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를 부탁해> 시작하겠습니다. 경제산업부 신선미 차장 나와 있습니다.
Q1.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통상환경이 악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옵니다. 이에 재계도 다급해졌다고요?
수출 국가인 우리나라는 미국의 정권 교체기가 아주 중요한 시기입니다.
향후 4년간 수출을 위해 밑거름을 뿌려둬야 하기 때문인데요.
하지만 지난 16일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당선 후 첫 기자회견을 열면서 한국은 아예 언급도 하지 않았습니다.
'코리아 패싱' 우려가 현실이 되는 모양새인데요.
이 때문에 요즘 우리 기업들의 최우선 과제는 '트럼프와 옷깃을 스친 인연이라도 찾아라'입니다.
탄핵 정국으로 ‘외교 공백’까지 발생하면서 기업들이 각자도생해야 하는 상황이 된 겁니다.
특히 사업가 출신인 트럼프는 평소 개인적 친분에 의존한 행보를 보였던 만큼 재계 입장에선 '연줄 찾기'가 중요해졌습니다.
Q2. 각자도생에 나선 대기업들, 어떻게 대응하고 있습니까?
주요 그룹들은 총수가 직접 뛰거나 현지 대관 조직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2기 트럼프 인사들과 접점을 늘리겠단 계획인데요.
삼성전자는 글로벌 대관조직인 글로벌퍼블릭어페어스(GPA)가 미 현지 정부와 관계자들을 만나 협의를 이어오고 있는 걸로 알려졌습니다.
현대차그룹은 '미국통'을 전진 배치했는데요.
창사 이래 첫 외국인 CEO를 선임했습니다.
현대차 북미 사업을 전담했던 호세 무뇨스를 CEO로, 주한 미국대사 출신인 성김 고문을 국외 대관 담당 사장으로 발탁했습니다.
Q3. 이런 가운데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며칠 전 트럼프를 만났습니다. 국내 정재계 인사 중 처음이죠?
네, 그렇습니다.
트럼프 당선인의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의 주선으로 이번 만남이 성사됐는데요.
정 회장과 트럼프 당선인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정치와 경제 등 다양한 주제를 놓고 대화를 이어갔다고 합니다.
정 회장과 트럼프 주니어는 평소 서로를 '형제'라고 부를 만큼 돈독한 관계를 유지해 왔는데요.
이번 만남에선 가족이나 신앙 등 개인적인 관심사를 넘어 향후 사업과 투자 등에 대해서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탄핵 정국에 따른 외교 공백 우려가 적지 않은데, 정 회장이 한미 간 가교 역할을 할 지 관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Q4. 그나마 다행인 점은 미국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약속했던 반도체 보조금을 지급하기로 발표한 거죠?
미국 정부가 트럼프 행정부 출범 전 보조금을 확정하기 위해 서둘렀다는 분석이 나오는데요.
삼성전자에는 47억 5000만 달러, 우리 돈 약 7조 원 규모의 반도체 보조금을 확정했습니다.
삼성전자 반도체 수장인 전영현 부회장은 "미국에서 최첨단 반도체 생태계를 구축하는데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는데요.
보조금 규모는 지난 4월 약정때보다 26% 정도 깎였습니다.
이는 삼성이 투자금액을 7.5% 줄인 데 따른 것으로 보입니다.
앞서 SK하이닉스도 6600억 원 정도의 보조금을 확정받았는데요.
변수도 남아있습니다.
트럼프가 반도체 보조금에 부정적인 만큼 내달 20일 들어서는 2기 트럼프 행정부에서 보조금을 실제 집행할지 불투명합니다.
Q5. 올해 내내 불확실성과 싸워온 기업들은 이미 투자를 접고 있다고요?
투자는 커녕 자산을 매각하고 있는 실정인데요.
실제로 국내 매출 상위 500대 기업 중 360여 곳의 올해 M&A 투자 규모는 1년 전보다 40% 가까이 급감했습니다.
올해 1조원 이상 대형 M&A는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건이 유일한데요.
문제는 성장형 투자가 아닌 불황형 M&A만 이뤄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부진한 사업이나 비주력 계열사 매각을 위한 M&A만 진행됐단 건데요.
탄핵 이후 조기 대선 국면까지 염두에 둬야하는 내년, 기업들의 투자는 더 위축될 것으로 보입니다.
최근 매출액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기업 10곳 중 7곳은 내년 투자 계획을 세우지 못했거나 아예 투자 계획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지금까지 경제산업부 신선미 차장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