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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앵과 뉴스터디]검찰판 대북송금 완결판② “김성태는 계속 의심했다”
2024-06-30 14:27 사회

▶이재명‧이화영이 약속한 ‘대북송금 대가’는?

안녕하세요. <동앵과 뉴스터디> 동정민 앵커입니다.

이재명 대표의 ‘대북송금 의혹’, 검찰판 대하드라마를 따라가고 있습니다.

지난 시간 줄거리입니다. 북한이 스마트팜 사업을 원했습니다. 이재명 지사는 방북을 원했고요. 북한이 “스마트팜 사업을 하려면 500만 달러를 내라”고 합니다. 경기도는 338억 원 남북교류협력기금을 갖고 있으니 거의 눈앞에 왔습니다. 그런데 문제에 봉착한 거죠. 북한에 돈을 줄 수 없게 된 겁니다. 왜? 경기도 평화협력국에서 따져보니까 유엔 대북제재 때문에 못 준다는 걸 알게 된 거죠. “대북제재가 해제가 돼야만 돈을 줄 수 있습니다”고 결과를 내면서 북한에 돈을 줄 수 없게 된 상황입니다. 그래서 경기도가 돈을 못 대니까 대신 내줄 수 있는 사람을 찾았고, 그게 바로 쌍방울 김성태 회장. 새로운 주인공이 나타났다고까지 지난 시간에 전해드렸습니다.

안부수 아태협 회장이 계속 이화영 경기도 평화부지사를 압박합니다. “북한에서 자꾸 돈 달라고 합니다. 늦어도 12월 초부터는 작업이 들어가야 된다는데, 북한은 경기도가 돈을 줄 줄 알고 지금 돌격대(노동자)까지 준비를 해놨다고 합니다. 그런데 왜 이화영 연락 없냐고 북한이 난리예요”라고 북한 얘기를 전합니다.

그래서 이화영 부지사가 김성태 회장한테 부탁을 하죠. “네가 좀 내줘라. 네가 돈 내주면, 북한 최고위층들과 대북사업도 할 수 있고, 경기도와도 대북사업 할 수 있다. 이거 내주면 경기도와 이재명 지사가 잊겠느냐”

지금 우리는 뭘 기반으로 하고 있죠? 검찰의 이재명 공소장을 기반으로 대하드라마를 쫓아가고 있는 겁니다. 재판에서 결과가 나온 게 아니니 진실은 아니라는 겁니다. 다만 검찰이 수사력을 총집결시켜 이뤄낸 수사 완결판을 들고 그 스토리를 알려드리는 겁니다.

김성태 쌍방울 회장은 이때 즉답을 안 합니다. 김 회장도 ‘이게 진짜인가? 정말 경기부지사가 北과 뭔가 끈이 있는 건가?’ 고민하다가 검증에 들어갑니다. 11월 29일, 측근인 방용철 부회장을 중국에 보냅니다. 안부수 아태협 회장이 중국 가서 북한 사람을 만난다는 얘기를 듣고, “실제로 북한 사람을 만나나 한번 가봐라”며 중국에 보냈는데, “진짜 김성혜가 있습니다, 오십시오”라는 연락이 옵니다. 서둘러 중국에 가서 직접 북한 사람들을 만나면서, 사진을 찍어 이화영 부지사에게 보냅니다.

김성태 회장에게 사진을 받은 이화영 부지사는 놀랍니다. 그 자리에 북한 김성혜만 있는 줄 알았는데, 한 사람이 더 있었기 때문입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에 온 북한 특사들과 면담을 하는 사진에도 등장하는 박철 북한 아태위 부위원장이 김성태 회장을 만났다는 걸 안 이 부지사가 위기감을 느꼈다는 게 검찰 수사 내용입니다.

이재명 지사와 이화영 부지사는 방북을 원하는데, 북한에서 박철 부위원장까지 나와 김성태 회장을 만나 스마트팜 얘기를 했다고 하니 ‘스마트팜 500만 달러를 못 주면 이거 진짜 안 될 수도 있겠구나, 못 갈 수도 있겠구나, 이 사람들 정말 스마트팜의 진심이구나’ 이런 생각으로 더 위기감을 느꼈다는 겁니다.

