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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취재]중국발 미세먼지 꼬리 잡혔다
2018-03-21 12:12 국제

요즘 미세먼지 때문에 고역이시죠. 원인을 알아야 확실한 대책을 마련할텐데 지금까지는 설만 무성했습니다.

그런데 '미세먼지는 중국에서 날아온다' 국내 연구진이 과학적으로 입증했습니다.

허욱 기자와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질문1] '미세먼지의 주범은 중국'이라는 말, 중국 설날 때문에 확인할 수 있었다고요?

중국 설날인 춘절에는 악귀를 쫓아낸다는 의미로 폭죽놀이를 하는데요.

지난해 춘절에도 중국에선 대규모 폭죽놀이가 있었는데, 이때 중국의 대기 질 지수가 심각 수준으로 나타났습니다.

대기오염 수준이 어느 정도냐면, 폭죽 제한 조치가 없었던 베이징 인근의 초미세먼지 농도는 세제곱미터당 최고 451㎍까지 관측됐는데요.

이 수치는 지난해 서울의 연평균 초미세먼지 농도인 25㎍/㎥보다 18배나 높고요.

세계보건기구 권고기준인 10㎍/㎥에 비하면 무려 45배에 달하는 오염수준입니다.

[질문2] 상당히 심각하네요. 그런데 우리나라 미세먼지 농도에 영향을 줬다는 건 어떻게 알아낸 거죠?

국내 연구진은 폭죽을 터뜨리는 중국 춘절 기간에 초점을 맞춰 미세먼지를 측정했는데요.

춘절이던 지난해 1월 30일 새벽, 한반도 상공의 대기를 조사했더니 초미세먼지가 모두 '나쁨' 수준으로 가득했습니다.

당시 관측소가 있던 대전은 농도가 43.97㎍/㎥까지 급격히 상승했습니다.

칼륨은 폭죽이 터질 때 다량으로 배출되는 물질인데요.

이 때 칼륨 농도도 평소보다 7.5배나 높았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질문3] 혹시 칼륨의 농도가 높아진 시점이 우연히 일치한 건 아닐까요?

레보글루코산이란 물질이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레보글루코산은 어떤 물건을 불로 태울 때 칼륨과 함께 발생하는데, 신기하게도 폭죽을 터뜨릴 때는 전혀 생기지 않는 물질입니다.

연구진은 지난해 춘절 기간 한반도 대기 중에 칼륨 농도는 급격히 상승했지만, 레보글루코산 농도가 전혀 변하지 않았다는 점을
파악했습니다.

한반도의 초미세먼지가 폭죽 연기가 가득한 중국에서 왔다는 중요한 단서입니다.

또 바람 자료를 이용한 역방향 궤적 방법으로 초미세먼지가 어디서 왔는지 관측한 결과,

대전에서 관측된 초미세먼지가 베이징 등 중국 북부지역에서 날아온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질문 3-1] 중국이 더는 발뺌할 수 없을 것 같네요. 춘절 때 미세먼지 피해는 우리나라 어디까지 영향을 줬나요?

춘절 기간 초미세먼지는 백령도부터 제주도까지 전국적으로 관측됐습니다.

사실상 중국발 초미세먼지가 대한민국 전체에 악영향을 주고 있는 셈입니다.

[질문4] 어제 국무회의에서 미세먼지 기준을 강화하는 내용이 통과됐다면서요.

초미세먼지 기준은 좋음, 보통, 나쁨, 매우 나쁨 이렇게 4단계로 구분하는데 현재는 51㎍/㎥부터 나쁨. 수준으로 보고 있습니다.

오는 27일부터는 이 기준이 미국, 일본과 같은 36㎍/㎥부터로 바뀌는데요.

새 기준을 적용할 경우 지난해 기준으론 12일이었던 미세먼지 나쁨 일수도 57일로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질문5] 기준 강화뿐만 아니라 미세먼지를 원천 봉쇄할 실질적인 대책이 필요한 것 아닌가요?

1년 동안 나쁨일수를 4일 이하로 만드는 게 정부의 목표입니다.

미세먼지 오염이 중국의 영향권에 있었다는 거 보다 확실해진 만큼 중국과의 협력을 통한 해법도 찾아야 하고요.

무엇보다도 차량에서 발생하는 매연이나 공장, 발전소 등 우리나라에서 생기는 미세먼지 대책부터 이행하는 게 중요해 보입니다.

마음 놓고 1년 내내 크게 숨을 들이쉴 수 있는 때가 왔으면 좋겠네요.

허욱 기자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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