 연료를 교체해야 하고 원자로 크기도 훨씬 작고 조용해요. 대신 고농축은 바로 핵무기로 전환할 수 있죠. 그래서 고농축은 위험도가 높고 저농축은 상대적으로 위험도가 낮아요. 무기를 사용하기 위한 추진력이 되려면 고농축이어야만 가능하기 때문에 잠수함의 연료를 고농축으로 하느냐 저농축으로 하느냐가 중요하죠. 미국은 고농축으로 만들기 때문에 미국 핵추진 잠수함 성능이 훨씬 뛰어나요.
우리나라는 고농축까지는 바라지도 않아요. 고농축은 더 핵무기로 전환될 위험이 높기 때문에 전 세계가 경계를 많이 합니다. 그래서 저농축만이라도 허용해 달라고 하는 거죠. 한미 원자력 협정을 보면 20% 미만으로 농축할 수 있지만 제한이 큽니다. 두 가지 조건이 까다로워요. 모든 핵물질의 재처리 및 이전은 미국과 합의해야만 해요. 더 큰 문제는 연구 또는 개발, 군사적 목적으로는 이용할 수 없도록 돼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핵추진 잠수함을 왜 만드려고 해요? 북한이 우리 영토를 침범하면 반격하려고 방어용으로 만들려는 거잖아요. 군사적 목적이죠. 그래서 군사적 목적으로 사용하지 못하는 조항을 미국이 풀어줘야 되는 거예요.
그런데 지금까지 왜 안 풀어줬을까요? 그건 군사적 목적으로 20%를 풀어 줬다가 핵 개발에 사용할까봐 그런 거예요. 게다가 미국은 그동안 2차 대전 이후에 나가사키와 히로시마의 핵폭탄 두 발을 때린 것에 대해 엄청난 비판을 받았잖아요. 워낙 많은 사람이 죽었으니까요. 그러면서 미국과 러시아가 비핵화 하자고 합니다. 핵무기를 좀 줄이자. 그래서 전 세계에서 5개 국가 외에는 핵을 못 가지게 한 겁니다. 그런데 만약 한국에 핵물질을 군사적으로 쓸 수 있게 길을 열어주면 옆에 있는 일본은요? 또 북한도 핵 개발한다고 해서 엄청난 제재를 가하고 있잖아요. 북한은 탈퇴했지만 NPT로 핵 확산을 못 하게 해야 하는데 한국이 군사적 목적으로 핵연료를 이용할 수 있게 되면 핵 확산 위험성이 조금이라도 생기기 때문에 미국은 반대해 왔던 거예요.
그래서 이재명 대통령이 처음에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 하면서 “오해가 좀 있는데…”로 시작했죠. 이게 무슨 얘기냐 하면 지난 8월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처음 만났을 때 핵추진 잠수함 이야기를 꺼냈다는 거예요.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이 시큰둥했다는 거죠. 그래서 “오해를 하는 게 있는데요” 하면서 “북한하고 중국은 핵추진 잠수함을 갖고 있는데 우리가 대항하려니까 좀 힘드네요”라고 얘기를 하는 거예요. 우리는 북한과 중국을, 미국도 중국을 견제하고 싶잖아요. 그러니까 우리가 좀 견제할 수 있게 열어달라고 얘기를 한 겁니다.
사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선 공약으로 핵추진 잠수함을 내걸지도 않았는데 왜 취임하자마자 이걸 꺼내들었을까요? 그리고 그동안 미국은 핵추진 잠수함 건조를 다 막아왔는데 트럼프 대통령은 왜 오케이라고 했을까요? 핵 잠수함 빅딜이 어쩌다 성사됐고 끝까지 해피엔딩이 될 수 있을지 살펴보려고 합니다.
▶ 자주국방 실현에 꼭 필요한 핵추진 잠수함?