김성태 회장이 직접 북측 인사들을 확인하고 온 뒤, 쌍방울 신사옥에서 이화영을 만납니다. 이날 이화영은 “스마트팜 500만 원 달러 대신 내달라” 정식으로 제안을 하죠. 김성태가 묻습니다. “돈 내주면 우리한테 좋은 게 뭡니까?”라고 하자, 이화영이 설명을 했다고 합니다. “대북 제재만 풀리면, 희토류‧철도 사업 등 할 게 많다. 500만 달러가 5조 원 될 수 있으니 배팅하라” “잘되면 이재명 도지사가 생각해 주지 않겠나?” 북한하고 잘 안돼도 경기도 기금 338억 원이나 있으니 이 기금으로 얼마든지 쌍방울그룹 지원해 줄 수 있다”고 하죠.

김성태 회장도 북한과 뭔가 하고 싶어 했습니다. 과거 2013년, 쌍방울 인수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쌍방울 중국 법인이 중국 정부로부터 ‘대북 위탁가공무역’ 허가를 받은 적이 있습니다. 북한 나선특구에서 위탁 가공 공장을 만들 수 있는 기회가 왔는데, 잘 안 됩니다. 우리 정부에서 허가를 못 받았기 때문입니다. 그때 김성태 회장, 대북사업은 특수한 사업이라 정부가 도와주지 않으면 안 되는 사업이라는 걸 알았다는 겁니다. 그런데 경기도가 도와준다고 하고, 북한 인사들도 직접 만나봤으니 뭔가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든 거죠.

그래서 김성태 회장은 경기도 대신 대납을 해주기로 결심했고, 대신 청탁을 했다는 게 검찰 수사 내용이에요. 청탁 내용은 세 가지. 첫 번째, 경기도가 쌍방울그룹의 대북사업을 보증을 서 달라. 두 번째, 경기도가 대북 사업을 할 경우 쌍방울에 우선 기회를 달라. 세 번째, 경기도 남북교류협력기금으로 쌍방울 지원해 달라. 그리고 이 3가지 청탁을 이화영 부지사가 받아들였다는 겁니다.

사실은 이화영 부지사가 먼저 이 3가지를 제안한 측면도 있지만, 결과적으로 김성태는 이거를 보고 대납을 해주기로 결정합니다. 그러니까 두 사람이 형‧동생 사이라서 그냥 해준 게 아니라 청탁을 바라고, 돈을 내주기로 했다는 거예요.

이게 왜 중요하냐? 지금 이재명 민주당 대표에게 적시된 혐의가 ‘제3자 뇌물’입니다. ‘대가=뇌물’이 성립되려면, 그냥 좋아서 해준 게 아니라 청탁을 받고, 김성태는 대가를 받았다는 게 중요한 대목입니다. 검찰은 “김성태가 이 세 가지를 청탁했다” 이렇게 보고 있는 겁니다.


▶경기도 대신 쌍방울 대납… 이재명 다 알았다?

2018년 12월 29일에 중국 단둥에서 김성태 회장이 북한 김성혜 실장과 박철 부위원장을 만났을 때, 그 자리에서 김성태 회장은 <스마트팜 사업 제안서>를 냅니다. 그러면서 “500만 달러를 쌍방울이 내겠다”고 얘기를 하죠. 사실 쌍방울은 스마트팜과는 아무 관련이 없고, 경험도 없습니다. 그래서 검찰 수사에 따르면, 그걸 이화영 부지사가 도와줬다는 겁니다. 여러 가지 자료도 주고 하면서 이 스마트팜 사업 제안서 쓸 수 있도록 도와줬다는 거예요.

그러면, 김성태와 이화영 사이 3가지 청탁과 대납 거래를 이재명 지사는 알았을까, 이게 보고가 됐을까? 검찰은 보고가 됐다고 봅니다. 이 내용을 이재명 경기지사가 다 알았을 거다, 다 보고를 받았을 거라는 거예요. 검찰의 최종 수사 결과를 적어놓은 공소장에 따르면, 이재명 지사가 보고를 받았고, 승인까지 해서, 결국은 ‘공모’한 거라고 지금 검찰은 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공소장에 이에 대한 증거는 없습니다. 실제로 이재명 지사가 보고‧승인했다는 증거는 검찰이 재판에서 내놔야겠죠.

그리고는 1월 17일, 아주 중요한 만남이 이뤄집니다. 이 사진 많이 보셨죠? 쌍방울과 북한 아태위가 협약식을 맺는 자리입니다. 그런데 이 자리에 이화영 부지사가 참석을 했습니다. 여기 왜 갔냐고 검찰이 물으니, 이화영은 “중국 출장 중 우연히 만난 것이다” 해명을 했습니다. 하지만 이화영 재판에서 이 말이 받아들여지지 않았죠. 검찰은 이화영이 이날 참석한 이유를 “김성태의 청탁을 들어주려고 갔다”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왜? 3가지 청탁 첫 번째 ‘쌍방울에 대한 보증을 서준다’고 되어 있잖아요.

