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일 : 2024년 12월 5일 (목요일)
■ 진행 : 김종석 앵커
■ 출연 : 김기흥 전 대통령실 부대변인, 이현종 문화일보 논설위원, 조기연 민주당 법률위 부위원장, 최진봉 성공회대 교수
[김종석 앵커]
계엄 선포 국무회의 심의를 위해 그날 밤, 계엄 선포 직전에 모였던 장관들의 오늘 목소리를 들어 보았습니다. 먼저 이현종 위원님. 행안부 장관의 말도 참 주목이 되었어요. “계엄령에 직접적으로 반대 표현을 표명한 장관은 두어 명 정도 된다. 대부분의 장관들은 우려를 표명했다.” 직접적으로 반대한다는 목소리를 냈다는 장관이 두 명이라는 이야기잖아요?
[이현종 문화일보 논설위원]
참 대한민국의 장관들이 이렇게 소신이 없을까, 하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당시 사실 국무회의가 굉장히 갑작스럽게 소집되었습니다. 먼저 국무회의가 있기 전 한덕수 국무총리가 대통령의 부름을 받고 들어갔다가, 계엄령을 발동하겠다는 이야기를 듣고 “절대 그렇게 하시면 안 된다.”라는 설득을 했던 것 같아요. 세 가지 이유를 들었다고 합니다. 우선 경제가 망가진다는 것과 함께, 국민이 납득하지 못한다, 그리고 불법의 여지가 있다. 이렇게 세 가지를 지적했다고 해요.
그래서 대통령을 30분 정도 설득을 했는데, 도저히 대통령이 수용하지 않아서 “그렇다면 국무회의를 소집하셔야 할 것 같다.” 왜냐하면 헌법상, 계엄법상 계엄을 내리려면 국무회의의 심의가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연락이 되는 장관들을 전부 모았다는 것이에요. 겨우 정족수를 채워서 회의를 하는데, 제가 취재한 바에 따르면 당시 대부분의 장관들이 처음 듣는 이야기였고, 특히 최상목 경제부총리가 계엄령을 발동하면 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다면서 공식적으로 반대를 했다고 해요. 그리고 조태열 외교부 장관이 외교 관계에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이유를 들며 대통령을 많이 설득했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통령은 굉장히 흥분한 사태에서 “이것은 내가 결단을 해야 할 문제이다.”라고 하면서 결국 막았다는 것이죠. 그 시간이 약 20여 분 정도 걸렸다고 해요. 그래서 대통령이 국무위원들과 총리 전체가 반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결국 밀어붙여서, 결국 22시 20분이 넘어서 국민들에게 발표가 되었는데요. 심지어 제가 듣기로 한 장관은 “우리가 몸으로라도 막아야 하는 것 아닙니까?”라는 이야기도 했다고 해요. 그만큼 상황 자체가 장관들이 볼 때도 굉장히 비이성적이고 이루어져서는 안 된다는 판단을 내린 것 아니겠습니까?
특히 이상민 장관에게 저는 아쉬운 점이 무엇이냐면, 이분이 울산에 있다가 갑작스럽게 대통령의 부름을 받고 올라갔어요. 본인은 대통령의 최측근이지 않습니까? 대통령의 고등학교 후배이기도 하고, 오랫동안 측근이었기 때문에 정말 상황이 심각하게 문제가 된다고 생각했다면 저는 몸으로라도 막아야 하는 상황이었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냥 대통령에게 아무런 이야기를 하지 않을 것이 아니라 정말 이상민 장관 정도라면, 그래서 다른 사람보다는 측근이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본인이 측근이고, 행안부 장관을 하면서 그 문제에 대해서 왜 대통령을 끝까지 말리지 못했는지 굉장히 아쉬운 대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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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리=김태섭 인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