사실 핵추진 잠수함은 보수 정권에 더 유리한 얘기입니다. 핵무장은 보수 정권 쪽에서 목소리가 많이 나오죠. “우리도 핵을 가져야 해”, “북한에 맞서려면 미국만 믿고 있으면 안 돼” 하면서 핵무장 얘기가 나와요. 그다음 원전 하자는 쪽도 보수 정권이죠. 진보 정권은 평화와 환경을 강조하고 탈원전을 많이 외치잖아요. 그렇게 따지면 핵추진 잠수함은 보수 정권에서 밀어붙일 것 같은 생각이 드는데 꼭 그렇지만도 않은 게 자주국방은 진보 정권에서도 많이 들고 나와요. 왜냐하면 자주국방의 근간은 주한미군에 의존하지 않겠다는 것과 연결이 되기 때문이죠.
근데 ‘자주’라는 말을 북한이 많이 하잖아요. 북한이 한국 비판할 때 “너네는 미국의 식민지야”, “너네 자주 독립해야 해” 아직도 이런 얘기를 하잖아요. 그러다 보니 보수 정권에서는 자주국방이라는 말에 알레르기가 있어요. 자주국방은 북한 쪽에 가깝고 주한미군을 빼자는 이야기로 연결이 되기 때문에 보수 정권도 자주국방 얘기를 하긴 하지만 대놓고 자주국방이라는 표현을 잘 쓰진 않아요. 어쨌건 핵추진 잠수함이 자주국방에는 도움이 되는 거죠. 그러다 보니까 이재명 대통령이 말하는 ‘실용외교’로 핵추진 잠수함을 들고 나오는 거예요.
이재명 대통령은 자주국방을 전면으로 내세웠습니다. 국방비 내년도 예산을 올해보다 8.2%나 높이고 공격적인 자주국방 액션 플랜으로 방위비를 올리겠다고 해요. 트럼프 대통령은 그전부터 “주한미군에 미국 돈 너무 많이 들어간다. 한국 지키는데 우리가 왜 이렇게 돈을 많이 내야 돼” 그러면서 주한미군을 중국 쪽이나 대만 쪽으로 빼려고 하는 유연화 시도가 있잖아요. 보수 정권 쪽에서는 안보가 위험해진다고 생각해 상당히 경계하고 있는 이슈죠. 어쨌든 이재명 대통령은 “방위비 올려줄게. 그다음엔 전시작전권 우리가 가져올게”라면서 한미 연합사에 가 있는 전시작전권도 전부 갖고 오겠다는 거예요. 그리고 또 하나가 핵추진 잠수함입니다. 이 세 가지를 패키지를 이재명 대통령이 ‘자주 국방 액션 플랜’으로 추진하고 있어요.
그런데 보수 정권 입장에서도 핵추진 잠수함에 대해 반대할 이유는 없습니다. 어쨌건 우리의 안보가 더 세지기 때문에요. 그러니까 평화를 강조하는 진보 진영 쪽에서는 우리나라가 먼저 핵과 관련된 무기에 시동을 걸면 한반도 전체가 불안해진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있지만 보수 진영에서는 핵추진 잠수함 추진하는 것에 대해 반대하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 트럼프가 ‘핵추진 잠수함’ 건조 오케이 한 이유는?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은 왜 갑자기 핵추진잠수함을 해주기로 했을까요? 이재명 대통령이 그걸 노린 거죠.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는 중국을 커지는 걸 막아야 돼요. 대만 이슈도 있죠. 그런데 미국 돈으로 막는 것보다는 한국이 한국 돈으로 자체 방어력을 키워주면 크게 막을 이유 없다는 분석도 있고요. 두 번째, 마가의 핵심이 뭐예요? 미국의 제조업을 부흥시키는 거예요. 제조업 부흥의 일부분이 조선업이죠. 마스가와 연결이 됩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핵추진 잠수함을 한국에 승인해주는 대가로 미국의 조선업을 살리려는데 연결시키려고 하는 것 같아요. 그러다 보니까 해피엔딩으로 갈 거냐 말 거냐가 애매해진 상황이 된 게 트럼프 대통령이 핵추진 잠수함 승인해줬다 그랬잖아요. 그런데 뒤이어서 이런 글을 올립니다.