그러니까 이날 쌍방울하고 북한은 ‘대북사업 합의서’를 체결하러 갔는데 그 합의서를 경기도 부지사가 보증서겠다고 갔다는 겁니다. 그리고 검찰은 “이재명 지사는 이화영 부지사가 가는 걸 알고 있었다, 이 지사가 승인했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화영 부지사는 실제로 중국에 가기 전, 경기도에 ‘국외 출장 계획 보고서’를 냅니다. 북측과 이재명 지사의 방북을 같이 논의해 보고, 경기도 기업의 북한 진출을 모색하려고 중국 출장을 가겠다고 적었습니다.

그러면 여기서 경기도 기업은 누구? 청탁 2번 ‘경기도 대북사업을 쌍방울에게 우선 기회를 준다’. 출장 계획서에 ‘쌍방울’이라고 적어놓지는 않지만 검찰은 이것도 문제 삼습니다. 경기도 기업 중에 많은 기업들이 대북사업을 하고 싶어 할 텐데, 왜 쌍방울에게만 특혜를 주냐 이거예요. 김성태 인수 후 쌍방울은 북한과 사업 해본 적도 없는 기업인데, 더 역량 있는 기업에 기회 안 준 것도 문제 삼습니다. 어쨌건 출장 계획 보고로 이화영 부지사가 중국에 가는 걸 이재명 지사도 알았다는 거죠.

쌍방울이 북측 아태위와 만나서 맺은 협약 내용은 이것입니다. ‘쌍방울은 스마트팜 협동농장 현대화를 지원하고, 북한은 광물 채굴 등 사업권을 준다’. 누구에게? 쌍방울에게. 이날 회의 자리에도 이화영 부지사가 자리에 또 앉아 있는데, 이화영 부지사가 이날 북측 인사들에게 이렇게 얘기를 했다고 합니다. “저는 경기도를 대표해서 왔습니다. 대북사업의 중심은 경기도고,
쌍방울과 북한의 경협 사업 잘되길 바랍니다. 경기도도 쌍방울과 같이 가겠습니다”. 검찰 스토리에 따르면, 이화영이 보증 서준 거예요.

북한 광물 채굴 사업권만 독점으로 따온다면 쌍방울은 돈을 어마어마하게 벌 수 있게 된 상황. 김성태 회장은 “우리 이제 소원은 통일이다. 대통령 만들어야 될 거 아니야”라고 말합니다. 이거 기사 많이 났던 거 기억나시죠? 여기서 대통령 누구? 이재명 경기지사.

이 자리가 중요한 이유, 이재명 지사와 김성태 회장의 첫 번째 전화통화. 그전까지는 김 회장이 이재명 지사에 대해서 몰랐는데, 이날 이화영 부지사가 이재명 지사에게 전화했고, 김성태 회장을 바꿔줬다는 겁니다. 전화 통화에서 이재명 지사가 “김 회장님 고맙습니다”라고 했고, 검찰은 이 지사가 뭘 ‘고맙습니다’ 했다고 생각하는 거예요? ‘스마트팜 500만 달러 쌍방울이 내준 거 고맙습니다’라고 보고 있습니다. 김성태 회장이 “북한과 사업 잘해보겠습니다”, 이재명 지사 “좋은 일 해줘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이화영 귀국해서, 이 모든 사안에 대해 이재명 지사가 보고를 받았다고 검찰은 공소장에 적었습니다. 증거는 이제 검찰이 내야 되지만 일단 검찰 공소장에 이렇게 적혀 있습니다.

자, 이제 돈을 보내야죠. 500만 달러, 우리 돈으로 한 65억~70억 원이나 되는 돈을 보내기 전에 김성태 회장은 몇 차례나 이화영 부지사에게 물었다는 겁니다. 검찰 공소장 내용에 따르면
두 사람이 만날 때마다 물어본 거예요. 김성태 회장이 “내가 대신 내는 걸 이재명 지사가 알고 있나요?”, 이화영 “알고 계신다” 몇 차례나 얘기를 합니다. 방용철 부회장에게도 이화영 부지사가 “이 지사가 알고 있다”고 얘기했다는 게 김성태‧방용철의 진술입니다.

그런데, 지금 김성태 쌍방울 회장은 위험한 일을 하고 있는 겁니다. 왜? 이 500만 달러 북한에 주면 돼요, 안 돼요? 안 됩니다. 유엔 대북제재에 걸려서 북한에 현금을 못 줍니다. 그걸 알고 김성태 회장도 이화영 부지사도 서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위험한 일을 벌이고 있는 거예요.

