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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신입사원 해외연수라더니 “감금·폭행”
2023-09-07 19:30 사회

[앵커]
꿈많던 청년이 악몽같은 해외 취업 사기를 당했습니다. 

"돈도 벌고 공부도 시켜주겠다"는 달콤한 제안에 말레이시아행을 택했지만 현실은 전혀 달랐습니다. 

폭행에 감금까지, 공포의 현장이었는데요.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난 건지 최재원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달 초 말레이시아의 한국 대사관에 다급하게 도움을 요청한 20대 박모 씨.

여권을 뺏긴 채 감금돼 폭행을 당했다며 도움을 요청한 겁니다. 

박 씨가 이곳 쿠알라룸푸르까지 오게 된 건 지난 3월 한국의 한 회사에 입사하면서부터입니다.

전화로 코인 관련 투자자를 응대하는 일이었는데, 입사 3개월 뒤 회사 측에서 "돈도 벌고 공부도 시켜주겠다"며 해외 연수를 제안한 겁니다.

그런데 막상 말레이시아에 도착하자 돌변했다는 게 박 씨의 설명입니다. 

불법 도박 사이트를 관리하는 일이 주어졌고, 이때부터 실적을 이유로 폭행까지 했다는 겁니다.

[피해자 박모 씨]
"불법을 강요하는데 안 하면 무차별적으로 폭행을 당하고, 대사관도 꽉 잡고 있다. 심지어는 저희 신분증도 다 뺏어서"

입국 직후 업체에서 여권을 빼앗고, 휴대전화를 쓰지 못하게 감시해 달아날 엄두도 내지 못했습니다.

박 씨와 함께 빠져나온 또 다른 피해자도 보복이 두려워 꼼짝할 수 없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습니다.

[피해자 이모 씨]
"(팔이 폭행으로) 거의 검붉게 물들었었죠. '도망치면 팔 부러뜨리는 데 동의하냐'고 하면서 녹음을 시키더라고요."

결국, 박 씨는 감시가 소홀한 틈을 타 한국에 있는 아버지에게 도움을 요청했고, 아버지가 현지 지인을 통해 몸을 숨길 숙소까지 마련해가며 간신히 빠져나올 수 있었습니다.

박 씨는 한국 대사관에서 발급해준 긴급 여권으로 귀국했고, 지난달 중순 회사 관계자를 경찰에 고소했습니다.

폭행 당사자로 지목된 회사 관계자는 채널A에 "폭행 사실은 없었고, 수사 기관에 협조 중이다"고 해명했습니다.

박 씨는 자신에게 이런 일이 일어난 게 아직도 믿기지 않습니다.

[피해자 박모 씨]
"이게 정말 영화에서 나오는 것처럼 생각이 좀 느껴졌어요. 저는 거기서 헤어나올 수 없다라고 생각을 했던. 진짜 지옥이었거든요."

채널A 뉴스 최재원입니다.

영상취재 : 이준희 박찬기
영상편집 : 차태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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