“한국은 핵추진 잠수함을 훌륭한 미국 필라델피아 필리조선소에서 건조할 것이다. 미국의 조선업은 곧 대대적 부활을 맞을 것이다”라고요.
여기서부터 이상한 거예요. 왜냐. 우리는 핵추진 잠수함 만들 수 있어요. 기술이 디젤 잠수함보다 엄청 어려운 것도 아니래요. 게다가 우리는 원전 강국이잖아요. 저농축 하는 거 어려운 것도 아니에요. 하면 돼요. 농축해서 잠수함에 넣으면 핵추진 잠수함 되는 거예요.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에서 만들라고 얘기하는 겁니다. 우리는 한국에서 만들어서 한국 연료를 넣으려고 했는데 미국에서 핵추진 잠수함을 만들라고 하니 그때부터 머리가 복잡해진 겁니다.
이번에 이재명 대통령이 8월에 처음 워싱턴 갔을 때 필리조선소에 갔죠. 마스가 때문에 갔어요. 이 필리조선소를 한화오션에서 1억 달러를 주고 인수를 했는데 여기에 10억 달러 추가로 투자를 하기로 했거든요. 다 망해가는 조선소예요. 아무 것도 없다는 겁니다. 여기서 우리 잠수함을 만들려고 하니까 전문가 입장에서는 ‘그럴 바에 안 만드는 게 낫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예요. 한국에서 만들면 이미 잠수함 만들었죠. 연료 만드는 비용만 들어가요. 그런데 필리조선소에서 잠수함을 만들려면 거제조선소를 옮겨야 하는 수준입니다. 기반 시설, 인력 장비 만드는 비용이 천문학적이라는 겁니다. 한국에서 만들어도 5년 10년 걸린다는데 기반 시설 다 닦고 잠수함을 건조하면 한국에서 만드는 것보다 시간도 어마어마하게 더 걸리겠죠. 배가 뚝딱 만들어지는 게 아니잖아요.
또 수출 통제 때문에 미국에서 만든 배는 미국 의회의 허락 없이는 못 나가요. 자칫하면 필리 조선소에서 핵추진 잠수함 만들어 놓고 미국이 승인 안 해주면 한국으로 갖고 오지도 못한다는 거예요. 그러니 “이럴 바에야 안 만드는 게 났겠다”는 말이 나오는 건데, 들리는 말에 의하면 미국도 알긴 안다는 거예요. 필리조선소에서는 못 만든다는 걸.
두 번째는 ‘연료를 사가라’입니다. 이게 무슨 얘기냐 하면 트럼프는 오케이를 했는데 미국 내부에서 정리가 잘 안된 거예요. 국무부, 에너지부, 상무부가 신중하게 보고 있다는 거죠. 미국이 가장 걱정하는 건 뭡니까? 한국이 저농축이라도 군사적으로 허용해주면 이걸 몰래 핵으로 만들지 않을까 우려하는 거죠. 그래서 미국 연료를 사가라는 건데, 이 부분에 대해서 명확히 정리가 안 된 거예요. 물론 미국이 대놓고 “무조건 연료 사 가세요”라고 한 적은 없어요. 그런데 미국이 연료에 대한 답을 안 한다는 거예요. 상당히 골치가 아파지는 겁니다. 일단 물꼬는 텄는데 끝까지 해피엔딩으로 갈 거냐는 어떻게 될지 명확히 알기 어려운 이런 상황으로 봐야될 것 같습니다.
핵추진 잠수함, 판도라의 상자를 열었다고 할 정도로 특히 한반도 주변 국가는 아주 초미의 관심사거든요. 왜 그런지 정리합니다.