북한에 지금 현금 65~70억 원을 보내야 하는데, 어떻게? 당연히 불법적인 방법으로 보낼 수밖에 없는 거죠. 합법적으로 못 줍니다. 그러면 어떻게 줬느냐. 2019년 1월 23일~24일 쌍방울 임직원 수십 명이 중국 단둥으로 갑니다. 비행기를 타고 갔다가 그날 바로 귀국합니다. 바로 올 거면서, 수십 명이 중국에 왜 갔을까. 이 쌍방울 임직원들이 다 책‧화장품 케이스 이런 데에 돈을 숨겨서 갑니다. 왜? 한 사람이 너무 많은 돈을 가져가면 걸릴 수 있으니까 나눠서 수십 명이 조금씩 나눠서 숨겨서 중국에 간 겁니다. 총 150만 달러, 그러니까 한 20억 원대를 들고 가서 중국에서 기다리고 있던 방용철 부회장에게 줍니다. 그리고 24일에 안부수 아태협 회장이 달러와 위안화를 이렇게 환치기하면서 50만 달러를 챙깁니다. 총 200만 달러를 북한 송명철에게 전달되죠.

그러면 남은 300만 달러도 보내야 하는데, 또 위기가 찾아옵니다. 2월에 북미 정상회담이 무산됩니다. 2018년 싱가포르 회담 때는 잘 됐었는데, 베트남에서 만났을 때는 안 됩니다. 급속도로 북미 관계가 얼어붙으면서, 남북 관계도 같이 얼어붙죠. 김성태 회장은 ‘이거 300만 달러 보내야 되는 거야?’하며 고민에 빠집니다. 그랬더니 이화영 부지사가 “걱정하지 마, 무조건 잘 돼, 나만 믿어. 경기도에서 책임지고 하고 있으니까 날 믿어”라며 설득을 하고, 결국 김 회장은 남은 300만 달러도 북측에 보내기로 하죠. 2019년 4월 6일과 11일에 걸쳐 마카오를 통해서 150만 달러 환치기, 중국 광저우 통해서 150만 달러를 환치기 해서 총 300만 달러를 북한 송명철 부실장에게 보냅니다.

이렇게 ‘스마트팜 500만 달러’ 돈이 다 북측으로 갔습니다. 그러면 스토리가 끝난 거냐? 아니죠. 지금 못 한 게 있잖아. 이재명 지사의 지금 핵심 숙원사업이 뭐예요? 방북, 아직 방북 못 갔잖아요. 대하드라마 결말로 갑니다.


▶이재명-이화영-김성태 ‘방북 추진’ 삼각관계

다시 2019년 1월 17일, 협약식 날로 가보겠습니다. 여기서도 이화영 부지사는 방북 얘기를 합니다. “이재명 도지사 방북할 수 있게 해 달라”고 북한에 얘기를 합니다. 이재명 지사를 북한으로 한번 가보게 하는 게 지금 제일 숙원사업이에요. 왜인지는 지난 시간에 충분히 설명을 드렸습니다.

지금 검찰 공소장 내용을 보면, 이재명 지사뿐 아니라 이 지사의 측근들인 정진상‧김용 이런 사람들도 이화영 부지사에게 “빨리 방북을 추진하라”고 쫍니다. 스마트팜만 갖고는 방북 추진이 잘 안 되니까, 이 부지사가 전에 약속한 묘목‧밀가루 대북지원도 추진을 합니다.

왜냐하면, 뭔가 방북 명분이 있어야 되잖아요. 그러니까 북한에 묘목‧밀가루 지원을 계기로 이 지사가 북한에 가도록 하려는 겁니다. 여기서 묘목은 ‘금송’이라는 소나무인데, 1월 말에 경기도 평화협력국에서 “금송은 좀 적합하지 않습니다. 이게 북한에서도 잘 자랄지 의문입니다”라고 보고를 합니다. 이 금송나무는 멋있으니까, 조경에는 좋지만 황폐한 살림을 살리는 용도로는 부적합해 보인다는 얘깁니다. 하지만 이화영 부지사는 계속 진행합니다.

