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러시아 방문 집권 이후 최장 기간 순방으로 기록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어떤 의미가 있는지, 외교안보국제부 이다해 기자와 자세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1. 김정은 위원장의 동선, 일정을 숨기다가 오늘 도착하면서부터는 생중계를 하고 있어요?
네, 그렇습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푸틴 대통령, 우리 시간으로 5시 50분부터 만찬을 시작했습니다.
보스토치니 우주기지 방문부터 두 정상의 회담 모습을 공개한 데 이어서 만찬 모두 발언까지 생중계했습니다.
지금까지 김 위원장의 러시아 방문, 공식 발표를 하지 않고 꽁꽁 숨겨왔죠,
지난 5일 미국 뉴욕타임스 보도로 처음 전해진 뒤 외신 보도를 통해 여러 말들이 나오다가 두 나라가 공식화한게 불과 이틀 전인 11일이었습니다.
그런데 오늘 도착하면서부터는 보시는 것처럼 거의 방러 일정들을 전 세계에 여과 없이 보여주고 있습니다.
일단 궁금증을 불러일으켰다가 공개하면 효과를 극대화 할 수 있겠죠.
전 세계의 눈을 러시아로 집중시키는 가운데 북러를 제재로 압박하는 미국을 보란 듯 압박하고 있는 셈입니다.
2. 김정은 집권 후 사실상 최장 기간 해외 순방이죠?
네, 지금까지 김 위원장은 10번 정도 해외 순방을 나갔습니다.
가장 길었던 건 2019년 북미 하노이 정상회담이었는데요.
이 때도 60사건 넘게 열차로 이동해 2박 3일간 하노이에 머물렀습니다.
이후 베트남 국빈 방문 일정을 위해 이틀을 더 머무르면서 총 7박 8일 일정을 수행했는데요.
이번에는 이동시간 3박 4일에다 16일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을 만난다고 했으니 최소 7박 8일이 됩니다.
최장 기록을 세울 수 있는 거죠,
2-1. 그런 중에 미사일 도발까지 했잖아요? 이건 어떤 의미입니까.
우선 이번 러시아 방문 자체가 양국의 군사 협력으로 전 세계를 도발하겠다는 의미인데, 김 위원장이 러시아에 도착할 즈음에 미사일을 쏴서 군사적 긴장을 더 고조시키려는 의도로 보입니다.
또 김 위원장이 없어도 북한은 잘 돌아간다, 다른 정상국가와 다름없다는 걸 보여주려는 의지로 풀이됩니다.
3. 그런데 푸틴 대통령이 김 위원장을 맞이하는 모습이 얼마 전 바이든 대통령을 연상케하는 것 같아요.
그렇습니다.
지난달 캠프데이비드에서 개최됐던 한미일 정상회담 때, 바이든 대통령은 10m 거리에서부터 나와 윤석열 대통령을 반겼습니다.
윤 대통령의 어깨에 자연스럽게 손을 올리고 사진을 찍을 때도 등에 손을 올리면서 친근함을 과시했죠.
푸틴 대통령도 오늘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 30분이나 먼저 도착해 김 위원장을 반겼는데요.
김 위원장과 악수를 하며 왼손으로 오른 팔뚝을 토닥이고 자신의 리무진을 소개하며 함께 탑승하는 모습이 바이든 대통령의 스킨십을 연상시킵니다.
당시 바이든 대통령은 "최고로 행복하다"며 만족스러워했죠.
푸틴 대통령도 김 위원장과 친밀한 모습을 보였는데 대외적으로 우의를 다지는 모습을 계속 연출했습니다.
반대로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승기를 잡아야하는 러시아가 김정은과 밀착 모습을 보여야 할 만큼 절박하다는 방증도 될 것 같습니다.
4. 서로 원하는게 분명해 보여요. 공동성명이 나올거란 전망도 있었잖아요. 그런데 정상 합의문은 없다고 공식 발표가 됐어요. 왜그런겁니까.
네, 사실상 합의문의 의미가 없기 때문입니다.
러시아가 가장 원하는건 북한의 재래식 포탄, 북한은 위성, 핵무기 기술인데, 이걸 대놓고 거래하는 건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이거든요.
하더라도 물밑 거래를 해야하는 거라 공식 문서가 필요 없는 겁니다.
물론 군사 부문이나 에너지, 식량 지원 등 경제 분야에서 협력한다는 합의문 정도는 나올 수도 있었겠지만 큰 의미가 없다고 판단한 것 같습니다.
또 두 사람의 만남 자체로 전 세계가 화들짝 놀랐으니 그것만으로도 효과를 거뒀다고 생각할 것이란 분석도 있습니다.
5. 오늘 정상회담이 마무리 되면 남은 일정은 뭔가요.
일단 공개된 일정은 하바롭스크주에 있는 수호이 전투기 생산 공장을 방문하고요.
오는 16일에는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을 만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계속 전용 열차로 이동한다면 시간이 많이 소요되기 때문에 많은 일정을 소화하지는 못할 거라는 관측도 나옵니다.
네, 지금까지 이다해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