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을 지켜주지 못한 사건 또 있습니다.
지난 여름 중학교 야구팀 학생이 물놀이를 하다 숨졌는데, 동료 학생들은 코치가 119 신고를 일부러 막았다고 주장합니다.
백승우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백승우 기자]
"이곳은 경북 경주시에 있는 봉길대왕암 해변 앞입니다. 지난 6월 이곳에선, 중학교 야구부 선수인 16살 학생이 야구부원들과 물놀이를 하던 중, 너울성 파도에 휩쓸려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이 학생은, 경기도 모 중학교와 연계된 야구팀 소속 3학년생 채 건 군으로, 소년체전 참가 중 동료 학생들과 해수욕장을 찾았다가 변을 당했습니다.
[이경범 / 채건 군 동료 학부모]
"(채건 군이) 허우적댔거든요. 눈은 완전 질린 표정이고 입술은 새파랗고, 살려달라는 소리도 못 하고."
상황이 다급하다고 판단한 동료 학생들은 119에 신고를 하려 했습니다.
하지만 이 때, 현장 인솔자였던 야구팀 A 코치가 신고를 막았다는 동료 학생들의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B 군 / 채건 군 동료]
"코치님이 갑자기 저 보면서 막 손짓으로 (신고)하지 말라고. 이거 ○○놈 아니야 이러면서 '일 커지게 만들고 싶으냐' 이렇게…"
[B 군 / 채건 군 동료]
이놈, 나 잡아먹을 놈이네 이러면서. 뭔가 되게 협박하는 거 같이."
경찰조사 결과, 사고가 발생한 건 오후 2시 26분이었습니다.
동료들은 2시30분쯤 119 신고를 하려 했으나 코치의 만류로 신고가 늦어지다 33분쯤 신고가 이뤄졌다는 게 동료 학생들의 주장입니다.
오후 2시 41분 구조대 도착 직전까지 학부모 한 명이 파도에 휩쓸린 채 군을 붙잡고 있었던 점을 감안하면, 1분1초가 다급한 상황이였다는 겁니다.
채 군은 결국 2시간이 지난 뒤에야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그런데 A 코치는 채 군이 사망한 뒤에도 이런 말을 했다고 합니다.
[C 군 / 채건 군 동료]
"119에 왜 신고했느냐. 나 ○되게 하고 싶으냐. 살릴 수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신고를 그렇게 말리고… 죄가 맞다고 생각합니다."
경찰은 관리책임 소홀과 함께 해당 코치가 동료 학생들의 신고를 막은 정황을 확보하고,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사건을 수원지방검찰청 평택지청에 넘겼습니다.A 코치는 "사고 당시 119에 신고하도록 지도했고, 물 속으로 들어가 피해학생을 구하려고 노력했다"고 해명했습니다.
새터민인 채군의 어머니는 2011년부터 한국에서 아들과 단둘이 살아왔습니다.
[양태정 / 채 군 유가족 변호인]
"(코치가) 그에 상응한 합당한 처벌을 받기를 바라고 있으며. 재발 방지 체계도 마련이 되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채널A 뉴스 백승우입니다.
영상취재 : 김건영 박찬기
영상편집 : 유하영
백승우 기자 stri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