그리고는 대북사업 담당하는 파트너를 바꿔버립니다. 원래 경기도는 이재명 지사 오기 전부터 오랫동안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이란 사회단체와 함께 대북지원사업을 하고 있었습니다. 실제로 밀가루 지원 사업 같은 경우에는 거의 계약 단계까지 갔었는데, 안부수 아태협 회장으로 사업자를 바꿔버립니다. 그래서 안부수 회장이 경기도에 북한 어린이 영양식과 묘목을 지원하는 사업 제안서를 올리고 이걸 이재명 도지사가 승인을 합니다. 이날 이화영 부지사는 경기도 남북교류협력 심의 회의에서 대놓고 얘기를 합니다. “이걸 통해서 이재명 지사의 방북을 추진하려고 합니다” 그리고 심의에서 이 사업에 15억 원을 지원하기로 승인까지 납니다.

그런데도 방북 추진이 안 됩니다. 그래서 또 찾은 사람이 누구? 김성태 쌍방울그룹 회장에게
또다시 손을 내밀었다는 겁니다.

2019년 5월 12일, 이날이 아주 또 중요합니다. 김성태가 스마트팜 비용 500만 달러를 4월에 완납합니다. 그러니까 북한이 쌍방울과는 뭘 해도 되겠다고 생각했는지, 5월 12일에 중국 단둥에서 만나 협약을 맺습니다. 지난 1월 17일에 북한 아태위와 협약 맺은 거는 스마트팜 사업과 광물 사업 이 정도 맺었는데, 그걸 구체화시킨 내용으로 협약이 체결됩니다.

쌍방울에 북한 희토류 등 지하자원 개발 사업할 수 있게 해주고, 쌍방울이 北 관광지 및 도시 개발도 하게 해주고, 물류 유통도 하게 해주고, 철도 건설도 하게 해주는 등 대규모 개발 사업권에 최우선 특혜 부여하는 내용입니다. 그리고 북한 아태위원회보다 더 확실한, 경제 담당하는 북한의 민경련과 협약식 체결합니다. 김성태 회장으로서는 아주 아주 대박을 꿈꾸는 그런 상황인 거예요.

그런데 이 행사에 누가 가느냐? 이 사람이 빠질 수 없겠죠. 이화영 부지사가 갑니다. 검찰은 이것도 이재명 경기지사가 승인을 했다는 건데요. 북한 송명철 부실장 만나서 “쌀 10만 톤을 지원하는 사업을 해줄 테니 경기도지사의 방북 초청을 해 달라” 제안을 합니다.

그런데 공식 루트로 자꾸 얘기를 해도 안 됩니다. 그래서 김성태가 협약식을 위해 중국 단둥 협약식 갔을 때, 이화영이 김성태 회장의 방을 찾아갑니다. 그리고 부탁을 하죠. “이재명 지사 방북 초청해 달라고 북한 리호남‧송명철에게 요청을 좀 해 달라”고요. 이제는 갑을이 바뀐 거예요. 예전에는 이화영 믿고 김성태가 했다면, 이제는 김성태가 돈을 주니까 북한에서 김성태 말발이 더 잘 먹히는 겁니다.

김성태가 부탁을 받고 북한 고위공작원인 리호남을 찾아가 이재명 지사의 방북 초청 얘기를 하자, 리호남이 “500만 달러 주면”이라고 조건을 겁니다. 또 돈 달라는 거예요. 김성태 회장이 이화영 부지사에게 500만 달러 얘기를 하자 “100만 달러로 하자. 이거 대신 좀 내 달라”고 합니다.

근데 이 상황에서 이재명 지사와 이화영 부지사가 북한에 더 가고 싶어 하는 일이 벌어집니다.

나흘 뒤인 5월 16일, 경기지사 때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선거법 위반 걸렸다가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습니다. 이 사건으로 유죄 받았으면 대선 못 나오는 거였는데, 2심에서 유죄-대법원에서 다시 무죄 나오면서 극적으로 대선에 출마할 수 있었죠. 1심에서 무죄 나왔을 때도 사법리스크가 해소가 되면서 일시적으로 이재명 지사가 2위까지 올라갈 정도로 대선 후보 지지율이 오릅니다. 이때, 북한에 가면 더 정치적으로 더 클 수 있다는 생각에 방북에 대한 욕심이 더 났다는 거죠.

바로 22일에 이화영 부지사가 ‘이재명 지사의 정책 의지를 반영해서 밀가루‧묘목 대북지원사업을 하겠습니다’ 발표하면서, 이때부터 뭘 하냐면 아예 북한에 공문을 보냅니다. ‘도지사를 대표로 하는 경기도 대표단의 초청을 정중히 요청하는 바입니다’ 공문을 보내면서 더 적극적으로 북한에 구애를 합니다. 그 해에 북한에 네 차례 공문을 보내는데, 태풍 피해 복구하는 걸 지원하겠다 등 여러 이유로 어쨌건 ‘북한 가겠다’ 공문을 보냅니다.