이 대통령은 자주국방 차원에서 핵추진 잠수함을 추진하고 있는 거고 트럼프 대통령은 마스가에 활용을 하려고 핵추진 잠수함을 승인해 준 것 같아요. 중국은 핵추진 잠수함을 갖고 있어요. 북한도 핵추진 잠수함 만들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북한과 중국을 방어하려면 우리도 핵추진 잠수함이 있어야겠어요. 일본도 “우리도” 이렇게 되는 거예요. 간단치 않은 문제가 여기에 있는 거죠. 우리 정부가 원자력 잠수함이라고 불러달라고 하는 이유가 미국이 허락을 안 해줄까봐 그런 겁니다. 한반도가 군사적으로 경쟁하는 구조가 되는 걸 미국이 부담스러워하니까요.
당장 중국은 이번 한중 정상회담 때 상당히 불쾌함을 표한 걸로 전해집니다. 우리가 설득은 했다고는 하지만 중국에서는 한국의 핵추진 잠수함에 반대예요. “한국과 미국이 핵 비확산 의무를 성실히해라”, “왜 한국한테 이런 기회를 주냐” 이거죠. 중국은 뭘 우려하는 거겠어요? 한국의 핵추진 잠수함이 결국은 미국과 함께 할 거니까 중국 바다에 미국의 영향력이 커지는 걸 우려하는 거죠. 일본은 덩달아 “그럼 우리도 핵추진 잠수함 선택지를 배제하지 않고 같이 만들어 볼까요?” 이러고 있는 겁니다. 사실 한국 입장에서는 일본을 견제하는 측면도 있습니다. 일본 다카이치 총리가 당선되자마자 핵잠수함으로 가는 길을 열려고 했거든요.

그리고 북한이 왜 가장 위협이라는 거예요? 자주국방의 상대가 북한이잖아요. 북한은 이미 1년 반 전부터 핵추진 잠수함을 만들겠다고 공표했습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핵 동력 전략 유도탄 잠수함 건조 실태를 지시했고 그 결과가 김근옥 영웅함이에요. 이게 핵추진 잠수함이에요.
그러면서 1년에 두 척은 만들라고 지시했다는 겁니다. 북한 입장에서는 한국에 핵추진 잠수함이 생기면 어마어마하게 신경이 쓰이는 겁니다. 아까 제가 핵추진 잠수함을 바다의 유령이라고 불렀잖아요. 왜 바다의 유령이에요? 북한 해역을 넘어 다녀도 발견을 못하는 겁니다.
송승종 교수가 이렇게 표현했더군요. “언제든 모르는 사이에 뒤통수 한 대 맞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하면서 밤길을 걷는 것과 같다”는 거예요. 북한 입장에서는 우리가 핵추진 잠수함을 만드는 순간 레이더에 잘 포착이 되지 않기 때문에 간단치 않은 문제입니다.
쭉 설명 들어보면 ‘미국하고 해피엔딩으로 완전히 끝날 수 있을까?’ ‘협상 여부가 불투명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죠. 시간만 끌다가 트럼프 대통령 정부 임기 끝나고 마스가에 대한 우리의 활용력이 떨어지면 핵추진 잠수함을 해주는 척하다가 끝까지 허락 안 해줄 상황일 수도 있을 것 같아요. 반대로 성사되면 우리는 군사 강국이 되는 겁니다. 일곱 번째로 핵추진 잠수함을 만들어서 활용할 수 있는 국가가 되는 것이죠.
하지만 군비 경쟁이 벌어질 수 있는 한반도 주변에서 우리가 만들면 일본은 허락을 안 해줄 수 있을까요? 군비 경쟁이 벌어지면서 한반도 전체가 화약고로 떠오를 수도 있는 상황도 배제할 수는 없습니다. 한국의 핵추진 잠수함 이슈가 어디로 흘러갈지 모르는 새로운 변수가 된 거죠.
퀴즈 나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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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순서 여기까지입니다. 감사합니다.
구성: 동정민‧이남희 기자, 이은주‧허인하 작가
연출: 황진선 PD
제작: 신민철‧박현아 PD‧인턴 김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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