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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현장 360]“사채 썼다고 SNS 폭로” 숨통 죄는 불법추심
2024-12-28 19:26 사회

[앵커]
불법 대부업체들의 도를 넘은 행태가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돈을 제때 갚지 않으면 채무자 뿐만 아니라 그 가족과 지인들까지 괴롭힙니다.

이런 피해자들을 돕겠다며 돈을 받고선 뒤통수를 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사건현장 360, 송정현 기자입니다.

[기자]
'당일 즉시 대출해드립니다.' 불법 대부업체 전단지, 한 번쯤 본 적 있으실텐데요.

이들은 10만 원을 빌려주고, 법정 금리의 수십 배에 이르는 이자까지 갚으라고 채무자를 압박합니다.

채무자에겐 지옥과도 같다는 불법 추심 수법을 추적해봤습니다.

지난 9월 서울 성북구의 한 성매매 업소에서 일하던 30대 여성이 지방의 한 숙박업소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한 아이의 엄마였던 피해 여성이 남긴 유서엔 불법 추심으로 괴롭다는 내용과 최대 백만원 상당의 대출을 여러번 받은 기록들이 적혀있었습니다.

[성매매업소 관계자]
"애기 다니는 유치원에도 (추심 문자) 보내고 막 그랬대요. 돈도 다 보냈는데도 1분이 지나면 뭐 얼마 얼마 돈이 늘어나고."

지난 5월 사업이 기울어 500만 원을 빌린 류모 씨는 한 달 만에 빚이 40배로 늘어났습니다.

사채업자가 또 다른 사채업자들을 소개시켜주며 빚 돌려막기를 요구했기 때문입니다.

[류모 씨 / 불법 추심 피해자]
"2개 업체에서 출발한 게 한 19개 업체까지 늘어났고요. 상환한 금액이 총 2억 원 정도 됩니다."

가족, 지인마저 피해를 입어 어쩔 수 없었다고 말합니다.

[류모 씨 / 불법 추심 피해자]
"제가 전화를 안 받기 시작하니까 실종됐다는 스팸을 (가족에게) 그냥 폭탄 문자로. 친한 친구하고 직장 동료한테 전화해서 이제 네가 돈을 꿔주든가 해라, 이런 식으로 모욕적인 그리고 같이 욕하고요."

욕설이 담긴 문자를 보내며 피해자를 위협하거나 가족, 지인 등에게 사채를 썼다는 사실을 알리겠다고 협박하는 등 불법 추심 사례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무릎 꿇고 손을 든 채 사진을 찍도록 요구하거나 특정 영상을 찍게 한 뒤 SNS에 유포하기도 합니다.

[현장음]
"엄마 아빠 XXX. 대신 변제해주시면 제가 꼭 갚겠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신상 강제 공개 피해자]
"제 이름이나 신상을 올려서 성추행범이다 몰카범이다 이런 식으로 지인들한테 전부 다 뿌린 거죠. 내가 죽으면 얘들 잡아줄 거냐."

불법 추심 사례가 늘어나자, 이런 피해를 막아주겠다는 사설 업체들도 생겨날 정돕니다.

하지만 수수료만 받고 잠적하는 2차 피해도 잇따르고 있습니다.

[사금융 구제센터]
"나라에서 운영되는 게 아니고 자회사기 때문에 변호사 분은 따로 없어요."

[백창선 / 변호사]
"변호사 자격 없이 어떤 법적인 절차를 대리해 주거나 분쟁을 해주는 것 자체가 변호사법 위반의 여지가 있고요."

추심 피해자들을 구제할 보다 현실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합니다.

사건현장360, 송정현입니다.

PD: 엄태원 최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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