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더 바로가기 푸터 바로가기
[뉴스를 보다]‘전세 공포’에 월 100만원 고시원 등장
2023-05-22 13:30 사회

[앵커]
뉴스를 보다, 시작합니다.

최근 전세보다 월세 계약이 급증하면서 청년들의 거주 형태도 바뀌고 있다는데요.

사회1부 남영주 기자와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Q1. 전세 소멸이 빨라진 건 최근 나온 잇단 전세사기 때문이죠. 피해 규모 얼마나 되나요?

첫 보도는 인천 미추홀구였죠.

무자본 갭투자 건축왕이 전세금으로 집 짓다 망하면서 전세보증금 다 떼인 사건인데요. 

지금까지 나온 피해자만 533명, 피해액은 430억 원이 넘습니다.

이밖에 서울 강서구 '빌라왕' 등 수도권은 물론 광주, 대전, 부산 전국 곳곳에서 전세 사기 의심 사례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피해 호소하는 세입자 대부분이 2030 청년, 사회초년생들이었고요.

인천은 2500여 건, 서울시는 어제까지 2300여 건의 의심 신고가 접수된 상황이라 앞으로 피해는 더 늘어날 가능성 큽니다.

Q2. 이런 우려로 월세 비중이 계속 커지고 있다고요?

대출 금리가 오르면서 전세 대신 월세 수요가 늘어난 데다 전세사기까지 빈번해진 게 그 이유로 꼽히는데요. 

한 부동산플랫폼이 최근 3년간 서울시 원룸의 전·월세 비중을 살펴봤더니 지난 2021년 64%였던 월세는 꾸준히 늘어 올해 3월 기준 73%였고요.

반면 전세는 27%에 그쳤습니다.

Q3. 이렇게 월세를 찾는 사람이 늘면서 물건 구하기 쉽지 않자 고시원 찾는 사람도 덩달아 늘었다고요?

제가 직접 고시원을 돌아봤는데요.

양팔을 쭉 벌리면 닿을 듯한 책상과 침대 들어가면 꽉 차는 2평 남짓 방인데, 창문도 없고 화장실도 없지만 월세 45만 원이었습니다.

원룸 월세 시세와 맞먹는 금액인데 그런데도 대기자가 줄 설 만큼 방 구하기 쉽지 않았습니다.

[고시원 문의 전화]
"(없는 건가요, 방은?) 지금 화장실 있는 방은 꽉 차있고요. 그때 되면 어떻게 될지 몰라서 2주 전에만 연락주시면 될 것 같아요."

Q4. 고시원은 개인 공간도 적고 불편할 것 같은데 이렇게 몰리는 이유가 뭔가요?

역시 비용 부담 때문입니다.

똑같은 월세라도 원룸에 살면 몇백에서 몇천까지 보증금을 내야 합니다.

이 보증금 목돈 마련이 부담스러운 청년층의 경우 월세만 내는 고시원이 대안이 될 수 있는 겁니다.

[김모 씨 / 고시원 거주자]
"보증금이 솔직히 많이 부담스럽잖아요. (고시원은) 보증금이 작거든요. 안전하게 나가고 올 수 있다."

[이정헌 / 고시원 운영자]
"지난주에 입실자가 전세사기에 대한 걱정이 없다는 부분이 고시원을 선택한 이유라고 말씀을 해주셨고요."

여기다 전기요금 같은 공과금 등도 전혀 신경 쓸 필요 없는 것도 장점입니다.

Q5. 그러다보니 월 100만 원이 넘는 프리미엄 고시원도 등장했다고요?

대학가나 역세권, 번화가를 중심으로 방 크기가 넓고 각종 서비스를 제공하는 이른바 '프리미엄 고시원'이 등장한 건데요.

제가 직접 전화를 걸어본 곳은 밥이나 라면 등 음식은 물론이고, 안마의자와 스타일러, 스팀다리미, 커피머신이 무료였어요.

넷플릭스 같은 OTT 서비스도 함께 이용할 수 있게 해주고요.

대신 금액은 기존 고시원 월세의 2배인 60만 원~100만 원선이었습니다.

Q6. 고시원 치고는 비싼데 장점이 뭔가요?

방이 일반 원룸과 크게 다를 바 없습니다.

[김모 씨 / 고시원 거주자]
"에어컨이랑 세탁기, 냉장고, 전자레인지, 책상, 침대, 수납공간까지 다 배치가 되어 있어서 일반 원룸이랑 다를 게 없었어요."

법적으로 고시원은 방 안에 취사시설이나 욕조 설치만 금지돼있거든요.

집밥 많이 안 해 먹는다면 공용 주방을 쓰는 고시원도 크게 불편할게 없는 겁니다.

Q7. 그래도 사회초년생에겐 적지 않는 부담인데요?

주택 공급의 한 축이 빌라나 다세대 주택, 오피스텔이고 또 전세인데 이게 고금리와 전세사기로 한 번에 무너지면서 풍선효과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정부는 1인 가구다 청년주택이다 대책 내놨지만 실상은 고시원으로 내몰리는 상황인데요.

주택 시장 정상화부터 이뤄져야 안정적인 보금자리 마련이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시각 주요뉴스

댓글
댓글 0개

  • 첫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