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년 전, 한국인 남편과 결혼하며 고향 베트남을 떠나게 된 38살 임소현 씨에게 한국 생활은 어려움의 연속이었습니다.
오른팔을 잃은 3급 장애인 남편, 당뇨 합병증으로 거동이 어려운 시어머니는 물론 세 자녀를 돌봐야 하는 현실은 당시 22살이었던 임 씨에게는 가혹했습니다.
가족을 돌보느라 바빠 이주여성지원센터에도 가기 힘든 신세였지만, 임 씨는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지역 봉사활동에 참석해 한국어를 체득했으며, 시어머니를 전문적으로 돌보기 위해 국가요양보호사 자격도 취득했습니다.
자신과 같은 다른 결혼 이주여성들의 정착을 위해서도 노력했습니다. 임 씨는 대구시교육청 학부모 국제교류 통역단 등 활동을 통해 이주여성들의 한국 적응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임 씨는 이런 공로를 인정 받아 오늘(4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제14회 LG와 함께하는 동아 다문화상'에서 가족 부문 대상'을 받았습니다.
이날 행사에선 임 씨 뿐만 아니라 다문화 가족, 공헌, 청소년 부문에서 개인과 단체 등 13팀이 수상했습니다.
지난 2022년 전복된 차량을 보고 남편과 함께 구호 활동을 하다 2차 사고를 당한 중국 출신 가오지홍 씨, 중증 자폐를 앓는 아들을 돌보면서도 지역사회 봉사를 통해 이주여성 후배들을 돕고 있는 필리핀 출신 박수진 씨, 경기 안산시 이주민 시민연대 사회적협동조합 등이 수상했습니다.
천광암 동아일보 논설주간은 "역대 어느 때보다 다양한 시상자들이 나온 것 같다"면서 "동아미디어그룹은 한국이 공감과 배려가 가득한 다문화 사회가 될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해가겠다"고 밝혔습니다.
LG와 함께하는 동아 다문화상은 든든한 사회 구성원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다문화 가족과 건강한 다문화 사회를 위해 헌신해 온 사람들을 발굴하고 격려하기 위해 2010년 제정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