하지만 이것만 갖고는 방북 추진이 잘 안되니까 투트랙으로 추진을 합니다. 공식 트랙 하나와 또 다른 트랙으로는 김성태 회장을 활용합니다.

그런데 지금 문제는 이겁니다. 북한 가려고 했더니 돈 500만 달러를 달라고 했습니다. 북한에 돈을 주면 안 된다는 건 이제 다 알아요. 유엔 안보리 결의로 북한에 대량의 현금을 주면 안 됩니다. 근데 지금 500만 달러나 주게 생겼잖아요. 검찰 공소장에 따르면, 심지어 이화영 부지사는 이걸 알고 있었다는 거예요. 2000년에 DJ와 김정일 간의 첫 번째 1차 남북정상회담. 그런데 이게 순수하게 이루어진 게 아니었던 거죠. 지나고 나서 특검을 해봤더니 당시에 현대가 4억 5천만 달러를 주는 대가가 있었다는 겁니다.

그러니까 북한에 뒷돈을 주면 방북을 더 빨리 할 수 있고, 그걸 기업이 준 적이 있다, 근데 그게 나중에 처벌이 된다는 내용들을 누가 알고 있었다는 거예요? 검찰은 이화영 부지사가 이 내용을 다 알고 있었을 거라고 봅니다. 과거 ‘불법 대북송금’ 특검이 진행되는 동안 이화영 부지사가 당시 열린우리당 의원이었기 때문에. 어쨌건 돈을 주면 갈 수 있다는 생각을 하고 누구에게 SOS를 쳤다는 거죠? 김성태 쌍방울에게 얘기를 했다는 거예요.

하지만 이미 스마트팜 대납으로 500만 달러 준 김성태 회장도 또 그냥 돈을 줄 리가 없죠. 이화영 부지사는 김성태 회장에게 이런 제안을 했다는 겁니다. “경기도지사와 함께 방북해서 협약식 내용을 공개하자”고요. 5월 12일에 북한 민경련과 맺은 희토류, 관광지, 물류 유통, 철도 건설 협약은 맺었는데 제대로 공개를 못 하거든요. 이화영 부지사가 “이재명 지사랑 같이 북한 가서 북한에서 이걸 발표하면, 너 무조건 30대 재벌 된다”고 하니, 혹하는 거죠.

이때 당시에 김성태 회장이 실제로 대북사업을 하기 위해 투자 유치를 하고 있을 때였거든요. 북한과 협약한 내용 발표하면 투자도 유치하고, 30대 재벌 될 수 있다고 하니 혹하죠. 그래서 또 이 돈을 대신 내주기로 합니다. 김성태는 방북 비용으로 500만 달러 달라고 했던 북한 리호남과 협상을 해서 ‘300만 달러’를 주기로 하죠. 검찰 수사 내용 잘 쫓아오고 계시죠?

검찰은 이화영 부지사가 제안한 ‘도지사와 함께 방북, 그 자리에서 협약 공개 추진’ 내용을 “이재명 지사도 다 승인했다”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또다시 김성태 회장의 대납 결심을 통해 물꼬가 다시 트인 상황이죠. 여기서 또 중요한 행사가 하나 열립니다. 검찰은 “이재명과 이화영은 필리핀 국제대회를 방북의 중요한 기회로 삼으려고 했다”라고 공소장에 적시를 해놨습니다.

2019년 7월 25일~27일까지 필리핀 마닐라에서 2차 아태평화 국제대회가 열립니다. 그 전, 2018년 11월에 경기도에서 1차 아태평화 국제대회가 열릴 때 북한에서 리종혁 부위원장이 왔었는데, 2차 대회 때도 리종혁이 갑니다. 이화영 부지사도 가죠.

이 부지사는 이때 뭘 해결하려고 했냐? ‘이재명 방북’을 여기서 해결하려고 했다는 겁니다. 이 자리에 이재명 지사도 가서 방북 담판을 지으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선거법 위반 항소심 재판 때문에 못 가게 되자 리종혁과 전화 면담을 추진합니다. 검찰 수사에 따르면, 당시 이재명 지사가 리종혁과 통화를 해서 “리종혁 단장님이 저희를 평양으로 초청했던 거 잊지 않고 있습니다. 제가 꼭 가겠습니다”라고 하면서, 방북 추진 문제를 해결하려고 했는데 통화 계획이 무산이 됐다고 합니다. 왜 무산됐는지, 어떤 증거로 이렇게까지 구체적으로 얘기하는지는 공소장에 제시하지 않고 있지만 어쨌든 검찰 공소장 스토리에 따르면 그랬다는 거예요.

