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동대문엔 국내에서 가장 큰, 일명 '짝퉁 시장'이 있습니다.
외국인 관광객까지 찾을 만큼 인기라는데, 이런 걸 단속해야 하는 지자체는 고민입니다.
송진섭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기자]
어둠이 깔리자 노란 천막들이 인도따라 줄지어 늘어섭니다.
매일 밤 9시면 불을 켜는 동대문 '새빛시장'입니다.
길가에 승합차가 줄지어 주차돼 있는데 카메라 단속을 피하기 위해 차량으로 천막을 가려놓은 겁니다.
국내 최대 짝퉁 시장이라는 이곳, 취재진이 직접 들어가 봤습니다.
인도는 쇼핑 온 사람들로 가득하고 천막 곳곳에는 명품 가방과 지갑, 옷 등이 진열돼 있습니다.
가방 가격을 물어봤습니다.
[현장음]
"(이거는 얼마예요?) 이거는 13만 원."
진품은 260만 원으로 20분의 1 가격입니다.
일부 상품은 일반인이 보기엔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로 정교합니다.
[현장음]
"아니 구분 못하겠는데. 여보 이거 봐. 집에 있는 거랑 똑같아 진짜 이거."
진열 상품이 전부가 아닙니다.
태블릿 화면을 보며 상품을 추천해 주는 직원.
[현장음]
"아니면 보이프렌드 이런 것도 있어요. 샤넬은 두 종류 있어요."
이내 검은 천막 뒤에서 다른 직원이 상품을 들고 나옵니다.
옷부터 모자, 벨트까지 없는 게 없습니다.
외국인 손님도 많았는데, 직원들도 익숙한지 유창한 외국어로 응대합니다.
[현장음]
"세트는 4만 원이에요. (사이즈는요?) 사이즈는 160까지."
[일본인 관광객]
"10년 전부터 오고 있어요. (영상이) 트위터에 올라와 있어요. 젊은 사람들한테 인기가 많아요."
과거엔 비밀 창고에서 몰래 모조품을 팔았지만 공공연하게 길가에서 버젓이 모조품을 팔고 있는 겁니다.
문제는 이 노란 천막 모두 중구청 허가를 받은 합법 노점이란 겁니다.
2016년 상표법 준수를 조건으로 운영 허가를 내줬는데 어느새 무용지물이 됐습니다.
지난달 단속으로 64명을 입건하고 올 들어 압수한 가품만 약 6천 점이 넘지만 그때뿐입니다.
인력이 부족해 매일 단속하기도 어렵고, 주변 식당 상인들 반발도 있기 때문입니다.
새빛시장 노점상은 현재 120여곳.
지자체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사이 오늘도 '동대문 짝퉁 시장'은 손님맞이를 하고 있습니다.
채널A 뉴스 송진섭입니다.
영상취재: 이준희 김래범
영상편집: 방성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