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기자, 정치부 홍지은 기자 나왔습니다.
Q1. 홍 기자, 경호처장의 경찰 출석 전격적으로 이뤄진거죠?
네, 한마디로 허를 찔렀습니다.
경찰도 취재진도 30분 전에야 파악할 정도로 아무도 예상치 못했거든요.
언제 체포영장 집행이 들어올지 모르는 상황이라 자리를 비우긴 어려울 거라고 봤었거든요.
Q2. 그런데 출석만 한 게 아니라, 사표까지 내고 나왔어요. 그리고 그게 수리가 됐어요. 어떻게 된 겁니까.
네. 말씀하신대로 박종준 경호처장의 경찰 소환과 사표 수리가 동시에 일어났습니다.
대통령실에 물어보니, 결사항전의 의지로 봐달라고 하더라고요.
이 사직 행위도 대통령을 지키는 방법이라는 겁니다.
Q3. 대통령을 지킨다고요? 오늘 출석하면 경찰에 바로 긴급체포 될 수도 있는데요. 언뜻 이해가 안 갑니다.
겉으로는 강하게 말하지만 이게 속내로 보입니다 .
바로 '고육지책'이죠.
박 처장은 이미 두 차례 경찰 소환에 응하지 않았죠.
오늘 3차 소환까지 응하지 않을 경우 체포 영장 발부, 피하기 힘든 상황이었습니다.
그럴 바에야 차라리 내 발로 직접 가서 조사에 응하겠다,
체포되더라도 가겠다고 한 거고요.
Q4. 그런데 왜 사표까지 냅니까?
제가 고육지책이라고 말씀드렸죠.
대통령을 지켜야 하는데 지킬 방법이 없는 겁니다.
무슨 말이냐, 오늘 박 처장의 두 가지 말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하나는 "어떠한 경우에도 물리적인 충돌이나 유혈사태가 일어나서는 안 된다"
앞서 전해드렸지만 경호처는 경찰이 많은 인력과 장비로 밀고 들어와도 무기를 쓰지 않고 사실상 몸으로만 막겠다는 방침입니다.
물리적 충돌은 안 되는데, 몸만으로는 사실 작심하고 들어오는 경찰 인력을 막긴 힘들겠죠.
그래서 경찰 출석에 사표까지 던지면서 '여론전'을 택한 것으로 보입니다.
Q5. 여론전이라면 내가 조사 받고 물러날테니 무리한 체포는 하지 말아달라?
두 번째 주목해야 할 박 처장의 발언은 이겁니다.
"저는 현직 대통령 신분에 걸맞는 수사 절차가 진행되어야 합니다."
한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런 말을 하더라고요.
"대통령 잡겠다고 조폭과 마약 사범 잡는 경찰 특공대를 투입하겠다는 게 말이 되느냐"
현직 대통령인데 예의는 갖춰야 하는 것 아니냐는 거죠.
그러면서 "꼭 대통령이 끌려나오는 모습을 봐야겠냐"고도 하더라고요.
대통령을 정말 끌어낼거냐, 꼭 그래야만 하냐, 이런 여론전에 불을 붙이는 겁니다.
나도 당당하게 경찰에 나와 조사받고, 대통령도 구속영장 청구하면 나와서 응한다는데 굳이 끌어내야 겠냐며 경찰에 부담을 주는 겁니다.
Q6. 그런데 오늘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이 여야 특검을 던졌어요. 이건 뭔가요?
오늘 박 처장은 아침에 또 이런 말을 했습니다.
"물리적 충돌을 방지하기 위해 최상목 대행에게 여러 차례 전화를 드려서 중재를 건의드렸는데 답을 얻지 못했다"고요.
그 답을 오후에 최상목 대행이 한 겁니다.
"현행 법률 체계로는 체포영장 갈등 해결이 어려우니 '특검법'을 마련해달라고요"
공수처가 체포하는 게 맞네 마네 논란이 크니, 특검을 하되 대신 대통령 체포를 미루자는 겁니다.
Q7. 여야가 이걸 받을까요?
일단 앞서 리포트에서 보셨지만, 어제 권영세 비대위원장이 본회의장에서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 중단을 전제로 내란 특검을 논의하면 어떨지"라는 의견을 제시하자,
권 위원장은 "생각하고 있다"고 답하죠.
여당도 지금 경찰이 체포영장 집행을 시행하면 막기 힘든 상황에서 제3자 특검을 받을 이유가 생겼고요.
야당도 공수처 수사가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돌파구가 될 수 있다고 보는겁니다.
무엇보다 대통령 탄핵이 인용되고 조기 대선을 하게 될 경우, 계속해서 대통령 특검으로 대선 이슈를 끌고 갈 수 있다는 게 유리하다는 판단도 하고 있습니다.
Q8. 그러면 제3자 특검으로 돌파구가 될 수도 있는 거에요?
하지만 단정할 순 없습니다.
민주당에 물어보니 "체포 영장 집행 중단을 전제로 한 특검은 일고의 가치가 없다"고 자르더라고요.
조만간 대통령 체포가 가능하다고 본다면 굳이 특검으로 대통령 시간을 벌어줄 필요 없다는 판단도 동시에 있습니다.
여당도 앞서 말씀드린대로 모든 이슈가 대통령 특검으로 뒤덮이는데 부담이 있습니다.
대통령도 여전히 특검에 부정적인 것으로 전해집니다.
특검은 최후의 수단이지, 공수처 수사를 경찰에 넘기거나,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식으로 조사해야 한다는 생각인 겁니다.
좀 지켜보죠.
홍지은 기자와는 잠시후 이야기 더 나눠보겠습니다.