전화 면담은 불발 됐지만, 이재명 지사 입장에서는 방북 비용 300만 달러 주기로 했으니까 해결됐잖아요. 그래서 이 행사 때 이재명‧김성태의 두 번째 전화통화가 이뤄졌다는 겁니다. 김성태 회장이 그렇게 진술을 하고 있는데, 첫 번째 전화통화 때처럼 이화영 부지사가 이재명 지사에게 전화를 걸어서 바꿔줬다는 거죠. 그리고 김성태 회장이 이렇게 얘기를 했다는 거예요. “북한 사람들을 초대해서 행사 잘 치르겠습니다. 그리고 저 역시도 같이 방북을 추진하겠습니다”라고요.

무슨 얘기예요? 여기서 김성태 회장이 “제가 방북 비용 대신 내겠습니다” 구체적으로 얘기를 하지는 않았대요. 하지만 딱 척하면 척 안다는 거죠. 아까 이화영 부지사가 “이재명 지사와 같이 북한 가서 그 6개 항 협약 발표하면 30대 재벌 되는 거야”라고 얘기를 했잖아요. 그래서
김 회장이 이 지사와 통화 때 “저도 같이 방북하겠습니다”라며 확인을 했더니, 이재명 지사가 “알겠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라고 답을 했다는 겁니다.

여기서 지금 검찰이 하고 싶은 내용은 뭐예요? 이거 대신 내준다는 걸 이재명 지사가 알았다는 걸 얘기를 했다는 거죠. 실제로 그래서 돈이 갔다는 겁니다. 7월에 북한 리호남에게 먼저 70만 달러를 주고, 나머지 230만 달러는 좀 늦게 전달됩니다. 중간에 남북 관계가 좀 안 좋아지기도 하고, 북미 관계가 안 좋아지고 하면서 늦어지는데 어쨌건 총 300만 달러가 다 갔다는 겁니다.

그런데요, 여러분에게 사과를 드릴 일이 있습니다. 사실 이틀에 걸쳐서 이 대하드라마를 이어 왔잖아요. 돈까지 갔어요. 보통 드라마면 뭔가 결말이 짠 있어야 되는데, 이건 현실이잖아요. 허무하게 끝납니다. 왜? 코로나19가 터집니다.

기억나시죠? 2020년 1월에 중국 우한에서 처음 코로나가 터지고, 그다음에 코로나가 막 번지잖아요. 그래서 결과적으로 아무것도 안 됩니다.

쌍방울 김성태 회장은 뭐하고 싶어 했어요? 북한과 6개 항 체결했는데, 사업 아무것도 안 됩니다. 결과적으로 돈만 800만 달러 날린 거예요. 물론 그 과정에서 조금 주가가 오른 건 있지만, 결국 사업은 된 게 없습니다. 그러면 이재명 지사는 북한에 갔느냐? 못 가죠. 코로나로 북한이 완전히 봉쇄가 돼버려 못 갑니다. 결과적으로는 북한만 노났네요. 800만 달러만 주머니에 들어가고 아무것도 해준 건 없는 거예요.

그러니까 해피엔딩이 아니라 이들에게는 대하드라마의 새드엔딩이 찾아온 겁니다. 결국 돈만 털리고, 북한 못 가고, 감옥에도 가죠. 지금까지 재판 받고 있고요. 그런데 아직 끝이 아닌 거죠.


▶검찰‧이재명이 본 1년 6개월 ‘대북송금 스토리’

지금까지 검찰이 짠 대하드라마 시나리오 쫙 보셨습니다. 검찰이 보는 건 이겁니다. 정리를 해볼게요.

북한은 스마트팜을 원했어요. 이재명 지사 방북을 원했어요. 그런데 북한이 돈을 요청했어요.경기도가 줄 수 있을 줄 알았는데 못 줬어요. 그래서 그걸 누가 냈어요? 김성태 회장이 대신 냈어요. 김성태 회장은 그냥 내준 거예요? 아닙니다. 쌍방울에 대가를 약속했어요. 이게 법정 드라마의 시작인데, 이재명 대표는 “아주 수준이 떨어지는 창작이다”라고 얘기하죠.

