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노벨문학상 수상자 한강 작가가 6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 노벨박물관에서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한강은 ‘빛과 실’이란 제목의 강연에서 “지난해 1월 이사를 위해 창고를 정리하다가 낡은 구두 상자 하나가 나왔다”고 운을 뗐습니다. 그러면서 상자 안에서 일기장들과 함께 8편의 시를 묶어 ‘시집’이라고 이름 붙인 종이들을 발견했다며 그 안에 적힌 시 두 연을 공개했습니다.
그는 “천진하고 서툰 문장들 사이에서 ‘사랑이란 무엇일까? 우리의 가슴과 가슴 사이를 연결하는 금실이지’란 문장을 보았다”며 “그 여덟 살 아이가 사용한 단어 몇 개가 지금의 나와 연결돼 있다고 느꼈다”고 말했습니다.
한강은 이날 ‘채식주의자’, ‘희랍어 시간’, ‘소년이 온다’, ‘작별하지 않는다’ 등의 소설을 쓰며 삶에 대해 질문하고 통찰해온 시간들을 한강 작가 특유의 낮고 잔잔한 목소리로 들려줬습니다.
그러면서 “낡은 구두 상자에서 찾아낸 중철 제본에서, 1979년 4월의 나는 ‘사랑이란 어디 있을까? 사랑은 무얼까?’ 두 개의 질문을 스스로에게 하고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한강은 ‘소년이 온다’에 대해 “인간이 잔혹성과 존엄함이 극한의 형태로 동시에 존재했던 시공간을 광주라고 부를 때 광주는 더 이상 한 도시를 가리키는 고유명사가 아니라 보통명사가 된다는 것을 나는 이 책을 쓰는 동안 알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차기작에 대해선 “’작별하지 않는다’를 출간한 뒤 3년이 흐른 지금, 아직 나는 다음의 소설을 완성하지 못하고 있다”며 “다음에 쓸 다른 소설도 오래 전부터 나를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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