이재명 대표가 보는 대북송금 사건은 이겁니다. 북한 스마트팜? 그래, 논의했었어요. 방북 가려고 했어요. 그런데 여기서부터 갈리는 거예요 3번, 북한은 돈을 요구한 적이 없다는 거예요. 왜? 돈을 주면 이게 문제가 될 거라는 걸 이화영 부지사가 북한 전문가인데 몰랐겠느냐, 이화영 부지사가 바보냐. 그걸 불법으로 돈을 달라고 요구할 북한은 바보냐고 반박을 합니다. 북한은 돈을 요구한 적이 없으니 아예 스토리 자체가 안 된다는 겁니다.

이재명 대표는 “나는 북한이 돈 달라고 한다는 걸 들어본 적이 없다”, 그러니까 김성태 회장이 돈을 대신 낼 일도 없다는 거죠. 그래서 “이건 다 수준 떨어지는 창작”이라고 얘기를 하는 겁니다.

검찰은 지금 세 가지 혐의로 이재명 대표를 기소해 재판에 넘겼습니다.

1번, 제3자 뇌물죄. 그러니까 김성태 회장이 이재명 대표에게 직접 뇌물을 주지는 않았지만, 북한에게 돈을 준 이 800만 달러는 사실은 이재명 대표를 위해서 준 거라는 거죠. 그러면 여기서 중요한 건 이겁니다. ‘부정한 청탁을 받고’ 이게 있어야 합니다. 공무원이 부정한 청탁을 받고 돈을 받아야 합니다. 그 ‘부정한 청탁’, 그러니까 김성태 쌍방울은 그냥 이화영 부지사와 친해서 스마트팜이나 이재명 방북 위한 돈 준 게 아니라 이재명 지사를 보고. 왜? 이재명 지사가 경기도 실권을 쥐고 있으니까 스마트팜 돈을 대신 내주면 경기도가 최우선으로 특혜를 줄 수 있고, 대북사업 하는 데 보증을 서줄 수 있고, 경기도 남북협력기금으로 지원을 해줄 수 있는 힘이 있으니까. 이재명 지사가 방북 비용을 대신 내주면 나한테 도움이 되니까. 이재명 지사와 같이 북한에 가서 북한과 맺은 합의 내용을 발표하면 쌍방울 주가가 급등해서 30대 재벌이 될 수 있으니까. 이런 부정한 청탁을 하면서 쌍방울이 돈을 대신 내준 거기 때문에 이건 제3자 뇌물죄라고 얘기를 하는 겁니다.

두 번째, 외국환거래법 위반. 허가 없이 금융 제재 대상자에게 돈을 줬다. 지금 검찰은 김성태회장이 북한 송명철과 리호남한테 준 이 800만 달러가 결국은 북한 아태위 위원장인 김영철 호주머니. 아니면 조선노동당으로 흘러갔을 거라고 봅니다. 허가 없이 이 사람들한테 돈 못 주게 돼 있거든요. 왜냐하면 금융제재 대상자입니다. 김영철 개인과 조선노동당 자체가. 그런데 이들에게 돈 주는 걸 공모했기 때문에 외국환거래법 위반이라고 보는 겁니다.

세 번째, 남북교류협력법 위반. 북한과 새로운 경제협력 사업을 하려면 통일부의 승인이 있어야 되는데, 통일부의 승인도 구하지 않고 독자적으로 하려고 했기 때문에 남북교류협력법 위반이라고 이렇게 지금 기소를 한 겁니다.

이재명 대표는 “이거 완전히 허위 조작이다”. 이대로 가면 이제 이재명 대표는 본인이 처벌을 받게 되니까 북한이 돈을 요구한 자체가 없고, 돈 오간 적도 없다, 나는 김성태 회장이 돈을 보냈는지는 알지도 못한다, 김성태라는 사람하고 통화했는지도 모른다고 얘기를 하고 있는 거예요. 그러니까 완전히 다른 얘기를 하고 있는 상황 속에서 재판이 시작되는 겁니다.

재판은 검찰이 쓴 대하드라마가 맞다고 결론을 내릴까요? 아니면 이재명 대표가 얘기하는 “이건 드라마다, 창작이다” 얘기에 무죄를 선고할까요?

검찰이 가장 공을 들인, 그래서 가장 오랫동안 수사한 이번 이 수사 내용 대하드라마 전해드렸습니다. 재판 진행되면 제가 다시 한번 이 대하드라마의 진행 상황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복잡한데 궁금한 이슈, 댓글로 남겨주시면 제가 대신 풀어드리겠습니다.
아시죠? 평일 오후 7시엔 <뉴스A>, 주말 오후 3시엔 <동앵과 뉴스터디>. 오늘 순서는 여기까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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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성: 동정민 기자·김정연 작가
연출: 황진선PD
편집: 허수연‧박현아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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